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로이드

바이로이드

[ viroid ]

Viroid는 virus (poison) + oid (-like)의 합성어로 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의미이다. 보통의 바이러스는 캡시드 단백질과 핵산 (DNA 혹은 RNA)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바이로이드는 캡시드 단백질 없이 RNA로만 이루어져 있다. 바이로이드 유전체는 대략 200-400 개의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로 이루어져 있고 단일가닥의 원형이다. 특징적으로 다른 모든 바이러스는 적어도 하나의 바이러스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바이로이드는 RNA 유전체로부터 단백질이 생성된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는 것이다. 즉, RNA 유전체는 감염 후 숙주의 RNA 합성 효소를 이용하여 증폭되고 방출되며 다른 숙주에 감염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바이로이드의 구조 (출처: 한국미생물학회)

목차

바이로이드와 생물계의 진화

바이로이드가 발견됨으로써 무생물(inanimate object)에서 어떻게 생물(life)이 진화하였는지에 대해 새로운 학설이 가능하게 되었다. 생물을 구성하는 주된 거대분자 (macromolecule)에는 DNA, RNA, 단백질이 있다. 이들 거대분자들은 생물의 세포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DNA는 유전정보의 저장소이고, RNA는 DNA의 유전정보가 단백질 생성으로 이어지는 중간 매개 기능을 담당한다. 단백질은 세포내에서 구조적∙기능적 요소로서 가장 중요한 분자이다. 현재의 진화론에서는 지구에 최초로 출현한 거대분자는 RNA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RNA는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리보자임과 같이 효소의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있다. 즉 DNA와 단백질이 갖는 기능을 모두 가질 수 있는 것이 RNA이다. 따라서 최초에 RNA가 만들어지고, 그 이후 DNA 혹은 단백질이 차례로 만들어지고, 이것이 하나의 작은 소포 (vesicle, 小胞)에 함께 담김으로써 세포의 원형을 생성하였다고 본다. 이것을 ‘RNA 세계 (RNA World)’ 이론이라고 부른다. 바이로이드는 매우 안정적인 RNA 분자이고 자가 증식 (self-replication)이 가능하므로 최초로 지구에 출현한 RNA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바이로이드에 대한 연구가 체계적으로 진행된다면 ‘RNA 세계’ 이론의 진위를 가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바이로이드 연구의 역사

1971년에 감자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로서 potato spindle tuber viroid (PSTVd)가 바이로이드로서는 최초로 발견되었다. 바이로이드 유전체 복제는 세포핵에서 일어나며 현재까지 알려진 바이로이드는 모두 식물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RNA로 구성된 바이로이드가 세포질이 아닌 세포핵에서 증식하는 것은 바이로이드 RNA 유전체 복제에 중요한 숙주 RNA 중합효소가 세포핵에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동물 혹은 세균과 같은 미생물에 감염하는 바이로이드가 존재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바이로이드는 자신의 단백질을 생성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식물에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바이로이드의 증식과정에서 간섭RNA (interfering RNA 혹은 RNAi)가 생성되고, 생성된 간섭 RNA가 숙주 세포의 단백질 생성을 저해함으로써 식물에 병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에 걸린 식물조직에서 바이로이드에서 유래한 간섭RNA가 발견되었으므로 이런 추정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집필

명진종/전북대학교

감수

김은자/한국미생물학회

동의어

바이로이드, viroid, Viro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