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

고등교육

다른 표기 언어 higher education , 高等敎育

요약 중등교육에 대비되는 용어로서 당대 최고 교육.

교육과정을 마치면 이를 증명하는 학위나 졸업증서 또는 수료증을 수여한다.

고등교육기관에는 종합대학교·단과대학·사범대학·전문대학·대학원 등이 포함된다. 대부분 고등교육기관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은 중등교육 수료자이며 입학연령은 18세 전후가 보통이다.

고등교육은 대학교가 처음 설립된 12세기경 중세 유럽에서 비롯되었다. 설립 원인은 도시의 발달과 그에 따른 부의 축적, 스콜라 철학의 발달과 동방문화의 유입 등 다양한 요인이 있으나 무엇보다 학문에 대한 관심과 지식에 대한 순수한 의지가 그 주요원인이다.

대학은 학문적 공동체로서 출신지역이나 성분에 관계없이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그 구성원들은 점차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상호간 협조와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길드를 조직하게 되었다. 이것은 합법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단체로 성장하게 되었으며 따라서 대학은 재판권과 자치권이라는 특권을 누리게 되었다. 이러한 대학의 전통은 얼마되지 않아 교회와 정치의 부당한 간섭과 통제를 받게 되는데 교황이나 황제 또는 국왕은 대학을 자신의 권력과 권위를 유지하려는 방편으로 이용하고자 했다.

이런 중세의 대학들은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각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었다.

오늘날에는 전세계 고등교육의 성격이 프랑스·독일·영국·미국·러시아 등에서 확립된 모델들에 의해 주로 결정되었다. 프랑스와 독일 양국은 기본적으로 국가 기관이 관리하는 고등교육제도를 가지고 있다. 학생들의 입학 자격도 양국이 비슷하다. 프랑스에서는 중등교육을 마치면 '바칼로레아'(baccalauréat)로 불리는 시험을 치게 된다.

프랑스의 고등교육은 이 시험에 합격한 모든 학생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합격점을 받은 학생은 종합대학교에서 예과 1년을 수강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을 마치면 보다 엄격한 또 한번의 시험을 치르게 된다.

이 시험에 통과한 학생은 프랑스에서 '리상스'(licence)라고 불리는 종합대학의 제1단계 학위를 취득할 때까지 3, 4년 더 대학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나라의 제도에는 기본적인 차이가 있다. '아카데미'(académie)로 불리는 프랑스의 대학구들은 중앙정부에서 임명하는 교구목사(rector)의 감독을 받는다.

임명된 교구목사는 각 대학구에 있는 종합대학교의 총장직도 겸한다. 교과과정이 전국 어느 지방에서나 일률적으로 같기 때문에 각 대학이 그 나름의 특색을 갖출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 따라서 많은 학생이 몰려드는 파리에서 학생들은 더 나은 공공시설과 많은 문화적 혜택을 이용할 수가 있다.

또 하나의 차이점으로 프랑스에는 고급 전문직과 기술직 훈련을 쌓는 '그랑제콜'(grandes écoles)이라는 고등교육기관들이 있다.

이들 학교의 대부분은 바칼로레아 증서를 소지한 지원자들에게 경쟁시험을 부과하여 학생을 선발하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일지라도 종합대학교들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각종 그랑제콜은 응용과학과 기술의 모든 분야에서 엄격한 훈련을 쌓게 하며, 이들 학교의 졸업증서는 보통의 리상스보다 사회적으로 다소 높은 평가를 받는다.

과거에 강력한 공국이었던 지방들로 이루어진 독일에서는 지방 대학들이 내부에서 선출된 총장의 감독하에 교과과정을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독일 학생들은 각자의 관심과 각 대학교의 장점에 따라 대학교를 옮겨 다닌다. 실제로 학생들은 대학 4년 과정을 마칠 때까지 2~3개 대학교에서 수강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으며, 많은 경우 4개 대학교까지 다닌다. 그리고 한 대학에 재직중인 교수들의 과반수가 4~5개의 다른 대학에서 가르친 적이 있는 교수들일 수 있다. 이러한 두드러진 이동성은 공부와 시험 계획들이 프랑스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자유와 개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두 나라는 각각 다른 나라들의 고등교육에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는 식민지의 영향력을 통해서나 선교사들의 활동을 통해 프랑스 제도의 많은 면을 북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카리브 해, 극동에 소개했다. 1870년대 성장과정에 있던 일본의 대학제도는 프랑스의 노선에 따라 재편되었다.

프랑스의 그랑제콜은 기술학교의 모델로서 특별히 모방되었다. 독일의 영향력은 대학의 역할에 관한 철학적 개념을 통해서 발휘되었다. 독일은 대학교에 있어서 연구기능의 중요성을 어느 나라보다도 먼저 강조했으며, 그들은 국민정신의 상징으로 대학관(大學觀)을 만들기도 했다. 독일에서 창안된 철학박사(Ph. D)라는 박사학위는 전세계의 교육제도에서 인기를 얻었다.

