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극

기적극은 성인의 생애·기적·순교에 대한 실제적이거나 허구적인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연극은 10~11세기에 전례력에 따른 축제를 고취하기 위해 성행했던 신심 행사들로부터 발전했다. 13세기에는 이 기적극이 각국어로 번역되어 공연되고 비종교적인 요소들로 채워져서, 결국은 교회의 신심 행사로부터 떨어져나와 대중적인 축제에서 공연되었다.

현존하는 거의 모든 기적극들은 성모 마리아나, 4세기 소아시아 마이라 지방의 주교 성 니콜라오에 관한 것들이다. 마리아와 니콜라오는 모두 중세에 대단한 공경을 받았고, 신성한 성해의 치유능력에 대한 믿음도 널리 퍼져 있었다. 이런 풍토 속에서 기적극은 번성해갔다.

성모 마리아 연극에서는 언제나 마리아가 갑자기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주었는데 그녀는 훌륭한 사람이든 부정한 사람이든 그녀에게 기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다. 예를 들어 그녀는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판 사제, 자기 아이를 죽였다는 억울한 누명을 쓴 여인, 임신한 수녀원장 등을 구원해준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털보 성인 요한 St. John the Hairy〉인데, 이 연극은 주인공 털보 요한이 공주를 유혹하여 살해하면서 시작된다.

털보 성인 존(St. John the Hairy)

그러나 곧 붙잡혀 한 어린아이에 의해 성인으로 공포되자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이때 하느님과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요한이 공주를 다시 살려내도록 도와주며 공주가 살아난 뒤 살인자였던 그 성인은 주교가 된다.

성 니콜라오 연극도 이와 비슷하며, 그 한 예가 장 보델의 〈성 니콜라오 극 Le Jeu de Saint Nicolas〉(1200경)이다. 이 작품은 한 십자군 병사의 구출과 사라센 왕의 개종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영국에서는 16세기 중반에 헨리 8세가 기적극을 금지시켰고 대부분 없애버렸거나 손실되었기 때문에 영국의 기적극으로 전해진 것은 거의 없다.→ 지방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