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

산란

[ Scattering ]

산란이란 일반적으로는 균일한 매질 내에서 직진하고 있는 입자나 파동이 균일하지 않는 부분이나 다른 입자와 상호작용을 하여 그 경로가 바뀌는 것을 가리킨다. 본 페이지에서는 빛 또는 전자기파산란만을 다룬다.


전자기파의 산란은 크게 탄성 산란과 비탄성 산란으로 나눌 수 있다. 이는 두 입자 사이의 탄성충돌비탄성충돌과 유사한 개념으로서, 산란 전 후의 전자기파의 에너지가 변하지 않으면 탄성 산란, 증가하거나 감소하면 비탄성 산란이라 한다. 전자기파의 에너지는 광전효과에서 입증된 것과 같이 전자기파의 주파수에 비례한다. 따라서 산란 전후에 전자기파의 주파수 또는 파장이 바뀌지 않는 경우는 탄성 산란, 바뀌는 경우는 비탄성 산란이라 말할 수 있다. 탄성 산란에는 레일리 산란(Rayleigh scattering)과 미 산란(Mie scattering)이 있고, 비탄성 산란에는 라만 산란(Raman scattering), 브릴루앙 산란(Brillouin scattering) 등이 있다.

그림1. 레일리 산란과 미 산란에서의 방향에 따른 산란된 빛의 세기 (출처:한국물리학회)

먼저 탄성 산란에 대해 알아 본다. 레일리 산란은 전자기파가 진행하는 매질 내에 전자기파파장보다 매우 작은—대략 파장의 1/10 이하의— 장애물—입자나 굴절률의 불규칙성—이 존재할 경우 일어나는 산란이다.그림 1에서와 같이 빛이 진행하는 방향(전방향) 또는 그 반대 방향(역방향)으로 가장 큰 산란이 일어나고 그 수직 방향으로는 약 절반 크기의 산란이 일어난다. 산란된 빛의 세기는, 산란을 일으키는 원인의 형태와 무관하게, 파장의 네제곱에 반비례 한다. 즉 파장이 짧은 빛이 파장이 긴 빛보다 더 큰 산란을 겪게 된다. 이러한 레일리 산란의 예를 두 가지 살펴 보자. 먼저 그림 2와 같이 태양 빛의 대기에 의한 산란 현상이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 중에서 파장이 짧은 푸른 색이 더 많은 산란을 겪기 때문에 낮에는 하늘이 균일한 파란색으로 보인다. 또한 저녁 나절에 태양 주변에 붉은 노을이 생기는 것은, 고도가 낮아진 태양 빛이 대기를 길게 통과하면서 푸른 색들은 산란되어 사라지고 붉은 색 계열만 남기 때문이다. 이러한 산란에 의한 빛의 세기 감소는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널리 사용되는 광섬유에서도 나타나며, 파장이 짧아질수록 광섬유를 통과할 때 더 많은 감쇠를 겪는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광섬유에서는 이에 더하여 광섬유의 재료인 실리카에 의한 적외선의 흡수가 일어나며 이는 파장과 함께 커진다. 레일리 산란에 의한 감쇠와 적외선의 흡수에 의한 감쇠가 가장 작아지는 파장이 약 1550 nm 정도이며, 이 파장이 현재 광통신에 널리 쓰이는 파장이 된 이유이다. 전자기파파장의 1/10보다 큰 장애물에 의해 산란이 일어나는 경우를 미 산란(Mie scattering)이라 하는데, 이 경우는 산란을 일으키는 입자의 형태에 따라 산란의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구와 같이 대칭성이 높은 입자에 의한 미 산란이 잘 알려져 있다. 그림 1과 같이 전방향 산란이 가장 강하게 일어난다. 특히 미 산란은 레일리 산란과는 달리 파장의 변화에 대해 산란되는 정도의 차이가 둔감하여 모든 파장의 빛을 동일한 정도로 산란시킨다. 일례로 구름의 색깔이 하얗게 보이는 이유가 태양에서 오는 모든 파장의 빛을 동일한 정도로 산란시키기 때문이다.

그림2. 태양 빛의 공기 중 산란 (출처:한국물리학회)

그림3. 광섬유의 파장에 따른 감쇠율 (출처:한국물리학회)

탄성 산란이 일어날 때 매우 작은 양이지만 (약 천만분의 일), 산란된 전자기파파장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비탄성 산란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에너지 변화가 산란을 일으키는 분자의 진동 또는 회전에너지에 의해 일어날 때 라만 산란이라고 하고, 음파와 같이 구성 물질의 집합적인 파동에 의해 일어날 때 브릴루앙 산란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