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초과

사초과는 속씨식물군의 외떡잎식물군 중 벼목(Poales)에 속하는 식물군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에 98속 5,695종이 보고되어 있다.¹⁾ 벼과 식물들과 함께 잡초로 취급되는 식물들이지만 식물진화의 역사에 있어서 매우 큰 종 다양성을 갖는 발달된 식물군들 중 하나이고, 초지 생태계를 이루는 주요 식물군이다. 형태적으로 벼과 식물들과 매우 유사하지만, 벼과 식물들이 줄기의 단면이 원형인데 반해 사초과 식물들은 줄기의 단면이 3각형으로 잘 구분된다. 전통적으로 이 과의 국명으로 사초과를 사용하고 있지만, 과의 기준 속이 방동사니속(Cyperus)이기 때문에 방동사니과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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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에 의한 최근 분자계통학 연구¹⁾²⁾³⁾는 이 과의 식물들이 단계통군임을 보여주고 있다. 사초과는 골풀과(Juncaceae)와 자매군을 이루고 있고, 벼목 내에서 써니과(Thurniaceae), 메야카과(Myacaceae), 곡정초과(Eriocaulaceae), 지리스과(Xyridaceae)와 함께 단계통군을 이룬다.¹⁾

그림 1. DNA 자료를 통한 꽃식물 계통수 상의 사초과의 위치 (출처:김상태)

비교적 최근 연구된 과내 분류로 Bruhl (1995)⁴⁾은 마파니아아과(Mapanioideae)와 방동사니아과(Cyperoideae)의 2아과와 10개의 족을 제시하고 있다.

식물체의 줄기는 일반적으로 3각형의 단면을 갖고 있다. 잎은 선형이고, 3열로 배열하며, 턱잎은 없다. 꽃차례는 작은이삭(소수, spikelet)이라고 불리는 작은 수상화서가 복잡하게 배열되며, 흔히 포가 있다. 꽃은 양성화 또는 단성화이고 화피편은 없거나 3~6개의 인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술은 1~3개이고, 심피는 2~3개가 합생한다. 씨방은 상위이며, 기저태좌를 갖는다. 과실은 수과이다.

사초과 식물들 중 가장 큰 속은 사초속(Carex)으로 약 2,000여 종에 이르며 꽃에 특징적으로 암술을 둘러싸는 과포(perigynium)라는 주머니 모양의 특수한 구조를 갖는다(그림 2). 이 밖에도 방동사니속(Cyperus; 약 600종), 하늘지기속 (Fimbristylis; 300종), 고랭이속(Scirpus; 약 300종), 고양이수염속(골풀아재비속, Rhynchospora; 약 200종), 너도고랭이속(Scleria; 약 200종), 바늘골속(Eleocharis; 약 200종) 등이 큰 속들이다.⁵⁾

그림 2. 사초과 식물인 도깨비사초의 꽃. 특히 사초속 식물들은 암술을 둘러싸는 과포라는 특수한 구조를 갖는다. (출처:김상태)

그림 3. 우리나라의 사초과 식물들. A. 통보리사초(Carex kobomugi). B. 산비늘사초(Carex heterolepis). C. 금방동사니(Cyperus microiria). D. 파대가리(Kyllinga brevifolia var. leiolepis). E. 물꼬챙이골(Eleocharis mamillata var. cyclocarpa). F. 올챙이고랭이(Scirpus juncoides var. hotarui). (출처:김상태)

국립수목원의 국가표준식물목록 상에서 사초과 식물은 282분류군이고, 이들 중 우리나라의 고유식물⁶⁾들은 잡골사초(Carex aphanolepis var. mixta), 갈사초(Carex austrokoreensis), 여우꼬리사초(Carex blepharicarpa var. insularis), 조선사초(Carex chosenica), 한라사초(Carex erythrobasis), 애기감둥사초(Carex gifuensis var. koreana), 난사초(Carex holotricha), 큰뚝사초(Carex humbertiana), 애기이삭사초(Carex ochrochlamys), 지리대사초(Carex okamotoi), 조이삭사초(Carex phaeothrix), 햇사초(Carex pseudosinensis), 지리실청사초(Carex sabynensis var. leiosperma), 포태사초(Carex siroumensis), 설령사초(Carex subumbellata var. koreana), 그늘실사초(Carex tenuiformis var. neo-filipes), 무등풀(Scleria mutoensis)이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 종이(파피루스)를 만드는데 Cyperus papyrus가 사용되었고, 몇몇 종은 원예용으로 흔히 심는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향부자(Cyperus rotundus)의 덩이줄기(괴경)는 한약재료로 이용된다.

1. Stevens PF (2001) Angiosperm Phylogeny Website. Version 14, July 2017.
2. Soltis PS, Soltis DE, Chase MW (1999) Angiosperm phylogeny inferred from multiple genes as a research tool for comparative biology. Nature, 402: 402-404
3. Zeng L, Zhang Q, Sun R 등 (2014) Resolution of deep angiosperm phylogeny using conserved nuclear genes and estimates of early divergence times. Nature Comm, 5: 4956
4. Bruhl JJ (1995) Sedge genera of the world: Relationships and a new classification of the Cyperaceae. Australian Syst. Bot., 8: 125-305
5. Judd WS, Campbell CS, Kellogg EA 등 (2016) Plant Systematics- A Phylogenetic Approach. Fourth ed. Sinauer Associates Inc., Sund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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