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코젠

칼코젠

[ chalcogen ]

칼코젠(chalcogen)은 주기율표에서 16족에 해당하는 원소들을 통칭하는데, 다른 이름으로는 산소족이라고도 한다. 산소(O), (S), 셀레늄(Se), 텔루륨(Te) 및 방사성 원소인 폴로늄(Po)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화학적으로 엄밀하게 확인되지 않은 인공 원소 리버모륨(Lv)도 칼코젠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중 산소는 별도로 분류하여 간혹 '칼코젠'에서 배제하기도 하는데, 이는 16족의 다른 원소와 화학적 성질이 매우 다름에 기인한다.

STP(표준 온도와 기압) 조건에서 안정한 4 종류의 칼코젠 원소()

칼코젠이라는 단어는 청동이나 놋쇠의 주성분인 구리를 의미하는 그리스어(khalkόs)와 태어남 또는 생성을 의미하는 라틴화 된 그리스어(genēs)의 조합으로부터 유래하였다. 고대부터 황은 알려져 있었고 18세기에 산소는 원소라는 것이 밝혀졌다. 19세기에는 셀레늄, 텔루륨, 폴로늄이 발견되었고, 2000년에는 리버모륨이 발견되었다.

모든 칼코젠 원자는 6개의 원자가 전자를 갖고 있어 비활성 기체보다 전자가 2개 모자란다. 따라서 가장 일반적인 산화수는 -2이고, 그 외 +2, +4, +6도 흔한 편이다. 이들 모두는 같은 주기에 속하는 원소에 비하여 원자 반지름이 상대적으로 작다.

가벼운 칼코젠의 경우 원소 형태에서는 일반적으로 무독성이나 종종 생명에 위험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무거운 것은 대부분 유독하다. 셀레늄은 중요한 영양소인 동시에 일반적으로 유독한 성질도 갖는다. 텔루륨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폴로늄도 매우 유독한데, 이 두 원소는 모두 화학적 독성과 방사성을 나타낸다.

황은 20여 개의 동소체를 가지며, 산소는 9개, 셀레늄은 적어도 5개가 각각 존재한다. 폴로늄은 2개의 동소체를 가지는데, 이 중 하나의 결정 구조만이 확인되었다. 칼코젠을 포함하는 수많은 유기 화합물이 있는데, 산소를 포함하지 않는 유기 화합물 중에서는 유기 황 화합물이 보통 흔한 편이다.

목차

칼코젠의 성질

칼코젠 원자의 특징과 물리적 성질

바닥 상태 전자 배치에 있어서 칼코젠의 최외각 껍질은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데, 원자가 전자의 수가 같아 화학적으로 유사한 경향성을 나타낸다.

원자번호 원소 껍질 당 전자수
8 산소 2, 6
16 2, 8, 6
34 셀레늄 2, 8, 18, 6
52 텔루륨 2, 8, 18, 18, 6
84 폴로늄 2, 8, 18, 32, 18, 6

칼코젠은 모두 6개의 원자가 전자를 가지며, 원자번호가 클수록 전기음성도가 감소한다. 안정한 고체로 존재하는 칼코젠의 경우에는 열을 잘 전도하지 않고, 밀도, 녹는점, 끓는점, 원자 반지름, 이온 반지름은 대체로 원자번호가 클수록 증가하는 경향성을 갖는다.

원소 녹는점 (Celsius) 끓는점 (Celsius) 원자 반지름 (pm) 이온 반지름 (pm)
산소 −219 −183 66 140
120 445 104 184
셀레늄 221 685 117 198
텔루륨 450 988 143 221
폴로늄 254 962 167

STP 조건에서 산소는 기체로 존재하여 밀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작고, 같은 족에 있는 칼코젠 원소는 주기율표 아래로 갈수록 부피 증가보다 질량 증가가 더 커서 밀도가 커진다.

