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성

민족성

[ ethnicity , 民族性 ]

요약 문화적 상호작용의 결과로서, 어떤 민족이 생성 발전하는 과정 중에 그 민족에게 고유한 특징으로 나타나는 것.

민족성은 민족(nation)과 인종(race)이라는 개념과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설명하기 애매하여, 최근의 적·역사학적 연구에서는 민족과 민족성이라는 개념을 의 정치적 산물로 보기도 한다. 특히 민족성에 관한 연구는 미국에서 이론적·실증적으로 가장 풍부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는데, 이것은 다민족 국가라는 미국사회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 결과이다.

민족이란 말은 다의적(多義的)이어서 국민·부족·종족 등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으며, 또 실제로는 이들과 부분적으로 중복되는 요인도 있다. 언어·거주지역·풍습·종교·정치·경제·문화 등에 공속의식(共屬意識)을 가지며, 역사적으로 형성된 인간집단이다. 그리고 이 여러 요인이 복합하여 어떤 민족이 생성 발전하는 과정 중에 그 민족에게 고유한 특징으로서 나타나는 것이 민족성이다. 이처럼 민족성은 고정된 범주가 아니라 문화적 상호작용의 결과이며, 비민족적이라고 생각되는 것과의 대비 속에서 형성된다.

민족성을 정의하려면 민족과 인종그룹의 개념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인종이 민족과 동일하지 않으며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나, 민족이란 기본적으로 공통의 인종적인 기반 위에 성립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로서 인종은 민족구성의 본질적 요인은 아니나, 민족과 인종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민족은 그 자체의 를 이루거나 그의 획득을 목표로 하는 독립운동과 관련이 있는 데 비해 인종그룹은 기존의 국가의 틀 속에서 경제·사회·정치·문화의 여러 자원의 배분에 관해서 대립 투쟁하는 이해집단의 일종이다. 이 인종그룹의 구성원이 공유한다고 상정되는 문화적·역사적 자질 등을 가리켜 민족성이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적 평등을 위한 운동으로 이 활발히 전개되자 그로부터 자극을 받은 많은 집단이 인종적 정체성 및 민족적 정체성을 주장하게 되었다. 그런데 민족성의 논의에서 유의할 사항은, 이 용어가 이민 국가로서의 미국의 상황을 반영하는 개념이라는 점이다. 초기의 공민권운동은 흑인과 백인간의 대립이 주를 이루었으나, 점차 아시아계나 히스패닉계로 확산되고 더 나아가 상호 혼혈에 의한 새로운 민족성의 개념이 생기는 등 미국의 민족성에 관한 상황은 복잡한 양상이다. 이러한 인종그룹은 물질적 자원의 배분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존재 자체의 사회적 인지, 즉 민족적 정체성을 찾기 위한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의 문화비평가인 워너 솔러스(Werner Sollors)는 《Beyond Ethnicity》(1986)에서 ‘정체성은 문화의 관점에서 정의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라고 보았으며, 가장 표준적인 미국문화는 백색(백인적)이 아니라 황갈색(mulatto:흑백혼혈적)인 것으로 규정했다. 이러한 탈중심화된 민족성의 관념을 도입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형성된 미국문화의 차이점에 대하여 논의를 확대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문화적 차이는 전통적으로 규정되어온 것처럼 순전히 인종적·민족적 차이로만 볼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메리 디어본은 《Pocahontas's Daughters》에서 여성작가들은 언제나 소수민족 작가와 마찬가지로 그들 자신이 표준적 문화 바깥에 있다고 생각하며 작품활동을 해왔으므로, 실제로 소수민족집단 출신이든 아니든 소수민족 작가로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탈중심화된 민족성 관념은, 인종개념을 희석시켜 와 같은 특수한 인종차별적 편견의 특질을 경시하게 될 뿐만 아니라, 다수파 문화에 가려진 소수민족의 정치적 불평등을 간과하기가 더욱 쉬워질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최근 유럽이나 중동, 아시아의 여러 지역에서도 국경을 무시하는 인구의 유동이 증가하고, 민족국가가 점차 다민족화함에 따라 이민 국가라는 미국의 특수한 상황에서 논의되던 민족성에 대한 문제가 유럽이나 아시아 여러 지역에도 적용되는 추세이다. 특히 유럽의 민족문제는 좀더 복잡한 양상으로서, 미국적인 관점에서의 민족성 개념과는 또 다른 성격인 ‘고향국가(homeland state)’를 가진 소수민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면 러시아 이외의 옛 소비에트 연방 여러 나라에 사는 러시아인은 러시아라는 고향국가와 민족성을 통해 연결되어 있으므로, 자주 고향국가와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국가간의 외교관계에 복잡한 영향을 끼친다. 이와 비슷한 예로 ·슬로바키아·옛유고슬라비아에 사는 헝가리인, 폴란드나 옛소비에트 연방에 사는 독일인 등이 있으며, 이들의 민족문제는 국가 내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간의 외교관계에까지 복잡한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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