리코프

1917년 10월혁명에 참여한 볼셰비키 지도자로서 1920년대말 스탈린의 주요정적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18세 때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RSDWP)에 입당하여 볼셰비키에 가담했고 국내외에서 혁명활동을 지도했으며 러시아의 1905년 혁명에 참가했다. 1907년 볼셰비키 지도자 레닌에 반대하면서 사회민주노동당 내 분파들의 이견조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1910~11년 파리에 체류한 뒤 귀국했으나 곧 체포되어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졌다.

1917년 2월혁명 후 모스크바로 돌아와 사회주의 제정당들 사이의 연립정부구성안을 지지하면서 볼셰비키가 단독으로 권력을 장악해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던 레닌과 또다시 대립했다. 그러나 리코프는 10월혁명에 참가했고 첫번째 볼셰비키 정부의 내무인민위원에 취임했다. 그는 정견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후 계속 공산당 독재를 지지했으며 국가경제최고위원회 의장(1918~21)으로서 인민위원회 부의장을 겸했고 1924년 1월 레닌이 죽은 뒤에는 인민위원회 의장에 올랐다.

또한 1923년 이후부터는 정치국원이기도 했는데, 레닌 및 다수파와 손잡고 당내 민주주의를 보다 강화하는 한편, 중앙집권적 통제의 완화를 요구하는 반대파벌을 타도했다. 리코프는 레닌이 죽은 뒤 스탈린을 도와 그리고리 지노비예프 및 레프 카메네프에 대항하는 권력투쟁을 벌였다.

리코프가 스탈린과 제휴했던 것은 스탈린이 점진적인 산업화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농업부문에 중점을 둔 경제정책을 지지했기 때문이었다(→ 신경제정책). 그러나 스탈린은 집단농장으로부터 축적된 부를 바탕으로 공업화를 서두를 것을 주장했던 좌파 정적을 제거한 뒤, 도리어 그들의 경제정책을 채택함으로써 리코프, 니콜라이 부하린, 미하일 톰스키 등 우파 지도자들을 공격했다. 1930년까지 이들은 '우익 반대파'로 알려져 불신을 받았다.

1929년 11월 리코프는 자신의 견해를 공식적으로 철회하지 않을 수 없었고 직책에서 해임되었다. 1936, 1937년에 열린 대숙청의 두 공개재판에서 날조된 내란음모죄로 기소된 피고인들과 연루되어 체포·제명되었으며 1938년 3월 3번째로 열린 공개재판에서 내란죄로 유죄를 선고받아 처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