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초

각초

[ arcsecond ]

간단히 초(″)라고도 읽는 각초(arcsecond)는 각의 단위이다. 1 초(″)는 1분(′)의 1/60, 1도(°)의 1/3600인 각이다. 시력 1.0인 사람이 구별할 수 있는 각은 대략 1′ 정도이므로 맨눈으로는 구별할 수 없는 매우 작은 각이다. 천문학 관측에서 가장 흔한 가시광 관측의 각분해능이 대략 1″ 내외 이므로 천문학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각의 단위이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약 0.05″ 각크기까지 구별할 수 있고 지상 광학(가시광)망원경은 1″ 내의 각크기를 구별할 수 있다.

목차

매우 작은 각, 각초

1°= π/180라디안이므로 1″는 π/(180*3600) = π/648000 ≈ 1/206265라디안에 해당한다. 즉 반경 206265인 원에서 길이 1인 호(arc)가 만드는 각이다(그림 1). 천구 상에서 각크기가 1″인 천체의 크기는 그 천체까지의 거리의 206265분의 1이다.

그림 1: 각크기 1″의 정의(출처 : 박명구/한국천문학회)

키 2 m인 제주 사람을 450 km 떨어진 서울에서 본 각크기가 1″이며, 거리 384,399 km(평균거리) 떨어진 달을 관측할 경우 1.86 km가 1″에 해당한다. 달에 놓여진 탐사 흔적을 지구에서 관측하려면 0.001″ 보다 더 작은 각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림 2는 보현산천문대에서 약 90km 떨어진 소백산천문대를 촬영한 사진이다. 맨 위 사진은 사람의 두 눈으로 동시에 보이는 시야각 114°의 약 1/10에 해당하는 12.3° 시야를 촬영한 사진이다. 이를 5배 확대하면 위에서 두 번째 사진, 다시 5배 확대하면 세 번째 사진, 다시 5배 하여 총 125배 확대한 사진이 맨 아래 사진이다. 이 사진에서 가운데 원으로 표시된 건물이 소백산천문대 첨성동인데 각크기가 대략 30″이며 이 사진 한 화소(pixel)가 약 2″이다. 1″는 이렇게 매우 작은 각이다.

그림 2: 보현산천문대에서 촬영한 12.3° 넓이의 소백산 사진에서 30″ 크기를 보여주는 사진.(출처 : 전영범/한국천문학회, 수정 : 박명구)

파섹과 천문단위

천문학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거리 단위인 pc(파섹)은 연주시차가 1″로 측정되는 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즉 1AU(천문단위, 태양-지구 거리)가 1″ 각크기로 보이는 거리이다. 1″= 1AU ÷ 1pc 이므로 1pc = 206265AU = 3.08×1016m 이다.

천체의 각크기

태양계 내 행성들은 수 ″에서 수십 ″에 이르는 각크기를 가지고 있으나 별은 크기에 비해 매우 멀리있어서 1″ 보다 훨씬 더 작은 각크기를 가지고 있다. 은하나 은하단 등은 매우 멀리 있지만 크기 또한 매우 커서 대부분 1″ 이상의 각크기를 가지므로 대략적인 모습을 구별할 수 있다.

관측파장에 따른 각분해능

전자기파는 같은 구경의 망원경을 사용할 경우 파장이 길수록 각분해능이 나빠진다. 광학(가시광)망원경의 경우 구경이 약 10cm이상이면 1″ 보다 더 작은 모습도 구별할 수 있지만 지구 대기의 아지랑이(시상)효과 때문에 대개 1″ 내외의 각분해능을 가지게 된다. 파장이 더 짧은 엑스선 관측의 경우 물체를 잘 투과하는 엑스선의 특성 때문에 엑스선을 집광(focusing)하기 어려워서 각분해능이 나빠지지만 특수한 광학계를 만들 경우 1″보다 더 좋은 각분해능을 가질 수 있다. 찬드라(Chandra) 엑스선 우주망원경의 경우 0.5″의 각분해능을 가진다. 엑스선 같이 우주에서 관측해야하는 감마선망원경의 경우 아예 집광을 할 수 없어서 1″보다 매우 나쁜 각분해능을 가진다. 파장이 아주 긴 전파관측은 망원경의 크기를 마음대로 크게 할 수 없어서 1″보다 매우 나쁜 각분해능을 가진다. 대덕전파천문대의 지름 13.7m인 망원경으로 115.6 GHz 주파수대에서 관측할 경우 각해상도는 47″여서 광학관측에 비해 매우 흐리게 우주를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여러 전파망원경을 하나의 큰 전파망원경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경합성법을 활용하면 매우 뛰어난 각분해능을 가지게 된다. 한국우주전파관측망은 3대의 전파망원경을 서울, 울산, 제주에 각각 두고 마치 지름 476km 짜리 전파망원경과 같은 효과를 내어서 무려 0.001″의 각해상도(129 GHz 기준)로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밀리각초, 마이크로각초

각초보다 더 작은 각크기를 나타낼 때는 1000분의 1각초인 밀리각초(milliarcsecond, mas, 0.001″)나 100만분의 1각초인 마이크로각초(microarcsecond, μas, 0.000001″)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