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현
[ 趙相賢 ]
조상현(趙相賢, 1939- )은 전남 보성군 겸백면 출신의 판소리 명창으로, 본명은 조상석(趙相錫)이다.
그는 13세(1951)에 전남 보성군 회천면 영천리에 살고 있던 정응민(鄭應珉, 1896-1963)을 찾아가 7년 동안 소리 공부를 했다. 단가 〈운담풍경〉 등을 배운 뒤 2년간 〈심청가〉 한 바탕을 익혔으며, 이어서 〈춘향가〉와 〈수궁가〉를 학습했다. 19세에 광주국악원의 정광수(丁珖秀, 1909-2003)로부터 1년간 〈흥보가〉를 배웠으며, 20세부터 4년간 호남국악원에 조교로 있으면서 박봉술(朴鳳述, 1922-1989)을 스승으로 모시고 〈적벽가〉를 공부했다. 32세에 상경해 박록주(朴綠珠, 1909-1979)의 양아들로 들어가 1년간 〈흥보가〉를 익히고 3년간 독공했다. 이후 정권진(鄭權鎭, 1927-1986) 문하로 들어가 〈심청가〉를 전수받았다. 유영애(劉永愛, 1948- ), 이숙영(李淑英), 주소연(朱笑燕) 등이 그의 제자이다.
조상현은 26세부터 32세까지 7년간 전남 목포의 유달국악원(儒達國樂院) 판소리 사범으로 있었다. 당시 목포문화방송국 국악 프로그램에 3년 동안 출연해 호남 일대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33세에 국립창극단에 입단해 12년간 수십 편의 창극에서 주연으로 활약했으며, TBC 방송의 국악 프로그램에 나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35세에 판소리보존연구회를 발족했으며, 38세에 제2회 전주대사습 판소리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51세에 광주시립국극단의 초대단장이 되어 10여 년간 재직하면서 창작국악 〈놀보전〉, 〈아리랑〉 등을 제작했다.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2000)은 조상현의 〈창본 춘향가〉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영화도 조상현의 공연 장면에서 시작하고 맺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조상현 판소리 창극 춘향가』 1-4는 그가 직접 연출하고 구성한 음반이며, 『뿌리깊은나무 판소리-춘향가』는 명반으로 꼽히는 춘향가 음반이다.
조상현은 1991년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로 인정되었으며, 2008년에 해제되었다. 그가 부르는 〈심청가〉는 박유전(朴裕全, 1835-1906)-정재근(鄭在根)-정응민으로 이어지는 바디이다. 〈춘향가〉도 그의 장기이다.
조상현의 소리 내력은 다소 독특하다. 박유전에서 비롯되어 정응민으로 이어지는 보성소리를 익히고, 현대의 대표적인 동편제 명창인 박봉술과 박록주의 소리까지 학습했다. 그 결과 전통적인 동편제와 서편제 소리의 특징을 두루 갖추면서도, 이 둘과는 또 다른 독자적인 소리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걸걸하면서도 우렁차고 거침없는 성음과 풍부한 성량, 넉살 좋은 재담과 뛰어난 연기력이 돋보이는 명창이다.
조상현
참고문헌
- 이보형, 『무형문화재조사보고서 16 판소리 流派』,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1992.
- 정권진 외, 『조상현 판소리 창극 춘향가(북 : 김명환)』 1-4, 현대음향주식회사, 1983(『조상현 판소리 창극 춘향가』 1-4, 서울음반, 1996으로 재발매).
- 정범태, 『명인명창』, 깊은샘, 2002.
- 조상현, 『뿌리깊은나무 판소리-춘향가(북 : 김명환)』, 한국브리태니커회사, 1982(『브리태니커 판소리 춘향가(북 : 김명환)』, 한국브리태니커회사, 2000으로 재발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