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우즈

Carl Woese (1928년 7월 15일 – 2012년 12월 30일, 미국)는 미국의 미생물학자이다.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하여 원핵생물이 두 개의 그룹으로 구분된다는 것을 밝히고 원핵생물을 세균과 고균으로 분류하였다. 소단위체 리보솜 RNA(small subunit ribosomal RNA) 유전자 염기서열을 기반으로 하여 세균, 고균, 진핵생물의 3영역(Domain) 생물 분류 체계를 제안, 확립하였고 계통분류학적으로 고균역이 진핵생물역과 더 깊은 유연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밝히는 등 기존 생물학계의 정설을 뒤엎는 혁명적 연구 업적을 이루었다.

Carl Woese ()

Carl Woe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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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우즈는 1928년 7월 15일 미국 뉴욕주의 시러큐스에서 태어났다. 매사추세츠주의 애머스트 대학교(Amherst College) 물리수학부에서 학사를 마쳤으며, 1953년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의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에서 생물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일한 기관에서 박사 후 연수 기간을 지내고 뉴욕주 스키넥터디의 일반 전기 연구소(General Electric Research Laboratory)에서 생물물리학자로 약 2년여간 일하였다. 1964년부터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캠퍼스의 미생물학부 교수직을 역임하여 연구에 일생을 바쳤다. 2012년 12월 30일, 췌장암으로 투병하다가 향년 84세로 생을 마감했다.

칼 우즈는 예일대학교에서 박사 학위 후 바실러스 포자의 핵산 대사와 포자를 불활성화하는 데에 X선을 활용하는 연구를 했다. 이렇게 생물물리학자로서 미생물 연구에 발을 들인 후 일리노이대학 교수직을 임용한 뒤에 본격적으로 미생물 연구에 돌입했다.

그가 박사학위를 받을 당시 1953년에는 왓슨과 크릭이 DNA의 이중 나선형 구조를 밝혔고 이후 짧은 시간 내에 분자 생물학 분야가 크게 발전을 이룩했다. DNA와 단백질 사이를 매개하는 RNA들의 존재와 유전 암호 해독 코돈의 정체가 밝혀지는 등 생물체의 가장 기본적인 ‘central dogma’가 완성됐다.

칼 우즈는 이러한 생물학적 발견과 연구 흐름에 따라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분자생물학을 바라보고 미생물학에 접목했다. 그는 DNA와 단백질 사이를 매개하는 리보솜 RNA가 생물 사이의 진화적 거리를 측정하는 데에 매우 이상적인 크로노미터 분자라고 여겼다. 리보솜을 구성하는 리보솜 RNA는 돌연변이 속도가 느리고 모든 생물체에서 같은 기능을 하며, 다수의 단백질과 특이적으로 상호 작용하기 때문에 리보솜 RNA를 암호화하는 유전자는 서로 다른 생물체 간에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을 것으로 추론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교수 임용 후 프래드릭 생어가 개발한 RNA fingerprinting법을 이용해 5S 리보솜 RNA의 염기 서열을 분석했다. 이후 1970년대 초 약 120개 염기서열의 5S 리보솜 RNA가 진화적인 근거를 제시하기에 불충분하다고 여겨 이보다 긴 서열을 가지는 16S 리보솜 RNA(약 15,000개)로 연구 방향을 틀었다. 그는 100종이 넘는 미생물의 16S 리보솜 RNA 염기 서열을 분석하여 데이터를 축적하였다. 그런데 하수처리장과 같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서식하는 메탄생성균(Methanogen)의 유전자 분석을 수행하고 지금까지 축적한 미생물의 16S 리보솜 RNA 염기서열과 다른 결과를 얻었다. 이 미생물들은 지금까지 분석한 모든 미생물의 16S 리보솜 RNA에서 나타나는 RNA 서열들이 없었으며 새로운 서열들을 가지고 있었다. 우즈는 이것을 기존 미생물과 다른 미생물군의 특징으로 봤다. 

이를 기반으로 1977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에 원시세균(Archaebacteria)의 발견과 생물을 진정세균(Eubacteria), 원시세균(Archaebacteria), 진핵생물(Eukaryote) 3개의 원계(Urkingdom) 분류를 저술했다²⁾. 논문에서 4종의 메탄 생성 세균과 5종의 세균의 16S rRNA 서열과 효모, 좀개구리밥, L세포의 18S rRNA 서열을 비교하여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메탄을 생성하는 명백한 원시성과 3~40억 년 전 지구의 상태로 추측되는 환경에 적합한 것으로 보여 이 세균에 속하는 원핵생물을 원시세균 (Archaebacteria)이라고 명명했다.’라고 밝혔다. 이런 16S 리보솜 RNA 서열 특징을 나타내는 미생물은 메탄을 생성하거나 100℃ 이상 고온에 서식하거나 황산을 생성하는 등의 고대 지구의 상태로 추정되는 환경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당시 학계에서 이 주장은 거센 반발을 받아 인정되지 않았다. 당시 저명한 생물학자나 분류학자는 우즈의 주장에 반박하는 저술을 내놓기도 했고 우즈와 논쟁하기도 했다. 하지만 1977년 논문 발표 이후 우즈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쌓이자, 학계에서 우즈의 주장은 받아들여지게 됐다. 이후 1990년 세균(Bacteria), 고균(Archaea), 진핵생물(Eukarya)의 3영역(Domain)으로 용어를 수정하여 제안하는 저술을 발표했다³⁾.

당시 생물의 분류는 주로 표현형을 바탕으로 모네라(원핵생물), 원생생물, 균류, 식물, 동물 5계(Kingdom) 분류 체계가 확립되었다. 원핵생물의 발견 이후 기본적으로 핵의 유무에 따라 원핵생물과 진핵생물로 나누어지는 이분법적 분류가 너무나 당연시되었고 원핵생물은 식물이나 동물과 달리 형태학적 특성, 표현형에 따라 분류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우즈는 이를 뒤집고 소단위체 리보솜 RNA (small subunit ribosomal RNA)를 활용해 분자진화학적으로 새로운 생물 분류 체계를 정립했다.

그뿐만 아니라 칼 우즈는 리보솜 RNA의 2차적 구조를 결정하는 데에 RNA 염기 서열을 사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여 리보솜 연구에 영향을 미쳤다.

정리하자면 칼 우즈의 대표 연구 업적은 아래와 같다.

16S rRNA 유전자, 원핵생물, 세균, 고균, 소단위체 리보솜 RNA(small subunit ribosomal RNA), 3영역(Domain), 메탄생성균(Methanogen)

김병용/㈜천랩

윤상선/연세대학교

1. Noller, H. 2013. Carl woese (1928–2012). Nature 493, 610.
2. Woese, C.R. and Fox, G.E. 1977. Phylogenetic structure of the prokaryotic domain: The primary kingdoms. Proc. Natl. Acad. Sci. USA 74, 5088-5090.
3. Woese, C.R., Kandler, O., and Wheelis, M.L. 1990. Towards a natural system of organisms: Proposal for the domains archaea, bacteria, and eucarya. Proc. Natl. Acad. Sci. USA 87, 4576-4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