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기자전

동주기자전

[ synchronous rotation ]

동주기자전(synchronous rotation)은 2체로 묶인 두 천체 중 한 천체의 자전 주기가 공전 주기와 동일한 현상이다. 이 경우 이 천체는 상대 천체에게 늘 같은 면을 보여 준다. 지구-달계의 은 동주기자전을 한다. 지구에서 달의 한쪽 면만을 보는 이유도 달의 자전 주기 27.3일이 달의 지구에 대한 공전 주기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달이 10도만큼 자전할 때에 공전도 10도한다면 지구에 대하여 같은 면만을 보여줄 것이다. 동주기자전은 명왕성-카론이나 격변변광성을 포함하는 근접 쌍성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림 1. 동주기자전에 의하여 한쪽 면만 관찰되는 이유.(좌상) 지구에 대해서 달이 자전하지 않은 채 공전만 한다면, 한 공전 주기가 지나면 지구에서 달의 표면 전체를 관측할 수 있다.(좌하) 달이 공전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자전만 해도 한 자전 주기가 지나면 지구에서 달의 표면 전체를 관측할 수 있다.(우) 달의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동일하여 자전의 45도할 때에 공전도 45도를 한다면, 지구에서는 달의 같은 면만을 계속 관찰하게 되고, 반대편을 볼 수 없게 된다.(출처: 이희원/한국천문학회)

목차

동주기자전과 조석 현상

동주기 자전이 일어나는 원인은 조석 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 자전과 공전의 주기가 일치하지 않으면, 조석력에 의하여 부풀어 오른 부분이 두 천체를 연결하는 방향에 대하여 어긋나게 되고, 이러한 어긋남을 줄이는 쪽으로 중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달이 지구에 주는 조석력도 지구의 자전 주기가 지구-달 공전 주기와 일치하도록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지구의 자전 주기는 지속적으로 길어지고 있다.

명왕성은 카론, 닉스, 히드라, 케르베로스, 스틱스를 위성으로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위성인 카론과는 서로 6.4일을 주기로 동주기 회전을 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한쪽 면만을 보이며 회전하고 있다(그림 2). 이러한 현상을 조석 잠금(tidal locking)이라고도 부른다. 명왕성과 카론이 동주기자전을 이룩한 데에는 카론의 질량이 명왕성 질량의 약 8분 1로서 상대적으로 매우 크기 때문이다. 달의 질량이 지구 질량에 비하여 약 80분의 1이라는 점과 크게 대조된다.

그림 2. 명왕성과 명왕성의 가장 큰 위성인 카론은 각자의 자전 주기가 서로의 공전 주기와 일치하는 동주기자전을 한다. 이 결과 명왕성과 카론은 서로가 서로에게 늘 같은 면만 보여 준다.()

동주기자전과 공명현상

달 혹은 명왕성-카론에서 나타나는 동주기자전은 자전과 공전 사이에서 나타나는 1: 1 공명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전 주기에 영향을 주는 중력의 효과가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는 두 주기가 간단한 정수비로 나타날 때이며, 이러한 현상을 공명(resonance)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태양계에서 가장 안쪽 궤도를 돌고 있는 수성(Mercury)은 공전 주기가 88일이고 자전 주기가 58일로서 3: 2의 비율을 보여 준다. 이러한 2: 3 공명이 일어나는 이유는 수성이 이심률이 큰 공전 궤도를 그린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조석력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근일점에 와 있을 때에 공전 각속도가 평균 공전 각속도에 대하여 약 1.5배 크기 때문에 수성이 2: 3 공명을 일으키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태양계 뿐만 아니라 쌍성계나 다중성계 혹은 외계 행성계에서도 동주기 자전을 포함하는 다양한 공명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근접쌍성계를 이루는 두 별은 많은 경우 동주기자전하고 있다.

