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외교

이라크 외교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과 1980년 이란-이라크전쟁 이후, 사담 후세인 정권은 이란을 이라크 주권을 위협하는 적대국으로 간주하였다. 걸프 아랍 국가 또한 이란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이라크에 자금을 지원하였다. 전쟁 이후 재정난에 빠진 이라크 정부는 쿠웨이트 등 걸프 국가에 부채 탕감을 요구했으나 걸프 국가 정부는 이를 거부하였고, 이라크는 쿠웨이트의 유전을 장악해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쿠웨이트를 침공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위협하였다. 사담 후세인은 서구 제국주의에 맞선 아랍인과 무슬림의 단결된 저항을 호소하였으나, 1차 걸프전 패배 이후 1990년대 이라크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외교적 고립 상황에 놓였다.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는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비난하였으며, 2003년에는 이라크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제조하고 있다는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공하였다.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이라크는 외교적 고립 상황에서 벗어나 국제무대로 복귀하였다. 민주주의 정권이 세워진 이라크를 중동 민주화의 교두보로 삼고자 한 미국은 새로운 이라크 정부에 재건을 위한 재정적,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였으며, 2007년에는 추가 미군 파병을 통해 이라크 정부의 반군 진압과 치안 회복에 협력하였다. 2003년 이후 이라크는 미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해외 원조를 받는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한편 이란에 망명해있던 시아파 정치인들은 이라크로 돌아와 정권을 잡았고, 이란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했다. 2003년 이후 이라크는 이란의 대표적인 우방국이 되었으며, 이란은 이라크의 시아파 정치세력과 무장조직을 지원하며 이라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을 견제하고자 했다. 이란은 또한 친이란 성향의 시아파 정치세력을 이용해 알말리키 전 총리와 같이 이란에 우호적인 인물이 총리로 선출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 알말리키 총리의 친이란 행보는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친미 아랍 국가와 이라크의 관계를 악화시켰다. 2014년 7월 IS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사임한 이후에도 이라크는 이란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2015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복원하며 이란과 교역하는 제3국 또한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라크는 이란과의 무역을 유지하고 이란에서 전력을 수입하는 등 제재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5월 취임한 알카지미 총리는 이라크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외교 다각화 노력에 나섰다. 2020년 8월 알카지미 총리는 2017년 이후 이라크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양국 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하였으며, 대표적인 친미 아랍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집트와도 관계 회복을 추구하며 이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