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리에 변환 분광학

푸리에 변환 분광학

[ Fourier transform spectroscopy ]

푸리에 변환 분광학(Fourier Transform Spectroscopy)은 펄스 광원을 사용해서 시료에서 발생하는 신호의 이완 특성에 수치 해석적 고속 푸리에 변환(Fast Fourier Transform, FT)을 적용해서 스펙트럼을 얻어내는 분광법을 총칭한다. 핵자기 공명(NMR), 마이크로파, 적외선(IR) 등과 여러 가지 분광법의 신호 감지에 푸리에 변환 방식을 도입하면서 이들은 획기적으로 발전하였다.

푸리에 변환 분광법은 신호의 이완 특성을 짧은 시간에 반복적으로 관찰하여 신호 대 잡음 비(signal to noise ratio, S/N ratio)를 향상함으로써 분해능이 뛰어난 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는 신호 수집과 관련된 전자공학과 기계공학의 발전과 아울러 푸리에 변환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 알고리즘의 발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푸리에 변환은 켤레 변수(conjugate variable) 관계가 있는 변수들 사이의 수학적 관계를 가리키는데, 푸리에 변환 분광학에서는 기본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켤레 변수로 사용한다.1) FT-NMR, FT-IR, FT-Raman(라만) 등은 상용화되어 있다.

그림 1. 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기(FT-IR). ()

그림 1의 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기는 간섭계(interferometer)처럼 작동한다. 결맞는 광원(coherent light source)에서 나온 빛이 빛살 분할기(beam splitter)를 거쳐 두 개의 빛살로 갈라진다. 빛살 하나는 위치가 고정된 거울(stationary mirror)에 반사되어 되돌아오고, 다른 빛살은 이동할 수 있는 거울(moving mirror)에 반사되어 되돌아온다. 두 빛살은 다시 빛살 분할기를 거쳐 합쳐진다. 이동 거울에 반사된 빛살과 고정 거울에 반사된 빛살은 이동 거리 차이와 파장에 따라 보강 혹은 상쇄 간섭을 일으킨다. 결합한 빛살(recombined beam)은 시료(sample)를 통과한 후 감지기(detector)에 도달한다. 이동 거울이 1번 왕복할 때마다 스펙트럼이 기록된다. 이동 거울을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음으로 스펙트럼을 빠르게 기록할 수 있다. 적외선의 파수(wave number), 즉 진동수(frequency)는 이동 거울의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그림 2. 푸리에 변환 적외선 스펙트럼(FT-IR spectrum). ()

그림 2는 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기로 얻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매우 적은 양의 시료에서도 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으며, 시료를 구성하는 고분자 물질(여기서는 PMMA와 PDMS)을 구별하여 확인할 수 있다. 질량 분석법에서도 푸리에 변환 기법을 이용한다.2)

목차

푸리에 변환

수학적으로 푸리에 변환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NAMATH_INLINE@@F(s) = \int_{-\infty}^{\infty} f(x) \ exp(-i2\pi xs) \ dx@@NAMATH_INLINE@@

함수 @@NAMATH_INLINE@@f(x)@@NAMATH_INLINE@@는 @@NAMATH_INLINE@@F(s)@@NAMATH_INLINE@@로 변환되며, 푸리에 변환으로 연결되는 두 변수를 켤레 변수라고 부른다. 두 함수는 푸리에 변환으로 연결되어 있고, 푸리에 변환으로 연결된 함수(스펙트럼)에는 원칙적으로 똑같은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실험적으로 측정하기 유리한 변수의 스펙트럼을 얻으면 푸리에 변환을 통해 다른 변수의 스펙트럼으로 변환할 수 있다.

푸리에 변환 분광법에 사용되는 켤레 변수는 에너지(E)-시간(t)인데 에너지는 플랑크식3)을 통해 진동수, 파수, 파장 등 익숙한 변수로 바꿀 수 있다. 그림 1에서 두 빛살의 이동 거리 차이가 시간에 해당한다. 이를 푸리에 변환하여 진동 스펙트럼에서 널리 쓰이는 진동수로 변환하여 나타낸다.