원소 STP에서의 밀도 (g/cm3)
산소 0.00143
2.07
셀레늄 4.3
텔루륨 6.24
폴로늄 9.2

칼코젠의 동위원소

알려진 6개의 칼코젠 원소 중에서 유일하게 산소는 방사성 붕괴를 하지 않고 안정하다. 산소는 3개의 안정한 동위원소를 가지나 14개의 불안정한 동위원소도 존재한다. 황은 4개의 안정한 동위원소를 갖고, 20개의 방사성 동위원소 및 하나의 이성질체가 존재한다. 셀레늄과 텔루륨도 여러 개의 안정한 동위원소와 수십 개의 방사성 동위원소 및 여러 이성질체를 갖는다. 폴로늄의 경우에는 42개의 동위원소가 모두 불안정하다.

칼코젠의 동소체

산소는 흔히 이원자 분자(O2)로 존재하며, 호기성 유기체에 널리 쓰이는 반응성 큰 상자성 물질이며, 액체 상태에서 푸른색을 띤다. 중요한 동소체로 오존(O3)이 있는데, 세 개의 산소 원자가 결합하여 굽은 형 구조를 갖는다. 사산소(O4)라고 하는 동소체도 있으며, 팔산소(O8)의 화학식을 가진 붉은 산소를 포함하여 6개의 고체 산소 동소체도 존재한다.

칼코젠의 역사

초기 발견

고대 그리스인은 황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로마인은 이를 채굴하였으며 성경에도 15회 언급된 바 있다. 역사적으로도 황은 그리스 불의 조성 물질로 여겨졌을 뿐만 아니라 중세에는 연금술 실험에도 주요 부분을 차지하였다. 1700년대와 1800년대에 와서 게이뤼삭(L. Gay-Lussac)과 그의 동료가 황이 화학 원소임을 입증하였다.

17~18세기까지 공기가 단일 원소라고 믿었던 사실 때문에 이로부터 산소를 분리하려는 시도는 매우 늦어졌다. 후크(R. Hooke)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가 산소를 성공적으로 만들었으나 그 당시에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1774년에 이르러 프리스틀리(J. Priestley)가 산화 수은 시료에 햇빛을 집중하여 발생하는 기체를 모아 산소를 발견하였다. 쉴레(C. W. Scheele)도 1771년에 같은 방법으로 산소를 발생시켰으나, 어찌 된 일인지 1777년까지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텔루륨은 1783년 리히텐슈타인(F. J. Müller von Reichenstein)에 의해 최초로 발견되었는데, 그는 처음에 텔루륨이 포함된 시료를 순수한 안티모니로 착각했다가 실험 결과로부터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이후 그는 이를 황화 비스무트라고 추측했으나 이것도 틀린 생각이었다. 몇 년이 흘러서야 이 물질이 미지의 원소와 결합한 금이라는 것을 밝혀내고, 1796년에 클라프로트(M. Klaproth)에게 시료를 보내 미지의 원소를 정제하였다. 클라프로트는 이 원소를 라틴어(tellus)로 지구를 뜻하는 텔루륨으로 명명하였다.

셀레늄은 1817년 베르셀리우스(J. J. Berzelius)에 의해 발견되었는데, 그는 황산 제조공장에서 나오는 적갈색 침전물에 관심을 가졌다. 비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추정된 이 물질에 대하여 베르셀리우스가 처음에는 텔루륨을 포함한 시료라고 생각했다가 결국 새로운 원소를 함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이 원소를 그리스 달의 여신 셀레네(Selene)를 따서 셀레늄이라고 칭한 것도 베르셀리우스였다.