고등교육기관의 자치가 단연 확고하게 실시되고 있는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의 대학들은 학교 운영자금의 거의 전액을 국가로부터 조달받는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행정과 교과과목의 결정에서 중앙이나 지방정부의 간섭으로부터 거의 완전히 독립된 자치를 누리고 있다. 영국 대학의 입학자격은 다소 복잡하다. 학생은 각종 과목의 시험을 치고 응시과목에서 합격점을 받아 일반교육증서(프랑스의 바칼로레아에 해당)를 획득해야 한다. 학생이 취득한 과목 합격 가운데 '보통급'보다 '상급' 합격의 수가 많을수록 자기가 선택하는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영국에는 입학지망자들이 지망하는 대학교를 순차로 적어서 제출할 수 있는 중앙입학 사정국(査定局)이 있다. 이러한 선택적인 입학허가는 개별지도제를 통한 면밀한 학생관리와 결합되어 영국 대다수의 대학생이 표준인 4년보다 짧은 3년 만에도 하나의 학위취득과정을 마칠 수 있게 한다.

영국의 고등교육 프로그램은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전문화되어 있다. 대다수의 대학생은 한 과목 또는 많아야 두 과목의 '우등' 과정을 밟고, 나머지 소수의 학생들은 다양한 과목을 공부하는 '통과'과정을 밟는다. 영국 고등교육의 모델은 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인도·남아프리카·뉴질랜드와 그밖에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동남아시아·태평양의 여러 지역에서 다양하게 모방되었다.

미국의 고등교육제도는 유럽과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미국에서는 중등학교를 마친 뒤 누구나 최소한 2년의 대학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국민적인 인식이 있다. 따라서 굉장히 많은 수의 '초급대학'과 '지역사회대학'이 생겨 2년간의 대학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과반수의 학생이 4년의 공부를 마치고 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상당수는 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서 1~3년간 공부를 더 계속하는 등 전통적인 종합대학교 및 대학과 대조를 이룬다.

4년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대학들은 사립재단이 아니면 재정지원을 정부에 의존하는 주립 또는 시립재단이다. 사립대학교 및 대학은 학생들로부터 받는 수업료에 의존한다. 각 주정부는 미국의 고도로 발달한 주립대학 조직에 자금을 대며, 그럼으로써 고등교육을 받기를 원하고 받을 자격이 있는 학생의 절대다수가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미국의 제도에서 4년제의 학사학위는 최종시험에 합격하여 획득하기보다는 강좌 '학점', 즉 교실수업시간의 누계에 의해서 획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 강좌에서 거두는 학업의 질은 성적증명서에 계속 기록되는 점수와 등급에 의해서 평가된다. 일정 수의 여러 종류의 강좌를 합격점 이상의 등급으로 이수하면 학사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학생은 대학에 입학해서 처음 2년은 일반적으로 광범위한 학문분야에 걸친 필수과목들과 몇 개의 선택과목을 함께 수강한다. 3, 4학년에서 2개의 연구분야를 전공한다.

대학과정을 마친 학생은 대학원에 들어가 보다 깊이 있는 학문연구 활동을 한다.

이들 대학원은 대부분 전문적인 연구기관들이다. 대학원생들은 석사학위(대학졸업 후 1~2년의 연구를 요함)나 박사학위(2~4년의 연구와 그밖의 자격들을 요함) 취득을 위해 노력한다.

미국의 교육 가운데 독일에서 유래하는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은 강의와 시험의 비중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두 나라에서는 학생들이 토론과 논문을 중시하는 개별강좌 성적에 따라 평가받는다. 미국의 고등교육 모델은 필리핀에서 일괄적으로 채택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일본과 자유중국의 교육제도에 영향을 미쳤다.

소련의 고등교육은 국가의 직접적인 관리를 특징으로 하는데, 단일 정당이 학교이사회를 지배한다는 점에서 프랑스와 다르다.

고등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들은 인문학과 순수과학을 가르치는 대학교, 법률·의술·농업 등을 가르치는 전문대학, 그리고 과목은 전문대학과 비슷하지만 폭넓은 과학적 기초를 가지고 가르치는 종합기술대학으로 나뉜다. 소련의 제도가 갖는 또 하나의 특징은 교육망을 대폭 확장하여 치밀하게 준비된 통신 강좌를 다양하게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들 강좌는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으로 보충되고 지역연구센터들에 의해 더욱 보강된다. 그럼으로써 많은 학생들이 전임이나 시간제의 일을 하면서 시간제 교육을 계속 받을 수 있다.