분광학의 스펙트럼은 전통적으로 에너지를 변수로 측정한다. 진동수나 파장을 변수로 스펙트럼을 측정하려면 광원에서 나오는 빛이나 검출기로 들어오는 빛을 진동수나 파장에 따라 분산시켜야 한다. 분산 기구로 빛을 분산시킨 후에 진동수나 파장에 따라 스펙트럼을 측정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감도에도 한계가 있다. 또한, 프리즘이나 회절판(grating) 등 분산기구를 작동시키는 데 부품이 많이 필요하여, 따라서 분광기의 고장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시간 영역 스펙트럼을 얻기 위한 분광기는 이런 단점들을 크게 개선하여, 감도가 뛰어나며, 측정 속도가 빠르고, 파장 측정이 정확하다.

최근 보급되는 상용 NMR, IR 분광기와 근적외선 레이저를 광원으로 이용하는 라만 분광기4)는 푸리에 변환 분광기이다. 라만 분광학(Raman Spectroscopy)의 작동 원리는 적외선 분광학과 완전히 다르지만 FT-Raman과 FT-IR 분광기와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므로 아래에서는 작동 방식이 다른 FT-NMR 분광기를 살펴본다.

FT-NMR

FT-NMR이 개발되기 전에는 빛을 분산하면서 스펙트럼을 기록하는 분광기와 마찬가지로 공명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외부 자기장의 세기가 일정한 조건에서 라디오파의 진동수를 변화시키거나 라디오파의 진동수가 일정한 조건에서 자기장의 세기를 변화시키면서 스펙트럼을 기록하였다. 이런 스펙트럼 기록 방식을 연속파(continuous wave, cw) 방식이라고 부른다. 이런 분광기를 사용하여 스펙트럼을 기록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FT-NMR에서는 연속파 대신 펄스를 사용하여 시료를 들뜨게 만든다.

I = 1/2인 핵스핀으로 이루어진 시료가 자기장(Bo) 속에 놓이면 핵스핀은 두 방향으로 정렬한다. 이 시료의 스핀 거동은 알짜 자기화 벡터(net magnetization vector, M)로 설명한다.5) M은 자기장 방향을 중심으로 세차 운동을 한다. 강한 라디오파 펄스(B1)를 외부 자기장 Bo에 수직한 방향으로 시료에 가하면 M은 변화한다. 펄스의 세기를 적절히 조절하면 M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다. B1이 사라진 후 M은 원래 평형 상태로 되돌아가는데, 이 변화 과정을 Bo, B1 모두에 수직인 방향에 놓여있는 감지기로 추적할 수 있다.6) 이 감지기의 신호는 시간의 함수로 감쇠하는데, 이를 유도 자유 감쇠(free induction decay, FID)라고 부른다. 이 신호 감쇠가 시간 영역 스펙트럼이며, 이를 푸리에 변환하면 진동수 영역 스펙트럼이 얻어진다. 그림 3은 두 유기화합물의 FID와 그 푸리에 변환 NMR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그림 3. NMR 분광학의 유도 자유 감쇠(FID)와 푸리에 변환 스펙트럼. 저작권 ()

FT-IR과 FT-NMR의 비교

NMR 분광기는 시간 영역에서 신호 변화를 측정하여, 즉 시간 영역 스펙트럼을 측정하고 이를 진동수 영역 스펙트럼으로 변환한다. IR 분광기는 시간에 해당하는 두 거울이 위치 차이를 변수로 스펙트럼을 측정하고, 이를 진동수 영역 스펙트럼으로 변환한다. FT-IR과 FT-NMR의 에너지 준위 차이는 크게 다르다. 에너지 준위 차이는 전이를 유도하는 빛 에너지의 크기 차이뿐만 아니라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데 걸리는 이완 속도에도 차이가 나타난다.7) NMR 분광학에서는 이완 시간이 msec 영역이지만 IR 분광학에서는 psec 영역8)이다. 따라서 NMR 분광법과 IR 분광법을 이용하면 각각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참고 내용

1. 푸리에 변환 분광학에서는 불확정성 원리(uncertainty principle)를 만족하는 변수들을 켤레 변수로 사용한다.
2. 푸리에 변환을 이용하는 질량 분석법을 푸리에 변환 질량 분석법(FT-MS, Fourier Transform Mass Spectrometry)라고 부른다.
3. E = hν. E는 에너지, h는 플랑크 상수, ν는 진동수이다.
4. 최근에는 적외선보다 파장이 짧은, 따라서 좀 더 정밀하게 제어가 필요한 가시광선 레이저를 이용하는 라만 분광기도 볼 수 있다.
5. NMR 이완 참조.
6. NMR 분광기 참조.
7. 아인슈타인 A 계수 참조.
8. 1 msec = 10-3 sec. 1 psec = 10-12 sec.

동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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