주기율표에서의 위치

1871년에 제안된 멘델레예프의 주기율 체계에서는 산소, 황, 셀레늄, 텔루륨을 VI족으로 분류하였으며, 이 중 세 원소(황, 셀레늄, 텔루륨)는 유사한 성질을 가짐으로써 되브라이너(J. W. Döbereiner)가 제창한 같은 족 삼원소설은 주기율표의 발견에 기여하였다. 1865년 뉴랜즈(J. Newlands)는 원자량이 증가함에 따라 8개가 반복해서 유사한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가진 원소로 배열한다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는 이 주기율을 음악의 옥타브에 비유하였고, 산소, 황, 셀레늄, 텔루륨, 오스뮴을 'b족'으로 구성하였다. 1869년 이후 멘델레예프가 산소를 VI족의 맨 위에 위치시킨 주기율표를 제안하였고 훗날 폴로늄까지 더불어 VIA족이 구성되었다. 이 족에 크로뮴, 몰리브데넘, 텅스텐, 우라늄도 종종 포함시켰으나, 이후 이들은 VIB족이나 악티늄 계열로 재배치되었다가 1988년 이 족의 이름을 16족으로 변경하였다.

현대의 발견

19세기 후반 퀴리 부부(M. Curie와 P. Curie)가 피치블렌드(pitchblende) 시료에서 우라늄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4배나 많은 방사능이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에 그들은 몇 톤의 피치블렌드를 모아 여러 달에 걸친 정제를 통해 순수한 폴로늄 시료를 얻었다. 이 발견은 공식적으로 1898년에 인정되었고, 입자가속기의 발명 전에 폴로늄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처럼 우라늄 원광으로부터 여러 달 동안 추출하는 것뿐이었다.

리버모륨의 경우에는 러시아, 독일, 미국의 여러 연구팀에서 시도와 실패를 거듭하던 끝에 2000년에 퀴륨-248과 칼슘-48을 충돌시켜 러시아의 합동 핵 연구소(the Joint Institute for Nuclear Research)에서 최초로 생성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원소는 '우눈헥슘'(ununhexium)으로 불리다가 2012년에 공식적으로 리버모륨으로 명명되었다.

칼코젠의 응용

제강 산업의 가장 중요한 공정에서 산소 생산의 55% 그리고 화학 산업에서 25%를 사용한다. 나머지 20%의 산소 생산량은 의약산업, 수질 관리(산소가 몇몇 종의 박테리아를 없앰), 로켓 연료(액체 상태로), 금속 절삭 등에 쓰인다.

생산된 황의 대부분은 이산화 황으로 변환된 후, 매우 유용한 산업 화학약품인 황산을 생산하는 데 쓰이며 다른 용도로는 탄약의 주요 성분, 토양 pH 조절 등이 있다. 또한 황은 고무에 첨가하면 경화고무가 만들어지고, 특정 형태의 콘크리트나 불꽃놀이에도 쓰인다. 생산되는 황산의 60%는 인산을 만드는 데 사용하며 살충제의 성분이 되기도 한다.

생산되는 셀레늄의 약 40%는 유리 가공에, 30%는 망가니즈 생산을 포함하는 야금에, 15%는 농업에 사용한다. 광전지 재료를 쓰는 전자 산업에 셀레늄 10%가 사용되고 나머지 5%는 안료에 쓰인다. 역사적으로 복사기나 노출계(light-meters) 같은 기계가 생산되는 셀레늄의 1/3을 소모하고 있는데 이 용도는 점진적으로 줄고 있다.

텔루륨과 이산화 텔루륨의 혼합물인 텔루륨 아산화물(suboxide)은 CD-RW나 DVD-RW 디스크의 재기록가능한 자료층에 사용되고 텔루륨화 비스무트도 광수용기(photoreceptor)를 비롯한 여러 마이크로전자공학 소자에 쓰인다. 텔루륨은 가황 고무에 황을 대체하여 들어가기도 하며, 텔루륨화 카드뮴은 태양 전지판에 고효율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폴로늄의 용도는 연구용 알파-입자 생성기 그리고 핵 배터리와 같은 이 원소의 방사능과 관련되어 있으며 그 외 대부분은 정전기 방지용으로 쓰인다. 베릴륨과 합금된 폴로늄의 경우에는 효율적인 중성자원으로 활용된다. 리버모륨은 워낙 희귀하고 반감기가 짧아 현재까지 사용되지 않고 있다.

동의어

칼코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