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요소와 구조

문화의 요소와 구조

세계의 문화권

세계의 문화권

문화를 성립시키는 요소들은 여러 가지이지만, 기술·가치·사회관계·언어 등 4가지, 또는 여기에 물질(일반적으로 물질문화)을 덧붙여 5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독자적인 기능과 작용을 가지면서 내부적으로는 서로 보족(補足)·관련할 뿐 아니라, 구조적·기능적으로 통합적인 전체를 이룬다. 즉, 기술 → 경제는 진화와 진보라는 척도로 측정되는 데 대하여, 가치(예술·종교)에는 그러한 척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또 사회관계(결혼·친족관계·지연적 연결 등)는 기술이나 가치와 깊은 관련을 가지면서도 독자적인 법칙을 가지고 있다. 언어 역시 다른 요소들에 의한 영향을 가장 받기가 어렵다는 성질을 가지면서도 상징화 작용에 의해 문화의 학습과 문화의 전달에 커다란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결코 이 요소는 따로따로 있는 것을 자의적으로 끌어모은 것이 아니다. 따라서 문화는 무기물(無機物)이 아니다. 각 요소가 유기적(有機的)으로 통합되어 하나의 전체를 이루며, 그 전체가 개성을 지닌다.

이러한 점에서 유기체를 닮았으나, 문화에는 가치라는 면이 있으며, 이것이 통합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A.L.크로버가 주장하듯이 문화에 초유기성(超有機性)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러한 의미에서 문화를 통합형태(configuration)라 부르며, 개별문화에는 패턴(pattern:型·類型·範型)이라든지 주제(theme)가 있다고 한다.

이는 지역이나 집단에 따라 특유한 성격을 띠는데, 지역적 분포상으로 보아 비슷한 문화패턴을 지닌 것을 문화영역(culture area) 또는 문화권(文化圈:Kulturkreis)이라 부른다. 이러한 패턴 중에서 어느 정도까지 과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상태에 있는 것이 민족성이나 국민성이며, 그 밖에도 범위를 잡기에 따라 통속적으로 무수한 것을 들 수 있다.

이 같이 이질성(異質性)·독자성을 전제로 하는 복수(複數)의 패턴은 저마다 장기간에 걸쳐 그 통합성을 유지하며, 좀처럼 변화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부의 여러 문화요소가 지닌 상관적 관련에 어떤 모순이 생기고 확대되면, 그 통합성이 무너져 변화하게 되며 다른 통합형태가 형성된다.

그리하여 민족성과 국민성도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는 변모한다. 문화의 패턴이 변하기 어렵다고는 해도,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여러 문화요소(顯在的 문화)는, 그 바탕이나 배경에 존재하여 지각(知覺)될 수 없으나 그 문화의 담당자에게는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인식되는 여러 문화요소(숨은 문화)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변하기 쉽다. 같은 시기에 이처럼 여러 문화요소 간에 변화의 차가 있을 때, 그 변화가 늦어지는 경우를 문화적 지체(cultural lag)라고 한다.

라틴 문화나 이슬람 문화를 보더라도, 정치·경제 체제상의 변혁은 있었으나 그 배후에 있는 사람들의 기풍이나 일상생활의 미묘한 측면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이질적·개별적 문화의 범위를 넘어, 근친상간(近親相姦)의 금지 등이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것을 보면, 문화는 이질성과 함께 동질성(同質性)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동질성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구명되지 않았지만, 개별문화가 역사의 과정에서 차례로 붕괴하여도 다른 개별문화가 뒤이어 생겨나는 것은 이러한 동질성이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질성만 보면 문화의 상대성이 강조된 나머지 인간성의 존재마저 부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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