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점

특이점

[ singularity ]

특이점(singularity)이란 특정 물리량들이 정의되지 않거나 무한대가 되는 공간을 의미한다. 수학에서 특이점은 특정 수학적 양이 정의되지 않는 점이나 어떤 수학적 특성이 비정상적인 점을 말한다. 블랙홀의 중심, 빅뱅우주의 최초점 등이 특이점의 대표적인 예이다. 특이점에서는 일부 물리량들이 무한대로 발산하므로 호킹(Stephen Hawking)과 엘리스(G.F.R. Ellis) 같은 학자들은 특이점을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 법칙이 적용될 수 없는 곳으로 정의하기도 하였다.

목차

수학적 특이점

수학에서 특이점의 예를 들어보면 함수 @@NAMATH_INLINE@@ f(x) = 1/x @@NAMATH_INLINE@@에서 @@NAMATH_INLINE@@ x=0 @@NAMATH_INLINE@@인 점에서의 함수 값은 정의되지 않으므로(또는 무한대) @@NAMATH_INLINE@@ x=0 @@NAMATH_INLINE@@는 특이점이 된다. 함수 @@NAMATH_INLINE@@ f(x) = | x -1 | @@NAMATH_INLINE@@ 또한 @@NAMATH_INLINE@@ x=1 @@NAMATH_INLINE@@에서 미분 불가능해져서 @@NAMATH_INLINE@@ x=1 @@NAMATH_INLINE@@이 특이점이 된다.

좌표 특이점

주어진 시공간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좌표계를 선택해야 하는데 특정 좌표계에서 보이는 특이점이 같은 시공간이지만 다른 좌표계를 사용할 때는 특이점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이를 좌표 특이점(coordinate singularity)라 부른다. 예를 들어 지구 표면을 경도와 위도로 표시하는 2차원 구면좌표계에서 특정 경도선을 따라 극점에 접근하는 경우 극점을 약간만 넘어서면 경도가 갑자기 180° 변하는 비정상적인 변화가 생겨서 극점이 특이점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극점에 섰을 때 극점 근처 면은 지구표면의 임의의 점 주위의 면과 다른 점이 전혀 없다. 좌표계의 남북극은 다른 방향으로 잡은 좌표계에서는 원래 극점들이 정상적인 점이 된다. 이렇게 좌표계의 특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특이점은 물리적으로 비정상인 진짜 특이점과는 달라서 적절한 좌표계를 선택하면 특이점이 사라진다.

