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주민

영국의 주민

영국의 인구는 2020년 기준, 유럽에서 세 번째로 많으며, 전 세계에서 스물 한 번째로 인구가 많다. 세계 인구의 0.87%에 해당하며, 인구 밀도는 ㎢ 당 281명이다. 전체 인구 중 84%가 잉글랜드, 8%가 스코틀랜드, 5%가 웨일스, 그리고 3%가 북아일랜드에 거주한다. 2020년 기준, 65세 인구가 18.48%를 넘기면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최초의 인류 정착은 해양 문화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 셈족 계통의 민족으로 추정하지만, 역사적으로 현대 영국인들의 실질적 조상은 수천 년 전 중부유럽과 남부유럽에서 이주해 온 켈트족이다. 영국의 켈트족은 B.C. 55년 로마제국의 침략으로 인해 영향력을 잃었고, 스코틀랜드를 제외한 영국 전역은 410년까지 로마인들의 지배를 받았다. 로마인들의 지배 시기 동안 기존 거주민인 켈트족은 브리튼인(Briton)과 게일인(Gaelic)으로 나뉘었는데, 로마인들은 잉글랜드에 주로 거주하던 브리튼인들을 기반으로 당시 영국을 '브리타니아(Britania)'라고 불렀다. 이후 450~460년경부터 게르만족의 침략이 본격화되었고, 5~6세기부터 앵글로색슨족이 영국을 지배하였다. 앵글로색슨족은 영국의 인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민족으로, 2006년 영국 유전자 분석연구에 따르면 현대 영국 인구의 약 50% 이상이 앵글로색슨의 염색체를 포함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후 영국은 1070년 영국을 정복한 노르만인 윌리엄 1세(William I, 1028~1087)에 의해 노르만족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1700년대 이후 영국은 해상무역과 노예거래 등을 통해 비(非)유럽인이자 비(非)백인 이민의 역사가 시작되었고, 1730년대 리버풀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흑인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이 기간 동안의 영국 아프리카계 카리브해인(Afro-Caribbean) 인구는 약 1만 명에서 1만 5천 명으로 추정되며, 이후 노예제도의 폐지로 인해 그 수는 감소하였다. 산업혁명을 거치고 영국이 세계 최강대국이 되면서 보다 다양한 인종이 영국으로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19세기에는 중국 선원들의 이주로 인한 중국인 공동체가 설립되었고, 유대인과 아일랜드인들의 수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1948년 이후 카리브해와 남아시아의 식민지인들이 영국으로 유입되면서 1951년 영국 내 남아시아, 중국, 아프리카 이주 인구는 영국 전체 인구의 0.2%인 94,500명에서 1961년에는 0.7%가 넘는 384,000명으로 4배 이상 증가하였다. 영국이 1973년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이후, 서유럽 국가들로부터의 이주 폭은 계속해서 늘어났고, 1990년 초 소련의 붕괴로 동유럽 국가들의 이민 및 난민들 역시 영국으로 대거 이주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통해 영국은 인종적으로 다양한 다민족 국가로 변모하였고, 신규 이민자, 혼혈인 등의 수가 증가하면서 ‘초 다양성(super-diversity)’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영국의 민족성은 인구조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기록되는데 영국은 1991년부터 인구 총 조사(Census)를 도입했으며, 매 10년마다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2011년 인구 총 조사에 따르면 영국 전체 인구 중 86%가 백인, 7.5%가 아시아인, 3.3%가 흑인, 2.2%가 혼혈, 그리고 1%가 그 외 인종으로 식별되었다. 2011년 기준 영국 인구의 14%가 소수민족이었으며, 이는 2001년 인구 총 조사에서 7.9%였던 것과 비교할 때 약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이러한 추세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세계 난민 위기 등을 겪으며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였고, 영국은 본격적으로 초 다양성 사회가 되었다. 또한 영국 내 다양한 민족들이 혼합되면서 정치사회에서의 다양성도 높아지고 있는데, 2019년 기준 영국 하원의원의 약 8%, 그리고 상원의원의 약 5.8%가 흑인과 아시아인 및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었다. 지방의회 의원의 경우 14%가 흑인, 아시아인 및 소수민족이며, 영국의 수도인 런던 국회의원 중 이들의 수는 28%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