고등교육기관에 들어가려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제1단계 학위를 따기까지의 공부기간은 5년을 평균으로 4~6년까지이다. 교과과정은 필수과목·대체과목·선택과목으로 구성된다. 학위지망자는 선택한 전공과 관련된 2~3개의 기초학과의 시험을 쳐야 한다. 제1단계 학위과정을 마치면 모든 학생이 똑같은 졸업증서를 받지만 최상의 성적을 거둔 학생들에게는 '우등상'이 수여된다.

대부분의 고등교육기관은 대학 졸업자들을 위한 대학원을 두고 있는데, 대학원도 마찬가지로 일련의 시험을 쳐야 졸업한다. 소련에서는 사실상 모든 학생이 정부의 장학금으로 공부를 한다. 소련의 영향은 공산주의 이론을 수용한 나라들과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소련의 원조를 기대한 나라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근대적인 고등교육은 일본 제국주의의 영향을 받아 도입되었다.

이 기간에는 주로 전문학교를 중심으로 고등교육이 이루어졌으며, 엘리트 중심주의와 국가통제주의라는 특성이 형성되었다. 고등교육이 국가의 최고 엘리트를 양성한 것은 근대 이전부터 시작되었지만, 근대적인 의미에서의 엘리트주의는 일제가 고등교육을 억제하고 극히 소수의 조선인에게만 문호를 개방했던 정책에 원인이 있다. 이와 같은 정책은 식민통치 초기에 전문학교를 최고교육기관으로 하고, 수업연한을 12년으로 제한한 정책에서 잘 나타난다.

1926년에 경성제국대학이 설립되어 외면적으로 고등교육의 발전이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 학교에는 주로 일본인이 다녔고 조선인은 몇 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은 일제 말기까지 계속되었으며, 고등교육의 기회가 확대되어 엘리트주의를 탈피하기 시작한 것은 해방 이후이다.

1946년 11월 14일에 발족한 '조선교육심의회'의 제8분과 고등교육위원회는 미국식 6-3-3-4제를 기간학제로 하고, 대학을 단과대학·종합대학·사범대학 등으로 구분하는 기초를 마련했다.

이러한 제도적 개편과 함께 일제시대에는 제한되었던 고등교육에 대한 요구가 폭발하여 대학만 하더라도 해방 전에는 1개밖에 없었던 대학이 미군정 3년 동안 27개로 늘어났고, 1992년 현재 145개 대학에 106만 8,159명(1992년도판 〈한국대학연감〉)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고등교육이 예전처럼 엘리트 중심이 아니라 점차 대중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고등교육의 대중화는 대학의 자율성이 강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현재 고등교육기관은 전문대학·교육대학과 4년제 대학, 대학원 등 정규 고등교육기관만이 아니라, 특수대학·방송통신대학·개방대학·각종학교 등 다양한 유형의 고등교육기관이 섞여 있어서 국가가 일률적으로 대학을 관리하던 방식은 더이상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대학입시정책에서 대학의 자율적 선발권이 높아졌고 다양한 대학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재 고등교육과정은 교육기관의 특성에 따라 교육연한, 교육내용·자격 등에서 차이가 있다. 전문대학은 전문 기술인력을 단기간에 양성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어서 교육연한이 2~3년으로 짧고(졸업이수학점은 80학점이며 교양교과의 학점은 전체의 20~30%로 규정),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은 교원양성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교육연한은 일반대학과 마찬가지로 4년이지만 교육과정에서 교직과정이 강조된다.

일반대학의 경우도 수업연한이 대부분 4년이나 의과대학만이 6년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차이는 학위에서도 볼 수 있는데, 학사학위를 얻기 위해서는 교육대학 이상의 교육기관에서 공부해야 하며, 석사 및 박사 학위는 대학원에 진학하여 논문자격시험과 논문심사를 거쳐 수여된다.

그밖의 나라들은 영향력있는 국가의 교육제도를 따라 시행했지만 항상 적절한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문제는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이론을 가르치는 대학교보다는 기술을 가르치는 전문학교를 훨씬 더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 전문학교라야 그들의 특수한 문제들에 대처할 전문가와 과학자들을 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나라에서는 언어가 흔히 문제가 된다. 서양에서 개발된 기술 가운데는 자국의 언어에 없는 어휘를 요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목적으로 영어의 독해술이 널리 개발되고 있다.

현대 고등교육의 추세는 세계 각국이 각종 교육제도의 장점을 기꺼이 배우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아메리카의 학교들은 유럽의 제도에서 볼 수 있는 중앙관서의 통제를 통해서 마련되는 교육기준의 통일성이 없다는 점이 흔히 문제가 된다. 이 문제점은 자격증을 부여하는 전국적인 통합기구들에 의해 해결되고 있다. 유럽의 대학들은 교과과정의 개발에서 자율화를 계속 유지해 왔으며, 고등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인구의 폭을 넓히기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우리나라의 경우도 이전의 고등교육통제정책에서 고등교육기관의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고등교육에 대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교육기관과 정원을 늘리는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대학, 칼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