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우코스

요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크레타의 왕 미노스의 아들이다. 어릴 때 커다란 꿀항아리에 빠져 죽었다가 예언자 폴리에이도스에 의해 다시 살아났다. 폴리에이도스는 뱀이 약초를 가지고 죽은 뱀을 살리는 것을 보고는 똑같은 방법으로 죽은 아이를 되살려냈다.

무덤에 갇힌 폴리에이도스와 글라우코스

외국어 표기	Γλαῦκος(그리스어)
구분	왕자
상징	소생
어원	빛나는, 반짝이는, 초록빛
관련 상징	뱀

글라우코스(미노스의 아들) 인물관계도

※ 관계도 내 인명 클릭시 해당 표제어로 연결됩니다.

글라우코스는 크레타 왕 미노스와 태양신 헬리오스의 딸 파시파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데우칼리온, 아리아드네, 파이드라 등과 동기간이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에 따르면 글라우코스에게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의 여사제가 된 데이포베라는 딸이 있었다고 한다.

신화 이야기

글라우코스의 죽음

글라우코스는 어린 시절 쥐를 쫓으며 놀다가 술창고 안에 있는 커다란 꿀항아리에 빠지는 바람에 죽고 말았다. 미노스 왕은 어린 아들 글라우코스가 보이지 않자 사람들을 시켜 찾아보게 하였지만 아무도 아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애가 탄 왕은 신탁에 아이의 행방을 물었고, 신탁은 곧 신기한 동물이 태어날 터인데 그 기이함을 가장 적절한 비유로 설명할 수 있는 자가 아이를 되찾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색깔이 변하는 송아지의 비유

과연 얼마 뒤 외양간에서 송아지 한 마리가 태어났는데 이 송아지의 색깔이 하루가 지나는 동안 흰색에서 빨간색으로, 그리고 다시 검은색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이렇게 바뀌는 송아지의 색깔에 대한 적절한 비유를 찾아낸 것은 그때 마침 크레타 섬에 들렀던 아르고스의 예언자 폴리에이도스였다.

폴리에이도스는 송아지의 변색을 익어가는 뽕나무 열매에 비유하였다. 뽕나무 열매는 처음에는 흰색이지만 차츰 붉어지다가 다 익으면 검은색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미노스 왕은 폴리에이도스가 신탁이 말하는 사람임을 깨닫고 그에게 사라진 아들을 찾아오라고 명하였다.

벌떼의 공격을 받는 올빼미

폴리에이도스는 미노스 왕의 드넓은 궁전 안을 돌아다니며 아이를 찾던 중 포도주 창고 입구에서 올빼미 한 마리가 벌떼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을 보았다(올빼미는 그리스어로 글라우코스다). 이에 폴리에이도스는 창고 안으로 들어가 꿀항아리 안에서 글라우코스의 시체를 발견하였다.

되살아난 뱀과 아이

미노스 왕은 아들의 시체를 보자 폴리에이도스에게 아들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하고는 그를 죽은 아이와 함께 창고에 가두었다. 폴리에이도스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앉아 있는데 뱀 한 마리가 시체 곁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폴리에이도스는 뱀이 시체를 훼손할까봐 두려워 죽여 버렸다. 그랬더니 잠시 후 또 다른 뱀 한 마리가 입에 풀을 물고 나타나 그것을 죽은 뱀의 코에 대고 문질렀다. 그러자 죽은 뱀이 몸을 꿈틀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되살아나는 것이었다. 폴리에이도스는 뱀이 물고 있던 풀을 가져다가 죽은 아이의 코에 대고 문질렀고, 아이는 뱀과 마찬가지로 다시 살아났다.

침을 뱉어 예언력을 잃은 글라우코스

미노스 왕의 요구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폴리에이도스에게 이번에는 그의 예언 능력을 아들 글라우코스에게 가르쳐주라고 명하였다. 폴리에이도스는 왕이 시키는 대로 아이에게 예언술을 가르쳐주었다. 마침내 크레타를 떠나 고향 아르고스로 돌아갈 수 있게 된 폴리에이도스는 배에 오르기 전에 글라우코스에게 자신의 입에 대고 침을 뱉으라고 말했다. 글라우코스는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스승이 시키는 대로 하였다. 하지만 이로써 글라우코스는 예언능력을 잃고 말았다. 폴리에이도스가 다시 거두어갔던 것이다.

또 다른 전승에 따르면 크레타 섬에 들렀다 미노스 왕의 아들 글라우코스를 소생시킨 사람은 예언자 폴리에이도스가 아니라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