천체역학적 고찰

그림 3. A,B,C,D,E 각 지점에 작용하는 달의 중력 ()

밀물과 썰물 현상은 주로 달에 의한 중력이 지구 곳곳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일어난다. 달에 가장 가까운 곳(그림2에서 A)은 달에 의한 중력 가속도가 가장 크고 달로부터 가장 먼 곳(그림3에서 B)은 가장 작다. 지구 중심부(그림3에서 C)의 달의 중력 가속도를 평균값으로 생각하자. 이 때에 A는 달쪽으로 B에서는 달에서 먼쪽으로 평균값보다 더 큰 중력이 나타나므로 지구가 부풀고 밀물 현상이 일어난다. 그림에서 D나 E부분은 달의 중심까지 거리가 C로부터 거리와 거의 같아 달에 의한 중력의 크기는 거의 같다. D나 E에서는 달의 중심까지 향한 방향이 지구 중심과 달의 중심을 연결하는 방향과 약간 다르기 때문에 지구 중심을 향하는 중력 성분이 나타난다. 이와같이 곳곳에서 중력의 사소한 차이에 의하여 지구는 달을 향하여 마치 럭비공과 비슷한 모양을하게 된다. 대양과 지각을 포함하는 지구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 사이의 마찰 때문에 조석 현상에 의하여 길쭉해진 방향은 지구-달을 잇는 방향보다 12분 가량 앞선다. 태양도 달과 같이 지구에 조석 현상에 영향을 준다. 조석력은 중력의 차이로 나타나기 때문에 거리 세제곱에 반비례한다. 태양은 달보다 약 3천만배 무겁지만 400배 더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태양에 의한 조석력은 달에 의한 조석력에 비하여 2분의 1정도이다.

그림 4. 조석력으로 길쭉해진 부분이 지구-달을 잇는 방향보다 앞서 있는 경우.(출처: 이상성/한국천문학회)

조석력으로 길쭉해진 부분이 지구-달을 잇는 방향보다 앞서 있으면 달이 이 부분에 주는 중력의 효과는 지구 자전을 훼방하고 반대편으로 길쭉한 부분(그림 4의 B)에 대해서는 지구 자전을 재촉한다. 중력의 세기는 거리가 커질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결국 지구의 자전은 더 느려지게 된다. 한편, 지구의 A 부분이 지구-달을 잇는 방향에 앞서 있으므로, 이 부분이 달에 대하여 일으키는 중력에 의하여 달의 공전 각운동량이 늘어난다. 중력에 의하여 공전 운동하는 천체의 경우 공전 궤도가 커질수록 각운동량이 크기 때문에, 달의 공전 궤도가 점점 커지고 달은 지구로부터 조금씩 멀어진다.

달의 동주기자전과 경도 칭동

그림 5.달의 동주기자전과 칭동()

현재 관측에 따르면 지구의 자전은 100년당 1.7밀리초 가량 느려지고 있다. 또한 달과 지구 사이 거리는 해마다 3.8센티미터씩 멀어지고 있다. 지구 자전 각속도 변화율로 지구 자전 각속도를 나누면 약 50억년을 얻는데, 이 값은 개략적인 지구 나이에 해당한다. 지구가 달에 일으키는 조석력을 고려하면 달의 자전각속도의 감속은 한층 빠르게 일어나서 수백 만년 안에 동주기자전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달의 지구에 대한 공전 궤도는 원궤도가 아니며 이심률이 e=0.055로서 근지점 거리와 원지점 거리가 약 10퍼센트의 차이를 보인다. 케플러 제2법칙에 따라 달은 근지점에 있을 때에 공전 각속도가 평균 공전 각속도보다 약 10퍼센트 더 크고 원지점에 있을 때에는 반대로 약 10퍼센트 작다. 달의 자전 각속도는 일정하기 때문에 달의 회전은 완벽한 동주기자전이 아니고 공전 각속도가 자전 각속도보다 약 10퍼센트의 차이로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한다(그림 5). 이 때문에 지구의 한 지점에서 볼 때에 달은 완벽하게 한쪽면만을 보이지 않고 경도로 7도 정도 더 볼 수 있다. 이처럼 회전 각속도가 변화할 때에 평균 회전 각속도를 빼서 오락가락하는 회전 운동을 칭동(libration)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