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

명왕성

[ Pluto ]

명왕성은 카이퍼대(Kuiper belt)에 있는 왜소행성 가운데 하나이다. 해왕성바깥천체(Trans-neptunian objects; TNOs) 중에 가장 밝다. 소행성명은 134340 명왕성(134340 Pluto)이다. 1930년 발견된 이래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으로 생각되었지만, 1990년대 이후 관측기기의 발달로 이와 비슷한 궤도를 도는 천체들이 여럿 발견되면서 행성 자격에 대한 논란에 불이 붙었다.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은 행성에 관한 새로운 정의에 합의, 이를 만족하지 못하는 명왕성을 왜소행성으로 분류했다.

그림 1. 명왕성(출처: )

목차

발견

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Clyde Tombaugh)가 발견했다. 이미 1840년대에 천왕성 궤도가 다른 천체(해왕성)의 중력 때문에 미세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졌다. 이 계산을 바탕으로 해왕성의 궤도가 예측된 이후 실제로 해왕성이 발견되자 미국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Percival Lowell)은 해왕성의 궤도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행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찾기 위해 체계적인 관측에 착수했다. 로웰이 사망한 뒤 톰보가 명왕성 검출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관측을 지속한 끝에 마침내 1930년 명왕성을 발견해냈다. 명왕성은 카이퍼대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천체이기도 하다.

이 행성의 이름은 영국의 베네티아 버니라는 11세 소녀가 제안한 것으로, 로마 신화의 저승의 신 플루토(Pluto)에서 따왔다. 첫 두 글자는 퍼시벌 로웰의 첫 머리글자 PL과 일치하는 이름이며, 명왕성의 천문 기호(♇)도 P와 L을 겹쳐놓은 형태로 정해졌다.

크기와 궤도

반지름이 1,151 km로 지구 크기의 1/6에 지나지 않는다. 에리스(Eris)와의 크기 차이는 약 2%에 불과해 쌍둥이 왜소행성으로 불리기도 한다. 명왕성(반지름:1,188 km)은 에리스(반지름: 1,163 km)보다 크지만 질량(1.30×1022 kg)은 에리스(1.67×1022 kg)보다 가볍다. 길쭉한 타원 궤도로 태양을 공전하며. 원일점에 있을 때에는 태양으로부터 49.3 AU 거리에 있지만, 근일점에서는 29.7 AU로 상당히 가깝다. 해왕성은 태양으로부터 평균 30 AU 거리에 있으므로, 지구에서 볼 때 명왕성이 해왕성보다 더 가까울 때도 있다.

공전 주기는 약 248년, 자전 주기는 약 153시간이다. 자전축은 공전궤도면으로부터 57°기울어져 있으며, 지구와는 달리 시계방향으로 자전한다. 북극에서 내려다 봤을 때 태양이 반시계방향으로 자전하기 때문에 태양계 내의 천체들 역시 같은 방향으로 공전, 자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예외적으로 금성과 천왕성, 명왕성이 시계방향으로 자전하고 있다.

그림 2. 태양계 바깥쪽 주요 천체의 궤도와 이들을 관측한 탐사선들. 노란색이 명왕성의 궤도로, 공전궤도면이 유독 기울어져 있다.(출처: )

표면

지구와 같이 주로 암석으로 이루어진 천체로, 질소 얼음이 표면의 98% 이상을 뒤덮고 있으며, 메테인, 일산화탄소, 물 등도 관측된다. 태양계 천체들 가운데 밝기와 색상의 대비가 큰 편이다. 2-3 km 높이의 산과 600 km 길이의 협곡, 260 km 크기의 충돌구, 1000 km 너비의 평원 등 다양한 지형을 찾을 수 있다. 눈에 띄는 밝은 하트 모양의 톰보 지역(Tombaugh Regio) 안에는 스푸트니크 평원(Sputnik Planum)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충돌구가 거의 관측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최근에 형성된 지형으로 생각된다. 또한 그 아래에는 100 km 두께의 지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표면온도는 최저 섭씨 영하 240도에서 최고 섭씨 영하 218도, 평균 영하 229도다.

그림 3. 명왕성의 표면 지형과 이름(출처: )

그림 4. 명왕성 표면의 산과 밝고 어두운 평원(출처: )

대기

얇고 희박한 대기가 있다. 뉴허라이즌스(New Horizons) 탐사선의 관측 결과에 따르면 대기권의 높이는 약 150 km, 표면 기압은 약 10 μbar에 해당한다. 주성분은 질소이며 소량의 메테인과 일산화탄소가 존재한다. 중력이 작기 때문에 근일점 부근에서 표면의 얼음이 승화되면서 일시적으로 대기권이 조금 부풀어올랐다가, 원일점을 지나는 동안 낮은 온도 때문에 다시 표면에 얼어붙기를 되풀이한다. 따라서 대기의 조성은 표면과 거의 같다. 대기중의 메테인에 의한 온실 효과 덕분에 표면보다 대기권의 온도가 10도가량 높다. 그러나 밀도가 낮기 때문에 대기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온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그림 5. 명왕성의 대기(출처: )

위성

카론(Charon), 히드라(Hydra), 닉스(Nix), 스틱스(Styx), 케베로스(Keberos) 등 다섯 개의 위성이 발견되었다. 그 중 카론은 명왕성의 절반 크기로, 태양계에서 모행성에 비해 가장 큰 위성이다. 이 때문에 명왕성-카론을 이중행성(double-planet)으로 보기도 한다.

그림 6. 허블우주망원경이 관측한 명왕성과 위성 카론, 히드라, 닉스(출처: )

그림 7. 카론(왼쪽 위)과 명왕성(오른쪽 아래) 표면의 색과 밝기 비교(출처: )

명왕성형천체

왜소행성들 가운데 해왕성보다 멀리 있으며 절대등급이 1보다 밝은 것을 명왕성형천체(Plutoids)로 세분한다. 2018년 현재 왜소행성으로 분류된 다섯 천체 중 소행성대에 위치하는 세레스(Ceres)를 제외한 명왕성, 에리스, 마케마케(Makemake), 하우메아(Haumea)가 모두 명왕성형천체에 속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이와 같이 세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앞으로 태양계에서 더 많은 왜소행성들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결국 명왕성형천체인지의 여부를 가리는 것은, 그 생성시기, 구성성분을 포함한 물리적, 화학적 특성을 자연스럽게 구분하는 잣대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