블랙홀 특이점

질량 @@NAMATH_INLINE@@M@@NAMATH_INLINE@@인 슈바르츠칠드블랙홀의 시공간은 계량(metric) @@NAMATH_DISPLAY@@ d s^2 = - \left( 1 - \frac{R_S}{r} \right) c^2 dt^2 + \left( 1 - \frac{R_S}{r} \right)^{-1} dr^2 + r^2( d \theta^2 + \sin^2 \theta d \phi^2 ) @@NAMATH_DISPLAY@@ 으로 나타낼 수 있다. @@NAMATH_INLINE@@ R_S \equiv 2GM_{BH}/c^2 @@NAMATH_INLINE@@는 슈바르츠실트반지름이다(그림 1). 이 계량의 @@NAMATH_INLINE@@rr@@NAMATH_INLINE@@ 성분 @@NAMATH_INLINE@@ g^{rr} = \left( 1 - \frac{R_S}{r} \right)^{-1} @@NAMATH_INLINE@@여서 @@NAMATH_INLINE@@ r = R_S @@NAMATH_INLINE@@에서 @@NAMATH_INLINE@@ g^{rr} = \infty @@NAMATH_INLINE@@가 되어 @@NAMATH_INLINE@@ r = R_S @@NAMATH_INLINE@@은 특이점으로 보인다. 물론 @@NAMATH_INLINE@@ r=0 @@NAMATH_INLINE@@에서도 @@NAMATH_INLINE@@ g^{tt}@@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 g^{rr}@@NAMATH_INLINE@@이 정의되지 않으므로 @@NAMATH_INLINE@@r=0@@NAMATH_INLINE@@도 특이점이다. 하지만 크루스칼(Kruskal) 좌표계 @@NAMATH_DISPLAY@@\begin{align} u &= \left( \frac{r}{R_S} - 1 \right)^{1/2} e^{r/2R_S} \cosh \frac{ct}{2R_S}, \\ v &= \left( \frac{r}{R_S} - 1 \right)^{1/2} e^{r/2R_S} \sinh \frac{ct}{2R_S} \end{align}@@NAMATH_DISPLAY@@ 을 택하면 계량함수는 @@NAMATH_DISPLAY@@ ds^2 = \frac{4R_S}{r} e^{-r/2R_S} R_S^2 (-dv^2 + du^2 ) + r^2 d\theta^2 + r^2 \sin^2\theta d\phi^2 @@NAMATH_DISPLAY@@ 이 된다. 이 계량의 텐서 항들은 @@NAMATH_INLINE@@ r=R_S @@NAMATH_INLINE@@에서 아무런 특이 사항이 없고 @@NAMATH_INLINE@@ r =0 @@NAMATH_INLINE@@에서만 문제를 일으킨다. 즉 이 새로운 좌표계에서는 @@NAMATH_INLINE@@r=0@@NAMATH_INLINE@@만 특이점이다. 중력가속도나 시공간곡률 등을 계산해보면 @@NAMATH_INLINE@@r=0@@NAMATH_INLINE@@에서는 이 값들이 발산하므로 물리적으로 의미있는 진짜 특이점은 @@NAMATH_INLINE@@r=0@@NAMATH_INLINE@@이다. 즉 슈바르츠실트블랙홀 중심에서 중력가속도 등은 무한대가 되고 모든 물질은 수학적 점으로 압축되어야 한다. 슈바르츠실트블랙홀 외에 회전하는 커블랙홀, 전하를 가지는 라이스너-노르드스트롬블랙홀도 특이점을 가진다.

그림 1. 슈바르츠실트시공간을 표현한 그림에서 사건의 지평선이 위치한 슈바르츠실트반지름(@@NAMATH_INLINE@@ r = R_S @@NAMATH_INLINE@@)은 좌표 특이점, 중심점(@@NAMATH_INLINE@@ r = 0 @@NAMATH_INLINE@@)는 물리적 특이점이다. (, 수정: 박명구)

특이점정리

특이점은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자주 나타나며 매우 중요한 개념인데 호킹과 엘리스는 특이점을 유한한 거리에 위치한 시공간의 경계의 일부로도 정의하였다. 특이점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입자나 빛의 경로(geodesic)는 역학적으로 잘 결정된다. 하지만 특이점은 유한한 거리에 있는 시공간의 경계이므로 입자나 빛의 경로가 특이점을 지나서는 정의되지 않는다. 즉 특이점에 도달한 입자의 운동은 이후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게된다. 펜로즈는 대략적으로 구형인 천체가 중력붕괴될 경우 일반적으로 특이점 생성을 피할 수 없음을 보임으로써 블랙홀이 실제로 만들어 질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였다. 펜로즈는 이 연구로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호킹도 같은 방법으로 현재 팽창하고 있는 우주는 과거에 무한대의 밀도를 가진 특이점을 가져야 함을 증명했다. (두 경우 모두 어떤 에너지 조건들이 만족되어야 한다.) 이 정리를 펜로즈-호킹 특이점정리(Penrose-Hawking singularity theorem)라 부르는데 사건의 지평선이 생길 경우 반드시 특이점이 생겨야 함을 보여준다.

특이점에서의 물리적 상태

일반상대성이론에서 특이점은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곳이다. 예를 들어 블랙홀 중심에는 블랙홀 전체의 질량이 점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일반상대성이론은 말한다. 하지만 크기가 0에 아주 가까워지고 시공간의 곡률이 아주 커지게 되면 양자역학적 효과가 중요해진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직 완성된 양자중력이론을 가지고 있지 못하므로 특이점이 양자역학적 효과에 의해 어떤 시공간 또는 물질 상태로 존재하는지 짐작조차 못한다. 빅뱅 특이점도 마찬가지로 어떤 물리적 상태이겠지만 아직 어떤 상태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양자역학적 효과에 의해 수학적 일반상대성이론이 보여주는 특이점과 달리 밀도나 시공간곡률(중력)이 실제 무한대이진 않을 것으로 짐작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