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추위

반추위

[ rumen ]

반추(rumination)라는 말은 라티언의 ruminare에서 유래된 용어로서 ‘반복적으로 씹는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반추동물은 제1위, 제2위(벌집위), 제3위(겹주름위)와 제4위(주름위)로 분화되어 있으며, 반추위는 제1위와 제2위를 통틀어 지칭하며 복강 용적의 3/4의 이상을 차지한다.

반추위 구조 및 내용물(출처: 이상석/순천대학교)

목차

크기 및 기능

제1위(혹위, rumen) 

제1위는 혹위라고 하며 혐기성 미생물이 서식하기 가장 적합한 환경적 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섭취한 사료를 발효시켜 영양소로 이용한다. 전체 위 용적의 60~80% 정도로서, 해부학적으로 좌측 복강의 대부분과 제6늑골에서 골반강까지 이른다. 제1위는 종구(longitudinal grove) 또는 수평구에 의해 배낭(dorsal sac)과 복낭(ventral sac)으로 갈라지고, 관상구(coronary groove)에 의해 다시 전낭(cranial sac)과 후낭(caudal sac)으로 나뉜다. 반추위의 가장 중요한 생리적 특징은 반추와 트림 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 및 메탄 가스 등을 배출한다. 반추는 거친 사료 즉 조사료를 섭취 후 잘 소화되지 않은 위내 내용물을 입으로 토출한 후 재저작하고 분쇄하여 다시 삼키는 행동이다. 섭취된 사료는 먼저 반추위 제1위에 모여 거칠기, 크기, 비중, 형태에 따라 바로 2~4위로 보내지며, 제2위를 거쳐 되돌아온 거친 사료는 뭉쳐진 다음 토출되어 40~60회 정도 씹은 다음 다시 삼키는 되새김질이 이뤄진다. 소의 경우 40~50분 동안 이 동작을 반복하고 소화가 완전히 이루어질 때까지 행동을 되풀이한다. 위의 내부 표면은 케라틴화된 돌기(keratinized projections)인 암갈색 유두(papillae)로 덮여 있으며 유두를 통해 영양분의 흡수작용이 이루어진다. 어린 반추동물의 경우에는 유두의 성장이 느려 크기가 작지만, 건초나 배합사료와 같은 고형 거친 사료를 섭취와 발효로 인해 생긴 대사물질인 휘발성지방산이나 암모니아 등의 자극에 의해 그 수와 크기가 증가한다. 배낭보다 복낭에서 더 많은 수의 유두가 존재하며, 제1위의 내부 색깔도 어린 송아지의 경우엔 아주 연하지만 성장하면서 식물체에서 유래된 탄닌(tannin)에 의해 점차 연노랑색에서 진한 암갈색을 띤다. 반추위는 대부분의 미생물이 서식하는 장소로 유입되는 사료를 발효시키는 일종의 발효공장이라 할 수 있다. 트림은 반추위내 미생물에 의해 생긴 다량의 이산화탄소, 메탄, 수소, 질소 등의 가스를 입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이다. 트림은 반추위내 가스가 많이 생성되면 1위내 분문부에 있는 수용기를 자극하여 반사적으로 일어나며 트림으로 배출된 가스는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추동물의 반추위를 구성하는 낭(sac)과 구획의 명칭 (그림: 서창완/서울대)

제2위(벌집위, reticulum) 제2위는 금속이나 이물질을 걸러내기 때문에 그물위라고 한다. 복부 기저부의 왼쪽 제6~8늑골 맞은편의 횡경막과 오른쪽의 횡경막, 간, 제3위 및 제4위 등과 닿아 있다. 제1위와 제2위는 제1~2위 추벽(reticulo-ruminal fold)에 의해 일부 분리되어 있지만 되새김질을 통해 내용물이 상호 자유롭게 왕래하고, 제1위와 동일하게 발효와 흡수 기능이 있어 흔히 제1위와 제2위를 통칭하여 ‘반추위’라 한다. 제2위는 4각 또는 6각의 벌집 모양 후벽이 발달해 있고 그 바닥에 작은 유두가 밀생해 있다. 반추동물은 식도구라는 특수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포유중인 어린 동물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섭취한 모유 및 대용유를 제1위와 제2위를 거치지 않고 식도에서 직접 제3위로 들어간다. 식도구는 제1위 분문부에서 제2~3위구까지 이르는 2장의 입술모양 돌기(순상돌기)로 되어 있으며, 이 돌기가 수축하면 식도구가 폐쇄되어 관(tube)을 형성하는데 이를 식도구 폐쇄라고 한다. 젖을 떼거나 액상으로 된 사료를 계속 섭취하지 않으면 식도구는 더 이상 기능을 하지 않는다. 

