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저

천저

[ nadir ]

그림 1. 천정, 천저, 지평면의 관계.(출처: 장헌영/이지원/한국천문학회)

어느 한 위치에서 수직 아래로 직선을 길게 이으면 천구(celestial sphere)와 만나게 되는데 그곳을 천저라고 한다(그림 1 참조). 천정(zenith)과 정반대 방향이다. 천문학적으로는 천정과 천저를 잇는 선과 수직인 면을 수평면으로 정의한다.

기술적으로는, '아래' 방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천저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중력이 작용하는 방향을 '아래'로 정의할 수 있지만, 지구가 완벽한 구가 아닐 뿐 아니라 주변 물질 분포에 따라 중력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 궤도를 돌고 있는 탐사위성이 관측을 위해 '아래'에 있는 지구를 향하는데 원격탐사(remote sensing) 분야에서는 그 방향을 천저라고 부른다.

목차

수직권

천정과 천저를 잇는 대원을 그릴 수 있는데, 이 대원을 수직권이라고 한다. 지평선과 수직한 대원이기 때문이다. 지평면과 그 천체를 지나는 수직권이 지평좌표계의 좌표값인 방위각(azimuth)과 고도(altitude)를 측정하는 기준 대원이 된다. 이와 유사하게 천구의 북극과 남극을 잇는 대원인 시간권을 그릴 수 있는데, 천구의 북극과 남극 그리고 천정과 천저를 통과하는 대원이 존재하게 된다. 이 대원을 그 지역의 자오선이라고 한다. 자오선은 북점과 남점을 통과하게 되며 남중고도를 측정하기 위해 필요한 대원이다.

지평선

천문학적으로는 천정과 천저를 잇는 직선이 수직선이 되는 평면을 지평면이라고 정의한다. 지평선은 지평면과 천구가 만나는 대원이다. 즉, 고도가 0°인 곳의 연장인 셈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의미로 정의하는 지평선인 '하늘과 닿는 선'은 천문학적으로 정의된 지평선과 다르다. 지구가 공모양으로 굽어 있기 때문이다. 그림 1에서 하늘과 닿는 선은 관측자의 눈에서 지구에 그은 접선과 천문학적으로 정의된 지평선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지구에서 지평선까지의 거리는 관측자의 눈높이를 @@NAMATH_INLINE@@h@@NAMATH_INLINE@@라고 할 때 대략@@NAMATH_INLINE@@\sqrt{13} h@@NAMATH_INLINE@@이다.

그림 2. 지구에서 정의되는 지평선까지의 거리.(출처: 장헌영/이지원/천문학회)

원격탐사와 천저

저고도 궤도를 도는 위성은 지구를 원격탐사함에 있어서 여러가지 고유한 특성이 있다. 극궤도(polar orbit) 혹은 극근접궤도(near-polar orbit)를 따라 남북 방향으로 공전하는 위성은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위성이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이러한 겉보기 움직임으로 위성은 각각의 패스마다 새로운 영역을 관측할 수 있게 된다. 위성이 공전 경로를 따라 움직일 때 직하부의 지구 표면의 같은 지점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궤도주기(orbit cycle)라고 한다. 이 때 천저는 기준이 되는 지점이 된다. 반면, 궤도주기는 경우에 따라 길수도 있기 때문에 한 지점을 자주 관측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목표지역을 '재방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재방문주기(revisit period)를 줄이기 위해 위성의 몸체 혹은 카메라를 움직이거나 주사폭(swath wisth)을 넓게 하여 목표지점을 자주 감시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영상의 공간 해상도와 왜곡 정도가 한 영상 안에서도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비교를 위해 위성의 직하부를 지정하는 천저의 값을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그림 3. 원격탐사할 때 관측 방향에 따른 영상의 왜곡.(출처: 장헌영/이지원/천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