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문화

정치문화

[ political culture , 政治文化 ]

요약 사회집단의 정치적 기분 ·태도 ·평가 ·의무감 ·약속 등을 포함하는 정치체제의 심리적 측면 또는 내재화된 정치체제.

1950년대 이후 미국에서 행태주의(行態主義) 정치학이 유행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개념이다. 그러나 민족이나 집단의 정치행동을 규정하는 문화 ·정신 ·정서 ·가치 등의 관념은 정치분석과 항상 맞물려 있던 개념들이다. 정치문화론의 지평을 개척한 미국의 정치학자 G.A.알몬드는 S.버바와 공저한 《시민문화 The Civic Culture》(1963)에서 정치문화의 개념의 등장을 3가지의 지적 전통에서 찾고 있다. 첫째, S.프로이트의 사회심리학 및 B.K.말리노프스키, R.F.베네딕트의 인류학적 전통, 둘째 K.H.마르크스의 경제결정론에 대항하여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M.베버, V.파레토의 사회학적 전통, 셋째 집단이나 민족이 정치에 대해 갖는 심리문화적 정향을 측정할 수 있는 여론조사기술의 발전이 그것이다.

알몬드의 정의에 의하면, 정치문화의 개념은 다음의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첫째, 정치에 대한 인지적 정향(cognitive orientation)으로 그 사회집단의 현실인식과 정치의식 및 정치성향 등이다. 둘째, 감정적 정향(affective orientation)으로 그 집단이 정치에 관해서 갖는 애착심 ·혐오감 ·충성 등이다. 셋째, 평가적 정향(evaluative orientation)으로 이는 그 집단의 가치체계를 의미한다. 이와 같은 정치적 정향의 대상을 분류하는 데 있어, 알몬드와 버바는 일반적 정치체계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취급되는 대상은 전체로서의 정치체계이며 그 정향에는 애국심이나 소외감 같은 감정, 또는 국가의 대소 강약과 정치체제의 여러 특성(예를 들어 민주주의인가 독재인가)에 대한 인지와 평가가 포함된다. 다른 한편 그들은 정치적 행위자로서 자신(自身)에 대한 정향을 고찰한다. 이것은 개인이 갖는 정치적 의무에 대한 여러 규범의 내용과 성격, 또 정치체계에 대한 개인의 자신감의 내용과 성격을 밝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체계의 구성부분을 취급하는 데 있어, 알몬드와 버바는 3가지의 대상을 구별한다. 그것은 ① 입법부 ·행정부 ·관료와 같은 특정한 역할과 구조, ② 군주 ·입법자 ·행정가와 같은 역할담당자, ③ 특정한 공공정책과 그 결정, 혹은 그 결정의 집행이다. 이와 같은 구조 ·역할담당자 또는 결정은 다시 그것이 정치과정(혹은 투입과정)에 관여하느냐, 혹은 행정과정(혹은 산출과정)에 관여하느냐에 따라 분류된다. 특정한 사회의 정치문화의 유형을 규명하기 위하여, 즉 정치적 정향에 대한 인민의 분포를 찾기 위하여, 알몬드와 버바는 정치체계일반, 투입과 산출의 측면, 그리고 정치적 행위자로서의 시민들 각자에 대한 인지적 ·감정적 ·평가적 정향의 상이한 빈도를 기준으로 정치문화의 유형을 분류하였다. 그리하여 이념형으로 제출된 것이 지방형 정치문화 ·신민형(臣民型) 정치문화 ·참여형 정치문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