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질

매질

[ Medium ]

파동에 의한 요동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전달해 주는 매개체를 매질(medium)이라 한다. 파동은 매질의 흔들림을 통해 전파되어 나간다. 매질의 탄성에 의해 진동이 일어나고, 그 진동에너지가 매질을 타고 전파되어 나가는 것이 파동이다.


소리가 공기 중에서 전달될 때 소리의 매질은 공기이다. 물 속에서 소리가 전파될 때는 물이 매질이다. 물결파의 경우 매질은 물이고, 팽팽한 줄에서 파동이 전달될 때의 매질은 줄이다. 지진파는 땅 속을 통해 전달되므로 땅이 매질이다. 이렇게 매질을 통해 전파되는 파동을 특히 역학적 파동(mechanical wave)이라고 한다.

매질에 따라 파동의 특성이 달라진다. 매질의 압축과 팽창에 대한 탄성으로 인해 종파(longitudinal wave)가 생긴다. 비틀림에 의한 탄성은 횡파(transverse wave)를 일으킨다. 유체는 비틀림에 대해서는 탄성을 갖지 않는 물체이므로, 유체 속에서는 횡파가 전파되지 않는다. 고체 속에서 소리가 전달될 때 압축에 대한 탄성과 비틀림에 대한 탄성이 다르므로 종파횡파의 진행 속도가 다르다. 대표적인 예가 지진파로 종파인 P파의 속도가 빨라서 횡파인 S파보다 빨리 전달된다.

매질의 탄성과 밀도는 온도에 의해서 달라진다. 그러므로 온도에 따라 매질 속을 진행하는 파동의 속력이 다르다. 공기 중에서의 소리는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빨라진다. 바닷물 속에서 음파의 속력은 여러 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지만, 대략적으로 보면 수면에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수온이 낮아짐에 따라 음속이 줄어들다가 어느 깊이 이상이 되면 증가하는 압력의 영향이 커져서 음속이 증가한다. 현악기의 경우는 줄의 장력과 밀도에 따라 음속이 달라진다.

빛, 전파, X선 등의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는 매질 없는 진공 중에서도 전파되어 나간다. 전자기파는 전자기 현상으로 시간적으로 변화하는 전기장자기장이 서로를 유도하는 형태로 진동하면서 전파된다. 전자기파의 존재가 예측된 이후, 매질이 없는 빈 공간에서 전자기파가 전파되어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하여 에테르(ether 혹은 aether)라는 가상의 매질이 우주 안을 채우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절대적으로 정지되어 있는 에테르 속을 지구가 움직이고 있으므로, 지구가 움직이는 방향에 평행한 방향과 수직한 방향에 대한 빛의 속도는 다르게 측정될 것이다. 마이켈슨(A. A. Michelson, 1852-1931)과 몰리(E. Morley, 1838-1923)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정밀한 간섭계를 고안하여, 방향에 따라 빛의 속도가 다를 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는 간섭 효과를 관찰하려 하였다. 관찰의 결과 그런 간섭 효과는 없었고 이를 통해 에테르의 존재가 부정되었다. 이 결과는 절대적으로 정지된 계가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모든 물리법칙은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모든 계에서 동일해야 한다는 상대성 이론의 탄생 배경이 되었다.

그림 1. 매질 (출처:한국물리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