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조산

벤조산(benzoic acid)은 가장 간단한 형태의 방향족 카복실산이다. 통상명으로 안식향산(安息香酸)이라고도 한다. 이름은 원료로 사용된 벤조인(benzoin) 검(gum)에서 유래하는데 프랑스어 벤조인(benzoin)은 향기가 좋은 수지를 의미한다. 벤조산은 벤조인 검, 페루 및 톨루 발삼, 크랜베리, 소와 말의 소변, 등에서 발견되고 생체 내 이차 대사 및 다른 물질의 생합성에서 주요 중간체로 이용된다. 벤조산과 그의 염은 식품 방부제로 사용되고 유기 합성에서 중요한 전구체로 사용된다.  

목차

화학식 C₇H₆O₂ 무색 결정성 고체로(녹는점 122 °C), 물에 대한 용해도는 3.4 g/L (25 °C)이고 NaOH, NaHCO₃ 등의 염기성 수용액에서 더 잘 용해된다. 아세톤, 벤젠, CHCl₃, 알코올, 에틸 에터 등의 유기 용매에 잘 용해되고 에탄올의 경우 용해도는 25.4 g/100 g (-18 °C)으로 매우 잘 녹는다. 분자 간 이중 수소 결합으로 인해 끓는점이 높고(250 °C) 카복실기를 포함하고 있어 pK_a=4.2 (H₂O)의 약산성을 나타낸다.  

벤조산과 벤조산 소듐염의 구조(출처: 대한화학회)

방향족 카복실산을 제조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벤질 위치에 수소를 가지고 있는 알킬벤젠의 산화 반응이다. 산화제로 KMnO₄ 및 Na₂Cr₂O₇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보통 수용액상에서 반응을 진행시킨다. 다음과 같이 톨루엔을 KMnO₄로 처리하여 벤조산을 합성한다.

톨루엔의 산화 반응에 의한 벤조산의 합성(출처: 대한화학회)

페닐마그네슘 브로마이드(PhMgBr)에 이산화 탄소를 반응시키면 페닐기가 첨가되어 벤조산 염을 얻고 이에 산 처리를 하면 벤조산이 얻어진다.

그리냐르 시약의 카복실화 반응(출처: 대한화학회)

대규모로 벤조산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코발트 또는 망가니즈 등의 나프틸카복실레이트(naphthylcarboxylate)염 촉매를 이용하며 톨루엔을 높은 온도(150 °C), 약간의 고압에서 산소로 산화시키는 방법이 알려져 있다.

톨루엔의 산화반응과 벤조산 제조(출처: 대한화학회)

이외에도 초창기에는 트라이클로로메틸벤젠을 Ca(OH)₂ 수용액에서 철 또는 철염 촉매를 이용하여 다중 치환반응을 진행시켜 벤질 위치의 탈수소산화반응을 이용하여 벤조산을 합성하였다. 공정에서 중간체로 얻어지는 벤조산 칼슘염을 염산으로 처리하여 벤조산을 얻을 수 있으나, 최종적으로 상당한 양의 클로로벤조산이 부산물로 나타나는 단점이 있다.

강염기 NaOH(짝산의 pKa = 16) 또는 약염기 NaHCO₃(짝산의 pKa = 6.4) 수용액에서 이온화되어 벤조산 염을 이루고 수용액에 잘 용해된다. 이러한 벤조산의 산염기 반응은 벤조산을 다른 유기화합물로부터 분리 및 추출하는데 이용된다.

벤조산의 반응과 벤조산염의 합성(출처: 대한화학회)

벤조산의 카복실기는 친전자성 방향족 치환반응에서 전자를 당기는 치환기이므로 메타-지향기로 작용한다. 따라서 다음 반응에서 설폰화 및 나이트로화반응은 카복실기에 대하여 메타 위치로 치환된 생성물이 얻어진다.

벤조산의 친전자성 치환반응(출처: 대한화학회)

카복실산의 전형적인 반응들이 벤조산에도 적용된다. 싸이오닐클로라이드, 염화인 같은 할로젠화 시약과 반응하여 산염화물이 제조되고 이로부터 산무수물, 에스터, 아마이드가 만들어질 수 있다. DIBAL-H, LiAlH₄ 또는 NaBH₄를 사용하여 벤즈알데하이드 및 벤질 알코올로의 환원이 가능하다.

벤조산의 친전자성 치환반응(출처: 대한화학회)

벤조산 자체 또는 소듐염이 방부제로 이용되고 있다. 화학산업에서는 구리(II)염 등의 촉매 고온 반응으로 카복실 이탈반응-산화반응으로 페놀 생산에 이용된다. 다이에틸렌 글라이콜 및 트라이에틸렌 글라이콜의 벤조산 에스터는 상응하는 벤조일클로라이드를 다이올로 처리하여 얻어지는데 테레프탈산 에스터와 비슷한 용도의 가소제로 이용된다.

벤조산 및 이의 소듐염은 식품 방부제로 사용된다. 벤조산은 곰팡이, 효모 및 일부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한다. 미생물의 증식에 의해 일어나는 부패, 변질을 막기 위해 식품에 첨가하는 합성 보존료의 일종이다. 그러나 이들이 일부 청량음료에서 아스코르브산(비타민 C)과 반응하여 소량의 발암성 벤젠을 형성할 수 있어 식음료에 같이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었다.

벤조산은 안식향산의 주요 성분으로서 휘트필드 연고의 성분으로, 티나, 백선 및 곰팡이 피부 질환의 치료에 사용된다. 이들은 오래전에 거담제, 진통제 및 방부제로 그리고 국소 방부제 및 흡입제 충혈 제거제로 사용되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