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냉동

다른 표기 언어 refrigeration , 冷凍

요약 온도를 낮추기 위해 밀폐된 공간이나 물체로부터 열을 빼앗는 과정.

선진국에서나 개발도상국 중 풍족한 지역에서는 주로 음식물을 낮은 온도로 저장해서 박테리아·효모·곰팡이의 파괴작용을 막기 위해 냉동을 이용한다.

냉동하면 썩기 쉬운 많은 생산물을 영양가나 맛, 모양의 변화가 거의 없이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보관해둘 수 있다. 또 냉동장치를 이용해 차가운 공기를 제공하는 에어 컨디셔너는 선진국가에서 널리 퍼지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냉동장치의 설계·제조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산업이다.

기계식 냉동장치가 소개되기 전에 그리스인과 로마인을 포함한 고대인들은 산에서 운반해온 얼음으로 음식을 차게 했다.

부유한 가정에는 얼음을 저장하기 위해 땅에 구덩이를 파고 나무나 짚으로 단열(斷熱)한 '얼음저장소'(snow cellar)가 있었다. 이런 방법으로 눈뭉치나 얼음을 여러 달 동안 저장할 수 있었다. 저장된 얼음은 20세기초까지 냉동의 중요한 수단이 되었으며, 몇몇 저개발국가에서는 아직도 이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인도나 이집트에서는 기화냉각(氣化冷却) 방법을 썼다.

액체를 빨리 기화시키면 부피가 급속히 팽창하고, 기체분자의 수가 많아지면서 빠르게 운동에너지가 증가된다. 이러한 운동에너지의 증가량은 주로 주위로부터 빼앗은 것이므로 그 주위가 냉각된다. 그러므로 만약 차가운 열대야 기간에 얕은 접시에 물을 담아두면 비록 공기의 온도가 어는점[氷點]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도 물이 급속히 기화하면서 접시에 얼음이 형성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적당히 기화의 조건을 조절하면 더 큰 얼음덩이도 만들 수 있다.

기체의 급속한 팽창을 이용해서 냉각하는 방법도 오늘날 냉동의 중요한 수단이다.

위에서 기술한 기화냉각 기술은 수세기 전부터 알려져왔으나 기계냉동의 기본이 되는 방법은 19세기 중엽에야 겨우 발견되었다. 최초로 알려진 인공냉동기술은 1748년 글래스고대학의 윌리엄 컬른에 의해 제시되었다. 컬른은 에틸에테르를 반진공상태에서 기화시켰다. 그러나 이 결과를 실용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1805년에는 미국의 발명가 올리버 에반스가 액체 대신 기체를 사용하는 냉동기계를 최초로 설계했으나 그도 그것을 기계로 제작하지는 않았다.

또한 1844년 미국의 의사 존 고리가 이것과 비슷한 것을 제작하였다.

상업적인 냉동은 1856년 미국의 실업가 알렉산더 C. 트위닝이 처음 시작했다고 보는데, 그후 얼마 안 가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제임스 해리슨이 고리와 트위닝의 냉동기를 시험하면서 새로운 증기압축냉동방법을 양조업과 정육업에 도입했다. 그후 1859년 프랑스의 페르디낭 카레가 좀더 복잡한 장치를 개발했다.

냉각제로 공기를 쓰는 초기의 증기압축기계와는 달리 카레의 장치에는 급속히 팽창하는 암모니아가 사용되었다(암모니아는 물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액화되므로 더 많은 열을 흡수할 수 있음). 이 냉동기는 널리 사용되었고 증기압축냉동방법은 지금도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암모니아가 성공적으로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는 심각한 단점이 있었다.

만약 암모니아가 새어 나오면 불쾌할 뿐더러 인체에도 유독했다. 냉동을 연구하는 공학자들은 만족할 만한 대체물질을 찾으려고 노력한 결과 1920년대까지 수많은 합성냉동제를 개발했다. 그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프레온'이라는 상표명을 가지고 특허를 얻은 것이었다. 이것은 메탄(CH4)의 수소 원자 4개를 2개의 염소 원자와 2개의 플루오르 원자로 치환함으로써 만들어지는데, 그때 생기는 디클로로플루오로메탄(CCl2F2)은 냄새가 없고 양이 많을 때만 유독하다.

일단 특허기간이 끝나자 프레온이나 다른 인공냉동제들이 세계 도처에서 생산되었다(→ 오존층, 프레온).

현대 증기압축냉동 장치의 기본부품에는 압축기, 응축기, 밸브·모세관·엔진·터빈이 그 역할을 하는 팽창장치, 증발기가 있다.

우선 기체 냉각제는 주로 피스톤으로 압축된 후 관을 통해 냉각기로 밀려간다. 냉각기는 공기를 포함하는 나선형 관으로 압축된 기체의 열 에너지를 빼앗으면서 순환하는 공기나 물을 통과한다. 이렇게 냉각된 증기는 팽창 밸브를 통해서 압력이 더욱 낮은 곳으로 들어간다. 이 증기는 팽창하면서 자신의 주변이나 접촉하는 매개체에서 팽창 에너지를 빼앗는다. 증발기는 증기가 냉각하려는 지역을 접촉해서 직접 냉각하거나 물과 같은 2차 매개체로 간접적으로 냉각할 수 있다. 대부분의 가정용 냉장고에서는 증발기를 포함하고 있는 나선배관(coil)이 음식을 넣는 장소의 공기와 직접 접촉한다.

마지막으로 뜨거워진 기체는 압축기로 들어간다.

1960년대부터 반도체의 몇몇 특이한 성질을 상업냉동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들 중 중요한 것으로 1834년 프랑스의 화학자 장 펠티에가 발견해서 그의 이름이 붙은 펠티에 효과가 있다. 이 효과에 의하면 서로 다른 두 금속의 접합부분에 흐르는 전류는 때때로 그 부분을 냉각시킨다.

만약 텔루르화비스무트 같은 반도체로 결합을 만들면 펠티에 효과는 상업적으로 이용할 만한 세기를 갖게 된다.

식품가공의 한 방법으로서의 냉동은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온도를 낮추어 식품을 저장하는 것으로, 냉동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 방법은 추운 지방에서 오랫동안 써왔으며 1842년 영국에서 얼음과 소금물에 식품을 담가 얼리는 방법으로 특허를 받았다.

그리고 기계를 이용한 냉동법이 등장하면서 상업적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1880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영국으로 고기를 수송하던 뱃짐이 우연히 얼어 여기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되자 장거리수송과 다른 저장에서도 곧 이용하게 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 급속냉동이 몇 종류의 식품에 매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숙성과정이 필요한 쇠고기·사슴고기를 제외한 육류는 도살 직후 가능한 한 빨리 -18℃나 더 낮은 온도에서 냉동시키는 것이 좋다. 또 과일을 시럽이나 설탕으로 가공한 뒤 진공상태에서 얼리면 산화·탈수를 동시에 방지할 수 있다.

상업적으로 널리 쓰이는 냉동법에는 팬으로 차가운 공기를 순환하게 해서 얼리는 블라스트 프리징(blast freezing)과 식품을 냉동한 표면 위에 놓거나 용기 속에 넣어서 얼리는 콘택트 프리징(contact freezing)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