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무

당나무

요약 민속에서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나무.
무안 석용리 곰솔

무안 석용리 곰솔

나무는 예로부터 민간신앙에서 돌과 물·동물 등과 더불어 자연신(自然神)의 하나로 숭상되어 왔으며,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오기도 하였다. 그것은 신성한 나무에는 신령이 강림하거나 머물러 있다고 믿은 때문이며, 이와 같은 이유로 사람들은 이러한 나무를 신목(神木) 또는 신수(神樹)라 부르기도 하였다.

무속에서는 당나무를 하늘과 땅, 신과 사람이 만나는 신성한 곳이라 하여 우주의 중심으로 여겨 왔으며, 그것을 함부로 베거나 훼손시키거나 하면 목신(木神)이 노하여 병을 주고 재앙을 내린다고 믿었다. 당나무에 대한 신앙은 단군신화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에 따르면 환웅(桓雄)은 태백산 꼭대기에 있는 나무, 곧 신단수(神壇樹)에 강림하였다고 한다. 이는 한민족이 태초부터 당나무에 대한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당나무의 종류로는 느티나무가 가장 많고, 다음이 팽나무와 들메나무이다. 또 당나무는 서 있는 장소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신앙되고 있다. 하나는 신당(神堂) 곁이나 무당집 등에 서 있는 나무이고, 다른 하나는 마을이나 산속 같은 데 서 있는 나무들이다. 이 가운데 신당이나 무당집 등에 서 있는 당나무는 특히 당건물 및 신천(神泉) 등과 더불어 한국무의 전형적인 사당이나 굿당 구실을 하고 있다. 신당의 당나무는 영험(靈驗)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믿어져 무당은 영력(靈力)을 얻기 위하여, 또는 사람들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하여 색색의 헝겊이나 환자의 옷가지 등을 나무에 걸어 두었다. 굿하는 도중에는 나무 앞에 제물을 바치기도 한다. 마을이나 산속에 서 있는 당나무는 산신목·서낭목·동신목(洞神木)·본향목(本鄕木) 등으로 불리기도 하며, 이들 당나무에게는 매년 봄이나 가을에 정기적으로 마을굿을 바치고 있는데, 만약 딴 생각을 먹거나 태만하여 굿을 올리지 않으면 재앙을 가져온다고 믿고 있다. 동네의 치성을 드리는 당나무는 암수 한 쌍을 이루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 주위에는 돌무더기를 쌓거나, 돌계단을 쌓고 있는 예도 많다.

세상이 바뀌면서, 당나무에 대한 신앙을 미신으로 보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마을 당나무를 베어버리거나 훼손하여 당나무의 수효가 많이 줄어들었으며, 그로인해서 마을 사람들 사이에 반목을 불러일으킨 예도 허다하다. 그러나 당나무는 여전히 우리 주변에 많이 남아 신앙되고 있으며, 당나무신앙은 아직도 한국사람의 생활 속에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