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스

세레스

[ Ceres ]

소행성대에 있는 유일한 왜소행성이다. 소행성명은 1 세레스(1 Ceres)다. 소행성대에서 가장 큰 천체로, 소행성대 전체 질량의 약 1/4을 차지한다. 1801년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쥐세페 피아치(Giuseppe Piazzi)가 발견했다. 소행성대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천체라서 당시에는 행성으로 취급되었지만, 비슷한 궤도에서 다른 천체가 여럿 발견되면서 1850년대부터 소행성으로 분류되었다.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이 행성에 관한 새로운 정의에 합의하고 왜소행성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이때부터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분류되었다. 세레스라는 이름은 로마 신화 속 농경의 여신 세레스에서 따온 것이다. 로마신화의 세레스는 그리스 신화의 데메테르(Demeter)와 같지만, 소행성대에는 데메테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소행성(1108 데메테르)이 있다.

그림 1. 세레스(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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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성질

반지름이 약 476 km로, 지구 크기의 약 1/13에 해당하며, 질량은 약 8.96×1020 kg이다. 태양으로부터 2.8 AU 떨어진 거리에서 4.6년에 한번씩 태양 주위를 돈다 (표1 참조). 자전 주기는 9시간 정도로 빠른 편이다. 자전축 기울기가 4도에 불과해 공전주기에 따른 계절변화가 없다. 45억년 전 태양계 생성 당시 형성되었지만, 목성의 중력 때문에 행성으로 자라나지 못한 채 현재의 상태에 머물렀을 것으로 생각된다. 세레스의 주위를 도는 위성이나 고리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표 1. 세레스의 궤도 요소
궤도 장반경 2.768 AU
원일점 2.977 AU
근일점 2.558 AU
궤도 이심률 0.0758
공전 주기 4.60 년
궤도 경사각 10.6°
승교점 경도 80.3°
근일점 편각 72.5°

표면

표면은 수많은 충돌구(impact crater)로 뒤덮여 있지만, 대부분 젊고 작다. 계산에 따르면 세레스와 같은 왜소행성에서는 지름 400 km보다 큰 충돌구가 10개 이상, 100 km보다 큰 충돌구는 40개 이상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돈(Dawn)의 관측 결과는 이와 대조적이었다. 가장 크고 오래된 충돌 흔적은 지름 280 km의 커완 분지(Kerwan basin), 97 km보다 큰 충돌 흔적이 확인된 것은 16개에 불과하다. 표면 아래의 부드러운 맨틀로 충돌 흔적이 오래 지속되지 않았으며, 여기에 얼음화산의 분출과 같은 지질활동도 더해져 크고 오래된 충돌 흔적들이 지워져 없어지는 것으로 추측된다. 오케이터(Occator) 충돌구 안쪽의 표면에서는 탄산나트륨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지표면 아래의 바다가 얼어붙는 과정에서 남은 물질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2. 오케이터 충돌구. 안쪽의 밝은 지역은 세레스 전역 가운데 가장 밝은 편에 속한다.(출처: )

자전축이 거의 공전궤도면에 수직하기 때문에 고위도 지역의 충돌구 안에는 공전주기 내내 그림자가 져 햇빛을 전혀 받지 못하는 영구음영지역(Permanently Shadowed Region, PSR)들이 있다. 그러한 곳에서는 얼음 속의 물이 잘 증발하지 않기 때문에 물 얼음이 더 오랫동안 존재할 수 있다.

대기

아주 희박한 대기가 있으며, 수증기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얼음 화산이 분출하거나 표면의 얼음이 태양빛에 승화되면서 수증기가 대기에 공급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구조

돈 탐사선이 세레스의 주위를 돌면서 중력 분포를 측정한 결과, 일반적인 소행성과는 달리 지구형 행성처럼 다층적인 내부 구조를 가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내부에 암석이나 금속질의 고체핵이 있고 그 주위를 규소와 소금이 섞인 얼음 맨틀이 둘러싸고 있으리라 추정된다. 얼음 맨틀은 세레스 전체 부피의 약 50%, 전체 질량의 약 25%을 차지한다. 얼음층 아래에는 상당량의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크고 오래된 충돌구가 적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표면 아래에 얼음 혹은 다른 종류의 밀도가 낮은 물질이 넓은 층을 이루고 있을 경우 표면을 덮고 있는 지형의 특성들이 빠르게 사라지기 때문이다.

생명체 존재 가능성

세레스는 화성, 타이탄, 유로파, 엔셀라더스 등과 함께 지구 밖 생명체의 발견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지구에서처럼 물을 기반으로 하는 작은 생명체가 존재하거나, 과거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