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캄브리아 시대의 세계

선캄브리아 시대의 세계

지질시대에서 지금으로부터 약 5억 4천만 년 이전의 시대를 선캄브리아 시대라고 한다. 약 25억 년 전을 경계로 시생누대와 원생누대로 나뉘며, 40억 년 이전을 명왕누대라고 한다. 이 시기의 암석은 오랜 지질시대를 지나는 동안 여러 차례의 지각변동을 받아 대부분 변성암화성암으로 변했고, 그 구조도 일반적으로 복잡하다. 각 대륙에는 선캄브리아 시대의 암석으로 되어 있는 순상지(楯狀地)가 넓게 발달되어 있다. 이 순상지들은 고생대 이후 급격한 조산운동(造山運動)을 거의 받지 않았고 오랜 침식작용으로 지형적으로 저지(低地)를 이루고 있다.

⑴ 생물계: 지구상에 생물이 어떻게 출현했느냐에 대한 문제는 최근 여러 분야에서의 집중적인 연구로 크게 진전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확실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암모니아·메탄·수증기 등 원시 대기의 구성 물질들이 외계에서 온 방사능과 대기 중의 번개의 작용으로 서로 화합하여 복잡한 유기화합물을 이루었고, 이들은 바다 밑에서 더욱 복잡한 유기물질인 단백질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단백질 구조가 좀더 성장하여 코아세르베이트라는 작은 공 모양의 물체가 되었으며, 이것이 외부와의 물질대사를 하게 되면서 생물이 탄생한 것으로 본다. 생물계의 화석으로 보이는 것 중 가장 오랜 것은 남아프리카 픽트리층의 처트층에서 발견한 공 모양의 미세한 조류(藻類) 및 박테리아류의 화석으로, 이 화석이 포함된 지층의 연대는 31∼32억 년 전이다. 그러므로 지구상에는 그보다 훨씬 이전에 생물이 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화석에 나타난 증거에 의하면 시생누대(始生累代)와 초기 원생누대(原生累代)에는 청록조류·박테리아류 등 원핵세포(prokaryotic cell)의 하등생물이 존재했고, 약 14억 년 전부터는 녹조류(綠藻類) 등 진핵세포(eucaryotic cell) 생물이 나타났다. 최초의 동물화석이 나타난 것은 이보다 2억 년이나 뒤인 약 12억 년 전으로, 하등식물의 출현보다 훨씬 후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원시 대기의 성분에 산소가 거의 없어서 동물의 생존에 부적합했기 때문이며, 초기의 각종 조류(藻類)의 번성은 이들의 동화작용(同化作用)으로 대기 중의 산소의 양을 급격히 증대시켰다. 초기의 산소는 지표에 드러난 철분을 산화시키는 데 소모되었지만, 선캄브리아 시대 말기가 되면 비로소 동물이 호흡을 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게 된다.

⑵ 지각변동: 가장 오래된 암석은 38억 5000만 년의 나이를 가진 암석으로 그린란드 남서부에 분포되어 있다. 현재 알려진 가장 오랜 조산운동은 36억 년 전에 일어난 것으로, 북아메리카대륙·그린란드·아프리카 및 시베리아 등지에서 나타난다. 두번째 조산운동은 약 30억 년 전에 거의 같은 지역에서 광범하게 일어났고, 다시 28억~27억 5000만 년 전에는 염기성 현무암의 화산활동이 거의 전대륙에 걸쳐 일어났다. 시생누대 말기인 27억~25억 년 전에는 광범위한 화강암류의 관입(貫入)이 있었다. 원생누대에 들어와서는 18억 5000만 년 전과 17억 년 전에 2회의 큰 조산운동이 있었고, 중기에도 15억~14억 년 전과 약 12억 년 전에 2회의 광범위한 조산운동이 일어났다. 최초의 지향사는 원생누대 초기에 형성되었고, 중기에도 대륙의 주변부를 따라 두꺼운 퇴적층의 지향사들이 발달되었다. 원생누대 중기인 약 11억 5000만 년 전에는 모든 대륙이 원시초대륙(原始超大陸, Proto-Pangaea)라고 하는 거대한 하나의 대륙을 이루고 있었다.

⑶ 기후: 구성 암석이 변질되었고, 화석 산출이 빈약하여 선캄브리아 시대 초기의 기후를 밝히는 일은 불가능하나, 원생누대에 들어서부터는 퇴적암석의 특성과 화석을 통하여 비교적 잘 해명되고 있다. 거의 20억 년 동안 지속된 원생누대 기간에는 4회의 대규모 빙하시대가 알려지고 있다. 이는 고생대 이후 약 6억 년간 지속된 현생누대에서 3회의 큰 빙하시대가 있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현저한 차이를 보여주며, 당시의 기후가 현생누대에 비하여 온난하였던 것을 암시한다. 특히 22억 5000만~8억 8000만 년 전에는 빙하의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 기간은 더욱 온난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원생누대의 빙하시대는 23억 년 전, 8억 7500만 년 전, 7억 4000만 년 전과 6억 1000만 년 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