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산소형 광합성

비산소형 광합성

[ anoxygenic photosynthesis ]

혐기성 세균에서는 빛 에너지가 탄소화합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서 황이 생성된다.

2H2S + CO2 + 빛 → 2S + CH2O + H2O

이는 산소형 광합성과는 달리 물 대신에 황화수소(H2S)를 환원제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산소가 발생되지 않는 광합성을 비산소형 광합성(anoxygenic photosynthesis)이라 하며, 1920년대 반 닐(Cornelus van Niel, 1897-1985)에 의해서 발견되었다. 비산소형 광합성 세균으로는 녹황세균(green sulfur bacteria), 녹만균(Chloroflexi)처럼 적색이나 녹색을 띠는 사상형 세균, 자색 세균(purple bacteria), 호산성 세균(acidobacteria) 그리고 헬리오박테리아(heliobacteria)와 같은 혐기성 세균(obligate anaerobes)이 있다.

목차

광합성 색소

산소형 광합성에서는 엽록소 a가, 비산소형 광합성에서는 세균 엽록소 a(bacteriochlorophyll, BChl)가 광화학반응에 각각 관여한다.1) 세균 엽록소는 a부터 g까지 8종류가 알려져 있는데 a, b 그리고 g는 피롤 고리 B와 D가 환원되어 있는 반면, 나머지 c, d, e, 그리고 f는 B고리가 환원된 크로린(chlorin)이다. 남세균, 조류 혹은 고등식물의 엽록소 a는 적색(~660nm) 파장의 흡수가 가장 높지만 세균 엽록소는 엽록소 a보다 장파장의 근적외선(800~810nm 및 830~890nm)을 흡수한다.

엽록소 a 구조 (출처:한국식물학회)

포르피린(왼쪽), 클로린(가운데), 세균클로린 (오른쪽)의 구조 (출처:한국식물학회)

광계 반응중심의 진화

광합성 생물은 지금으로부터 32억 년에서 35억 년 전에 출현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비산소형 광합성 생물이 산소형 광합성 생물보다 더 오래된 광합성 생물로 간주된다. 오늘날 볼 수 있는 반응중심은 여러 차례의 유전자 중복(gene duplication)과 변이의 결과물로서 이형이량체(heterodimeric reaction center, 예 D1/D2 반응중심, psbA/B 반응중심) 구조를 갖고 있다.2) 산소형 광합성 생물인 남세균과 세포내 공생 산물인 조류와 식물의 광합성 전자전달계는 퀴논계 전자전달 보조인자를 갖는 유형 II(type II reaction center)와 철-황(Fe-S)을 갖는 유형 I(type I reaction center)을 둘 다 가지고 있다. 반면에 비산소형 광합성 생물은 유형 I 혹은 유형 II 중 한 개를 갖고 있다. 호산성 세균이나 헬리오 세균은 유형 I 반응중심을, 자색세균이나 황세균은 유형 II 반응중심을 가진다.

광계 반응중심의 진화가설 (출처:한국식물학회) Blankenship RE (2010) Early evolution of photosynthesis. Plant Physiol, 154: 434-438를 참고하였음.

비산소성 광합성 전자전달계

혐기성 세균의 비산소성 광합성 전자전달은 세균 엽록소의 광산화에 의해서 생성된 전자가 퀴논이나 시토크롬을 경유해서 반응중심 엽록소로 되돌아오는 순환형 전자전달계이다. 이러한 순환적 전자전달 과정에서 양성자 구동력이 생성되어 ATP가 형성된다. NADPH 환원에 필요한 전자는 황화수소와 같은 무기화합물의 산화와 퀴논(자색세균의 경우)이나 철-황중심 단백질(녹황 세균이나 헬리오박테리아의 경우) 환원을 통해서 공급된다.

퀴논 반응중심(왼쪽)과 철-황 반응중심(오른쪽)의 전자전달 경로 (출처:한국식물학회)

자색 및 황세균 광합성 전자전달계

자색세균의 광합성 반응중심은 전자전달계의 보조인자(cofactor)로 페오파이틴과 퀴논을 포함하고 있기에 유형 II에 해당한세다. 자색 세균이나 황세균의 광수확복합체에서 흡수된 빛 에너지는 반응중심(P870) 세균 엽록소로 전달되는데, 870nm에서 최대 흡수 피크 값을 갖는다. 반응중심 세균엽록소에서 방출된 전자는 세균페오파이틴(bacteriopheophytin, BPheo), 퀴논 A(QA), 퀴논 B(QB)를 경유해서 퀴논 풀로 전달된다. 환원된 퀴논 풀에서 전자는 시토크롬(Cyt) bc1과 시토크롬 C2를 경유해서 산화된 반응중심 P870으로 되돌아온다. 이 과정에서 ATP가 화학삼투에 의해서 생성된다. NADPH 생성에 필요한 전자는 퀴논 풀에서 공급된다.3)

녹황세균과 헬리오박테리아의 광합성 전자전달계

녹황세균과 헬리오박테리아의 광합성 반응중심은 철-황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기에 유형 I에 해당한다. 녹황세균의 전자전달계에서는 반응중심에 840nm 빛을 흡수하는 세균엽록소가 한 쌍(P840)으로 존재한다. 반응중심에서 방출된 전자는 페레독신이나 NAD+를 직접 환원시켜서 NADH가 생성되거나 철과 황을 리간드로 갖는 단백질(Fe-S 단백질), 시토크롬 bc1, 시토크롬 C553 전자수송체를 통해서 전달된 후 최종적으로 반응중심으로 되돌아간다. 이러한 순환적 전자전달이 일어나는 동안에 양성자구동력이 생성되어 ATP가 생성된다. 반면 헬리오박테리아 반응중심 세균엽록소 a 한 쌍은 798 nm 흡수 피크값을 갖는 P798이며, 순환적 전자전달은 수산기를 갖는 엽록소 a(hydroxy-chlorophyll a), 철-황 단백질, 퀴논, 시토크롬 bc1, 시토크롬 C553으로 구성된 전자전달계를 통해서 일어난다.4)

참고문헌

1. Scheer H (1991) Structure and occurrence of chlorophylls. In: Chlorophylls (Scheer H, ed). CRC Press. Boca Raton, 3-30
2. Blankenship RE (2010) Early evolution of photosynthesis. Plant Physiol, 154: 434-438
3. Hu X, Ritz T, Damjanovic A 등 (2002) Photosynthetic apparatus of purple bacteria. Quart Rev Biophys, 35: 1-62
4. Ke B (2003) The green bacterial. II. The reaction center photochemistry and electron transport. In: Advances in Photosynthesis Vol 10. kluwer Academic Pub, 159-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