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자동력

양성자동력

[ proton motive force ]

약어 PMF

양성자동력; 양성자구동력(국문) proton motive force(영문) PMF(약어)

막을 사이에 두고 형성된 양성자(H+)의 농도 차이를 말한다. 양성자의 농도 차이는 ATP 합성효소(ATP synthase)을 통해 ATP를 합성할 수 있는 동력이 되거나, 직접 물리적 운동을 위한 동력으로 사용될 수 있기에 양성자동력(proton motive force)이라고 부른다. 호흡에서 양성자동력을 이용하여 ATP를 얻는 과정을 산화적 인산화(oxidative phosphorylation)라 부르고, 광합성 과정에서 양성자동력을 이용하여 ATP를 얻는 과정을 광인산화(photophosphorylation)라 부른다. 양성자동력을 이용하여 ATP를 얻는 산화적 인산화와 광인산화 과정은 해당과정(glycolysis)에서 일어나는 효소 반응을 통해 ATP를 얻는 기질수준 인산화(substrate-level phosphorylation)와 대비를 이룬다.

목차

역사

산화적 인산화와 광인산화 반응을 통하여 생성되는 ATP가 살아 있는 세포의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기본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는 사실은 1950년대 중반쯤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전자이동과 ATP 합성이 연결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한 많은 가설이 세워졌는데, 그 중 가장 지지를 많이 받은 가설은 전자이동과 ATP 합성 과정 사이에 '에너지가 풍부한' 화합물이 중간물질로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이다. 그러나 많은 실험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가정에 대한 아무런 실험적 증거를 얻을 수 없었다. 더욱이 이 가설들은 산화적 인산화와 광인산화 반응에 반드시 필요한 세포막의 역할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Peter D. Mitchell(1920 – 1992) 교수는 1961년 화학삼투(chemiosmosis) 가설을 주장하였다1). Mitchell 교수는 플러스 전하를 띤 양성자 입자의 흐름에 의해 에너지가 운반되는 것이지, 에너지를 전달하는 매개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함으로써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버렸다. 즉, 양성자의 방향적 이동과 ATP 합성이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전자이동이 막을 가로질러서 전기화학적인 양성자의 농도 차이를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ATP 합성의 추진력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하였다. 이 가설은 산화적 인산화와 광인산화 반응에서 막 구조가 필요한 이유를 잘 설명할 수 있었다. 그러나 화학삼투 가설은 매우 이례적이었고, 실험적 증거에 기초하지 않았기에 상당한 물의를 일으켰다. 이후 10년 동안의 수많은 실험은 그의 가설을 지지하였고, ATP 합성효소(ATP synthase)의 발견은 그의 주장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증거가 되었다2). 그는 1978년 화학삼투이론을 제시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하였다. 화학삼투이론은 현재는 세포생명공학의 기본적인 이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성자동력의 형성

양성자동력은 일반적으로 세포막에 존재하는 전자전달계(electron transport system)를 통해 형성이 된다. 호흡과정에서는 전자가 환원력이 큰 물질(예를 들면 NADH)로부터 산소와 같이 산화력이 큰 물질로 이동이 되는 과정에서 전자전달계는 수소 이온(H+)을 세포밖으로 퍼낸다. 대장균에서 연구된 전자전달계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NADH 탈수소화효소-1(NADH dehydrogenase-1, NAD-1)는 NADH로부터 받은 2개의 전자를 퀴논(quinone, Q)에 전달하면서 4개의 H+를 세포 밖으로 수송하게 된다(그림 1). 환원된 퀴놀(quinol, QH2)은 시토크롬 bo 복합체(cytochrome bo complex)에 전자를 전달하면서 2개의 H+를 세포 밖으로 수송하게 된다3). 마지막으로 환원된 시토크롬 bo 복합체는 산소에 전자를 전달하면서 2개의 H+를 세포 밖으로 수송하게 된다. 그러므로 대장균은 NADH 한분자에서 나온 2개의 전자가 산소에게 전달이 되면서 총 8개의 H+가 세포 밖으로 수송이 되게 된다.

세포막은 인지질 막으로 되어 있어서 이온들은 자유롭게 통과를 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인지질 막은 전자전달계에 의해서 발생되는 이온 농도 기울기를 유지하게 된다. 이렇게 저장된 이온 농도 기울기는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반응에서 이용이 된다. 막 사이에 형성된 양성자 농도 차이는 두 가지 형태의 에너지가 저장된다. 막의 내부와 외부 간의 전하량의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막전위와 양성자 이온 농도 차이에 따른 pH의 차이이다. 이 두 가지 에너지의 합이 양성자동력의 에너지 값이 된다.

과도한 양성자동력의 축적은 세균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대장균과 같은 세균의 경우에는 전자전달의 다양한 우회경로를 갖게 된다. 예를 들어 양성자를 4분자를 퍼내는 NDH-1 대신에 같은 반응이지만 양성자를 퍼내지 않는 NDH-2를 사용한다4). 또는 양성자를 2분자를 퍼내는 시토크롬 bo 복합체 경로 대신에 퍼내지 않는 시토크롬 bd 복합체 경로를 이용하면 NADH로부터 산소까지 전자 2분자가 전달이 되는 과정(NADH + H+ + ½O2 ⇄ NAD+ + H2O) 동안 Q과 시토크롬 b사이에서 2분자의 양성자만 퍼낼 수 있을 것이다(그림 1). 이와 같이 다양한 조합을 선택을 하면 양성자를 2, 4, 6, 혹은 8분자까지 다양한 숫자로 퍼낼 수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양성자동력의 지나친 축적을 막을 수가 있다.

