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채봉

안채봉

[ 安彩鳳 ]

안채봉(安彩鳳, 1924-1999)은 전남 나주시 남평읍에서 태어나 20세기에 활동한 판소리 여성 명창이다. 세습예인 집안 출신으로 피리, 북, 가야금, 대금, 장구, 징 등의 각종 기악에 뛰어났던 안영권(安永權)의 딸이자, 안기옥(安基玉, 1894-1974)·안기선(安基先)의 사촌동생이다. 그의 조부도 거문고와 시조에 능했다고 한다.

12세(1935)에 함경남도에 있는 청진권번에서 임옥돌(林玉乭)에게 단가와 〈수궁가〉 일부를 배우며 판소리에 입문했다. 14세에 백부 안영환의 소개로 광주 남동의 권번에 들어가 박동실(朴東實, 1897-1968)에게 〈심청가〉 일부를 배웠으며, 박영구에게 검무, 살풀이춤 등을 학습했다. 18세 무렵에 안기선에게 〈춘향가〉, 조몽실(曹夢實, 1900-1949)에게 2년간 〈춘향가〉와 〈흥보가〉를 익혔다. 37세에 전남 보성의 정응민(鄭應珉, 1896-1963) 문하에서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적벽가〉를 학습했다. 이때 한진옥·김기종에게 살풀이춤과 가야금도 배웠다.

안채봉은 10대에 동일창극단, 광주국극사 등에 입단해 순회공연을 다녔다. 20대에 목포국악원에서 강사 생활을 시작했고, 57세부터 광주시립국악원, 광주예술고등학교 등에서 후진 양성에 힘썼다.

1989년 광주광역시 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그가 부른 〈춘향가〉는 김세종(金世宗)-김찬업(金瓚業)-정응민으로 이어지는 바디이다. 〈흥보가〉도 잘 불렀으며, 판소리 외에 가야금병창·살풀이·소고춤으로도 일가를 이루었다.

풍부한 성음으로 특이한 창조를 구사했으며, 재담에도 능했다. 서편제 창자이면서도 동편제의 기법을 표현할 수 있는 창자로 평가받았다.

참고문헌

  • 강현구, 「광주의 소리꾼 : 광주광역시 지정 무형문화재를 중심으로」, 『문화금당』 7, 광주광역시남구문화원, 2007.
  • 박황, 『판소리소사』, 신구문화사, 1976.
  • 이보형, 『무형문화재조사보고서 16 판소리 流派』,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