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자임

리보자임

[ ribozyme ]

 

리보자임(ribozyme)은 RNA를 뜻하는 영어 단어 ‘ribonucleic acid (RNA)’와 효소를 의미하는 ‘enzyme’의 합성어로 특정 생화학적 활성을 가지고 있는 RNA 분자를 말한다.

목차

기본 개념

효소란 일반적으로 특정 기질에 결합하여 생화학적 반응을 통해 생성물을 만들어내는 세포 내 산물을 의미하며, 오랫동안 단백질만이 효소로서 기능을 가질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단백질은 20가지의 다양한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고 복잡한 3차원적 구조로 접힐 수 있기 때문에 기질이나 보조인자와 결합할 수 있는 다양한 부위를 가질 수 있다. RNA는 구성 성분으로 보면 DNA와 매우 유사하므로 유전정보의 보관 및 전달의 기능을 가질 것으로 추측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복잡한 3차 구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생물학적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이들은 활성 부위, 기질의 결합 자리, 금속 이온과 같은 보조인자에 대한 결합 부위 등을 모두 지닐 수 있는 등 전형적인 효소의 특징을 나타낸다. 세포에서 가장 근본적인 효소반응의 일부가 RNA 분자에 의해 촉매 된다는 사실은 단백질에 기초한 생명체가 초기 ‘RNA 세계(RNA world)’에서 유래되었다는 가설을 지지한다.

발견

1967년 ‘RNA 세계’ 가설을 주장했던 칼 우즈(Carl Woese, 1928~2012)는 RNA가 복잡한 2차 구조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로부터 RNA도 단백질처럼 촉매 활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였다. 이후 이러한 리보자임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졌는데, 1982년 미국의 생화학자 토머스 체크(Thomas Cech, 1947~현재)가 최초로 원생동물인 테트라하이메나(tetrahymena)에서 리보좀 RNA (rRNA) 전구체가 단백질 촉매의 도움 없이 내부의 인트론(intron)을 절단하고 양 끝의 엑손(exon)을 다시 결합하는 ‘자가 이어맞추기(self-splicing)’ 반응을 수행함을 발견하였다. 토머스 체크는 이 공로로 1989년 시드니 올트먼(Sidney Altman, 1939~현재)과 함께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기능

토머스 체크의 발견 이후로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추가적으로 자기 절단(self-cleavage) RNA나 촉매기능을 가지는 리보자임들이 발견되었다. 많은 경우에 이들은 머리핀(hairpin)이나 망치머리(hammerhead) 모양의 활성 부위를 가지는 독특한 2차 구조를 가진다. 리보자임은 세포 내에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의 분해와 연결, DNA 인산디에스테르 결합(phosphodiester linkage)의 분해, RNA 분해, 아미노산 간의 펩타이드 결합(peptide bond) 형성 등 생명 현상에 필수적인 여러 기능을 수행한다.

RNA 분해효소 P

최초로 발견된 리보자임 중 하나는 긴 RNA 전구체로부터 tRNA를 만들어내는 데 관여하는 RNA 분해효소 P (RNase P)이다(그림 1). RNA 분해효소 P는 전구체 RNA의 5’ 말단의 선도부위를 절단하여 성숙한 기능을 가지는 tRNA를 생성한다. RNA 분해효소 P는 단백질과 RNA의 복합체로 구성되어 있지만 실제로 촉매 활성을 가지는 부위는 RNA이다. 여기서 단백질은 음전하를 띠고 있는 RNA를 효과적으로 감싸서 이것이 음전하를 가지는 기질에 제대로 결합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림 1. Streptococcus oralis에서 발견된 RNA 분해효소 P의 2차 구조 ()

망치머리 리보자임

망치머리 리보자임(hammerhead ribozyme)은 RNA 분자 내부의 특정 부위를 가역적으로 잘랐다가 다시 이어 붙이는 반응을 촉매하는 RNA 모티프(motif)로, 식물에 감염하는 RNA로 알려진 위성 RNA (satellite RNA)나 바이로이드(viroid)에서 발견되었다. 바이로이드는 복제할 때 여러 개의 복제체를 하나의 연속되는 RNA 사슬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증식하기 위해서 자기 절단 과정이 필요하며 이 반응은 연결부위 주위의 RNA 서열에 의해 일어난다. 이러한 자기 절단 RNA는 그것이 가진 2차 구조의 모양 때문에 망치머리라고 불린다(그림 2).

그림 2. 망치머리 리보자임의 3차원 구조 ()

리보솜

리보솜은 단백질과 RNA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에는 RNA 성분은 단지 구조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되었으나, 현재는 리보솜에서 펩티드결합을 형성하는 펩티드기 전달효소(peptidyl transferase) 활성이 리보솜의 큰 소단위(large subunit)를 구성하는 23S rRNA에 의해 나타남이 밝혀졌다.

관련용어

칼 우즈(Carl Woese, Carl Richard Woese), 원생동물(protozoa), 리보좀 RNA(rRNA), 인트론(Intron), 엑손(Exon), 바이로이드(viroid), 리보솜(ribosome)

집필

정우현/덕성여자대학교

감수

이준희/부산대학교

참고문헌

  1. 제임스 왓슨 외 6인, <왓슨 분자생물학, Molecular Biology of the Gene> 제7판
  2. 노벨화학상 수상자 목록:
  3. Hutchins, C.J., Rathjen, P.D., Forster, A.C., and Symons, R.H. 1986. Self-cleavage of plus and minus RNA transcripts of avocado sunblotch viroid. Nucleic Acids Res. 14, 3627-3640.
  4. Yusupov, M.M., Yusupova, G.Z., Baucom, A., Lieberman, K., Earnest, T.N., et al. 2001. Crystal structure of the ribosome at 5.5 A resolution. Science 292, 883-8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