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러의 실험

밀러의 실험

[ Miller-Urey experiment ]

요약 생명의 기원에 관한 할데인-오파린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밀러가 행한 실험이다.

생명의 기원- 할데인과 오파린의 가설

20세기 초 스코틀랜드의 과학자인 할데인(John B. S. Haldane; 1892~1964)과 러시아의 오파린(Aleksandr I. Oparin; 1894~1980)은 지구상에 생명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가에 대한 가설을 제시하였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지구가 막 생성되었을 때의 원시 대기는 암모니아(NH3), 메탄(CH4), 수증기(H2O)와 같은 수소가 풍부한 분자가 주요한 성분이었으며, 이러한 분자들은 번개, 자외선, 열과 같은 에너지를 통해 간단한 형태의 유기물로 합성될 수 있었을 것이다.

원시 대기는 산소(O2)가 거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새롭게 합성된 유기물들은 산화반응을 통한 분해가 어려웠으며 그대로 원시 바다에 축적되었을 것이다. 결국 간단한 형태의 유기물은 중합반응을 통해 더 큰 분자로 바뀌었고, 코아세르베이트(coacervate)와 같은 막 형태의 구조물이 유기물을 받아들여 원시적인 세포가 생겨나게 되었다. 하지만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한 이 가설은 당시에는 지적 호기심 정도로 받아들여졌으며, 1950년대에 들어서야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밀러와 유리의 실험

1952년 미국 시카고 대학에 있던 유리(Harold C. Urey; 1893~1981)와 대학원생이었던 밀러(Stanley L. Miller; 1930~2007)는 생명의 기원에 대한 할데인-오파린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계획하였다. 실험은 원시 대기에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기물로부터 간단한 형태의 유기물이 화학반응에 의해 합성될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밀러의 실험 본문 이미지 1

밀러는 산소를 제거한 플라스크에 메테인(CH4), 암모니아(NH3), 수소(H2)를 넣고, 물을 끓여서 수증기(H2O)가 들어가도록 장치를 고안하였다. 여기에 전기 방전을 시키면서 아래쪽 플라스크에 생성된 물을 관찰하였다. 실험이 시작된 첫째 날부터 플라스크 안의 물은 분홍색으로 변하기 시작했으며, 일주일이 지나자 붉은색의 탁한 용액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밀러는 이 용액을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하여 분석함으로써, 글리신(glycine)·알라닌(alanine) 등의 아미노산과 몇몇 유기물이 생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밀러의 실험은 원시 대기의 상태로 여겨지는 가상의 조건으로부터 생명체의 구성 성분인 간단한 형태의 유기물이 합성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비록 무기물로부터 간단한 유기물을 합성한 것이 실제 생명 현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이 실험을 발판으로 삼아 생명의 기원에 대한 후속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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