소화

어린 반추동물의 반추위는 잘 발달이 되어 있지 않아 소화효소가 분비되는 제4위와 소장에서 소화가 이루어진다. 반추위의 발달은 갓 태어난 송아지의 경우 전체 위 용적의 30% 수준이었다가 약 2개월령이 경과하면서 반추위가 발달하면서 형태를 갖추어지고 미생물 군락이 형성되어 반추동물로서의 소화기능을 가지게 된다. 약 6개월령 정도 성장하게 되면 중량비율적으로 성장이 진행된 성축과 비슷한 반추위 특성을 갖게 된다. 반추동물의 소화는 일반적으로 섬유소의 90%, 가소화탄수화물의 82~90%, 세포막물질의 85%, 유기물의 65%, 질소화합물의 25%가 제1위에서 미생물에 의해 소화된다. 이처럼 급여사료의 약 65%가 반추위에서 소화되므로 반추동물의 반추위는 가장 중요한 소화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반추동물이 섭취하는 사료의 약 75%는 탄수화물이며 목초와 같은 조사료에는 주로 섬유소(cellulose), 헤미셀룰로오스(hemicellulose), 펙틴(pectin) 등의 탄수화물이 포함되어 있다. 반추위내 미생물은 이들 탄수화물을 분해하여 휘발성 지방산을 생성하며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생산된 휘발성 지방산은 대부분 반추위에서 된다. 반추위에서 생성된 휘발성지방산은 주로 초산(acetate), 프로피온산(propionate), 낙산(butyrate) 등으로 나누며 일반적인 생산 비율은 65: 20:9이나 사료의 종류. 가공형태 및 조사료와 농후사료 급여비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사료를 많이 섭취할 수록 섬유소 분해 박테리아 수가 증가하여 초산 생성 비율이 높아지며, 농후 사료의 급여 비율이 높아지면 전분 분해 박테리아의 수가 증가하고 섬유소 분해 박테리아 수가 감소하고 프로피온산 생성 비율이 높아진다. 초산은 체내에서 에너지원 및 유지방의 합성에 이용되며 프로피온산은 에너지원 또는 체지방 합성에 이용된다. 또한 사료 속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반추위 내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분해단백질과 분해되지 않는 비분해단백질으로 나눠져 있다. 분해단백질은 반추위 내에서 반추 미생물에 의해 암모니아로 분해된 후 반추 미생물의 체구성에 이용되어 미생물체 단백질을 형성하며 미생물체 단백질과 비분해 단백질의 일부는 소장에서 흡수 되어진다. 이와 같이 반추위의 소화작용은 반추동물의 고유한 생리적 작용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반추위라는 혐기적 생태계에서 공생하고 있는 다양하고 수많은 수의 미생물 등에 의해 일어난다.

반추위 미생물

반추위는 복잡합 혐기성 미생물 생태계로 박테리아(bacteria), 고균(archaea), 프로토조아(protozoa), 곰팡이(fungi) 및 바이러스(virus)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박테리아와 프로토조아가 전체 미생물용적당 40~6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16S rRNA 유전자 기반으로 분석결과 50%이상 미분류 속(genes)으로 분류되어 반추위내 미생물의 군집이 복잡하고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추 위액 1 cc에는 약 1백억 마리의 박테리아, 1백만 마리의 프로토조아, 10만 여 마리의 곰팡이가 살고 있으며, 이 외에도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즈마(micoplasma) 등의 미생물이 공생하고 있다. 반추위내 박테리아는 대부분 혐기성 균주로 현재까지 약 200여 종, 프로토조아는 400여 종, 곰팡이는 6속(genus)으로 분류한다.

반추위내 영양소 소화에 주 역할을 하고있는 박테리아는 식물바이오매스를 미생물발효과정을 통해 단쇄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 SCFA)과 아미노산으로 전환시킨다. 발효시키는 기질이나 기질 이용성 및 발효생성물에 따라 섬유소 분해박테리아(Fibrobacteria succinogens, Ruminococcus albusButyrivibrio fibriosolvens 등), 전분 및 당 분해박테리아(Ruminobacter amylopbilusLactobacillus ruminus 등), 단백질 분해박테리아(Ruminobacter amylopbilusStreptococcus bovis 등), 유기산 분해 박테리아(Selenomonas ruminantium 등) 및 메탄 생성박테리아로(Methanobrevibacteria ruminatiumMethanomicrobium mobile 등)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위 내부 환경에 따라 미생물의 성상도 크게 달라지며, 사료의 종류나 형태는 위내 pH에 영향을 미쳐 미생물 조성이 변하게 된다. 쉽게 분해되는 가용성 탄수화물이 많은 농후 사료의 비율이 높아지면 되새김질이 줄어들고, 되새김질이 줄어들게 되면 침의 유입이 줄어들면서 반추위의 운동성이 약해진다. 반추위의 운동성이 약해지면 건물섭취량과 pH가 감소하여, 반추위 미생물의 섬유소 분해 미생물이 줄어들고 전분 분해 미생물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섬유소 분해 미생물과 메탄 생성 미생물의 활성은 산도 6.2~6.8에서 가장 높고, 6.0 이하로 떨어지면 급격히 미생물 수 및 다양성이 감소한다. 또한 전분 분해 미생물은 낮은 산도인 5.2~6.0에서 활성도가 높고 일부 프로토조아는 산도 5.5 이하가 되면 급감하게 된다. 따라서 당분이 많이 함유된 사료를 과량 섭취시 사료의 급격한 분해와 젖산이 과잉 생성되는 이상발효현상인 산독증을 예방하고 미생물의 성장에 적절한 반추위내 적정 산도인 5.5~6.5를 유지해야 한다.

관련용어

혐기성, 미생물, 박테리아(bacteria), 고균(archaea), 프로토조아(protozoa), 곰팡이(fungi), 바이러스(virus), 16S rRNA 유전자, 메탄 생성박테리아

집필

이상석/순천대학교

감수

김근필/중앙대학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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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어

반추위, Rumen, rumen, 반추위(Ru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