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스

히브리스

개념이 의인화된 신

[ Hybris ]

요약 그리스 신화에서 오만과 방종 개념이 의인화된 여신이다. ‘포만’이 의인화된 신 코로스가 그녀의 아들 혹은 아버지라고 한다. 히브리스 개념은 고대 그리스의 비극작품을 이해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천국에서 추방당한 루시퍼

천국에서 추방당한 루시퍼

외국어 표기 ὕβρις(그리스어)
구분 개념이 의인화된 신
상징 오만, 방종
어원 오만, 불손
로마신화 페툴란티아(Petulantia)
가족관계 제우스의 아내, 판의 어머니, 코로스의 어머니

히브리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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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스 인물관계도
제우스판

히브리스는 제우스와 사이에서 호색한으로 유명한 목신 판을 낳았으며, ‘포만’ 개념의 의인화된 신 코로스도 그녀의 자식이라고 한다.

신화 이야기

개요

히브리스는 오만과 불손, 방종 등 개인적 특성을 나타내는 개념이 의인화된 여신이다. 기원전 5세기 경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따르면 히브리스는 ‘포만’ 개념이 의인화된 신 코로스의 어머니라고 한다. 하지만 그녀를 코로스의 어머니가 아니라 딸로 보는 견해도 있으며, 전승에 따라 파멸의 여신 아테도 히브리스의 딸로 보기도 한다.

기원전 2세기 경 그리스의 문법학자 아폴로도로스는 『비블리오테카』에서 호색한으로 유명한 목신(牧神) 판을 히브리스와 제우스의 아들로 소개하고 있다.

히브리스는 고대의 문학작품에서 오만 등의 개념이 의인화된 신으로 등장할 뿐 그리스 신화에 그녀에 대한 개별적인 에피소드는 따로 없다. 하지만 히브리스는 고대 그리스인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이다.

히브리스 개념

히브리스는 자신에 대한 지나친 과대평가나 오만의 극치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대개 권력자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현실감각의 상실이나 자기 능력 과신 등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 히브리스는 수많은 주인공의 몰락을 가져오는 요인이 된다. 비극의 주인공은 오만에 빠져 신들의 명령(신탁)이나 운명의 법칙을 무시하다가 파멸과 죽음에 이르게 된다. 예를 들어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에서 극중의 합창대는 신탁의 경고를 무시하고 자기 고집을 꺾지 않는 ‘오만’한 오이디푸스를 향해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정의의 여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신들을 어려워하지 않고, 행동이나 말에서 교만의 길을 걷는 자가 있다면, 그의 불운한 교만 때문에 사악한 운명이 그를 붙잡아갈지어다”

하지만 철학자 월터 카우프만은 히브리스가 자신의 능력과 가치에 대한 자만심이나 과대평가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히브리스는 어떤 자만의 감정 같은 것이 아니라 항상 행위와 결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히브리스의 동사형인 ‘히브리세인’은 호메로스의 작품에서 ‘방종하다’, ‘맹렬히 날뛰다’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인간뿐만 아니라 강, 강의 물결, 무성하게 자란 수풀, 고집 센 노새 등에게도 쓰인다. 이렇게 볼 때 히브리스는 ‘제멋대로 행사되는 폭력’, ‘뻔뻔하고 방자한 행동’을 뜻한다고 하겠다(호메로스는 『오디세이아』에서 페넬로페의 구혼자들에게 이 단어를 썼다). 히브리스는 또한 ‘탐욕’과 ‘호색’의 의미로도 쓰였다(→‘페넬로페’ 참조).

근대 문학의 히브리스

밀턴은 『실락원』에서 성서에 나오는 악마 루시퍼를 히브리스 개념을 통해서 묘사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루시퍼는 아름답고 위대한 천사였으나 신의 자리를 넘보다가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오만한 존재이다.

마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에서도 히브리스는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유능한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조물주인 신의 영역에까지 도전하는 오만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그는 신과 같이 인간을 창조하고자 했으나 결국 끔찍한 괴물을 만들어내고 만다.

엘리자베스 시대 영국의 극작가 크리스토퍼 말로는 『포스터스 박사의 비극』에서 한없는 지식욕에 사로잡혀 신을 버리고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리고 마는 지식인의 오만과 그에 대한 신의 징벌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괴테의 『파우스트』와 마찬가지로 중세 독일의 파우스트 전설을 소재로 한 드라마이다.

관련 작품

• 존 밀턴, 『』
• 마리 셸리, 『』
• 크리스토퍼 말로, 『』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왕』
  • 핀다로스, 『올림피아 찬가』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밀턴, 『실락원』
  • 말로, 『포스터스 박사의 비극』
  • 마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 월터 카우프만, 『비극과 철학』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