그림 1. 대장균의 전자전달계와 양성자의 이동. NDH-2와 시토크롬 bd의 경우 양성자의 이동이 이루어지지 않음 (그림: 서창완/서울대)

양성자동력의 생리적 역할

ATP 합성

막 사이에 형성된 양성자동력을 이용하여 ATP를 생산하는 F1Fo ATP 합성효소는 생명체 종류에 상관없이 매우 잘 보존이 되어 있다. 막에 위치하고 있는 Fo 부분은 올리고마이신(oligomycin)에 민감하기 때문에 그 이름이 붙여졌다. F1 부분은 세포질 쪽으로 나와 있고 Fo로부터의 구동력을 전달 받아서 ATP를 합성하게 된다. F1Fo ATP 합성효소의 Fo 부분을 통해 3개의 양성자가 이동할 때 한 분자의 ATP가 합성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그림 2).

그림 2. F1Fo ATP 합성효소의 구조 및 양성자동력을 이용한 ATP 합성 (그림: 서창완/서울대)

물질의 수송

막 사이의 양성자의 농도 차이는 많은 생명체에서 물질의 수송에 직접 이용된다. 2차 능동 수송에 해당되는 이런 수송은 에너지원으로 ATP 대신에 양성자동력을 직접 이용한다. 예를 들면, 대장균에서 젖당(lactose) 수송에 관여하는 젖당수송체(lactose permease)는 H+의 농도 기울기를 소비하면서 내부로 젖당을 수송하는 동반수송체(symporter)이다(그림 3). 세균에서 많은 물질들이 이런 동반수송체를 통해 물질이 수송이 된다.

그림 3. 양성자동력을 이용한 젖당수송체에 의한 젖당 수송 (그림: 이창로/명지대)

편모운동

양성자동력은 미생물에서 편모를 회전시켜서 먹이를 찾아가는 운동에도 직접 사용된다. 특히 편모를 1회전 시키기 위해서는 약 1,000개의 양성자가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로부터 편모를 구동하는 에너지가 얼마나 큰가를 짐작할 수 있다. 편모를 구성하는 Mot 단백질이 양성자동력을 이용하여 편모를 회전시키는데 정확한 기작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몇가지 모델들 중 ‘양성자터빈’모델에서는 양성자가 Mot 단백질을 통과할 때 MS링(MS ring)과 C링(C ring)에 존재하는 전하에 힘을 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반발력 또는 끌림 현상 때문에 링이 회전한다고 설명한다.

나트륨동력(sodium motive force)

대부분의 생명체가 양성자동력으로 H+ 농도 차이를 이용하지만, 일부 세균은 나트륨(sodium, Na+)농도 차이를 에너지로 저장하는 나트륨동력(sodium motive force)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극호염균(extreme halophilic archaea)의 경우에는 주위 환경에 양성자가 별로 없기 때문에 양성자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전적으로 나트륨동력을 사용하여 ATP 합성효소를 구동시킨다. 또 일부 초고온균(hyperthermophile)도 나트륨동력을 사용한다. 그 이유에 대해 높은 온도에서는 H+가 막을 쉽게 빠져나가 H+의 농도 차이가 쉽게 사라지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제시되기도 하였다5). 또한 비브리오 속에 속하는 종들이나 페스트병균(Yersinia pestis)과 같은 종의 경우에는 전자전달계의 산화효소들이 양성자 대신에 Na+를 퍼내기도 한다. 비브리오 속 세균들은 편모의 회전에 나트륨동력을 이용한다고 잘 알려져 있다(그림 4)6).7)

그림 4. 콜레라균에서 나트륨동력을 이용한 편모의 회전 (출처: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123518)

관련용어

초고온균(hyperthermophile), 페스트병균(Yersinia pestis)

집필

이창로/명지대학교

감수

하남출/서울대학교

참고문헌

1. Peter Mitchell. 1961. Coupling of phosphorylation to electron and hydrogen transfer by a chemi-osmotic type of mechanism. Nature. 191, 144–148.
2. Jagendorf A. T., E. Uribe. 1966. ATP formation caused by acid-base transition of spinach chloroplasts. Proc. Natl. Acad. Sci. USA. 55, 170–177.
3. Eberly AR, Floyd KA, Beebout CJ, Colling SJ, Fitzgerald MJ, Stratton CW, Schmitz JE, Hadjifrangiskou M. 2017. Biofilm Formation by Uropathogenic Escherichia coli Is Favored under Oxygen Conditions That Mimic the Bladder Environment. Int J Mol Sci. 18, pii: E2077.
4. Kanjee U, Houry WA. 2013. Mechanisms of acid resistance in Escherichia coli. Annu Rev Microbiol. 67, 65-81.
5. van de Vossenberg JL, Ubbink-Kok T, Elferink MG, Driessen AJ, Konings WN. 1995. Ion permeability of the cytoplasmic membrane limits the maximum growth temperature of bacteria and archaea. Mol Microbiol. 18, 925-32.
6. Zhu S, Kojima S, Homma M. 2013. Structure, gene regulation and environmental response of flagella in Vibrio. Front Microbiol. 4, 410.
7. Halang P, Vorburger T, Steuber J. 2015. Serine 26 in the PomB subunit of the flagellar motor is essential for hypermotility of Vibrio cholerae. PLoS One. 10, e0123518.

동의어

양성자동력(proton motive force), 양성자동력, proton motive for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