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

우익

[ right , 右翼 ]

요약 정치사상의 경향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우파’라고도 하며 ‘좌익(좌파)’와 대립되는 말로 쓰인다. 일반적으로 정치 및 사회 문제에 대해 변화보다는 안정, 분배와 복지보다는 성장과 경쟁, 평등보다는 자유를 강조하는 경향을 지닌 정치사상이나 정치세력을 가리킨다.

‘우파(右派)’라고도 하며 ‘좌익(좌파)’와 대립되는 말로 쓰인다. 프랑스혁명(1789∼1799) 당시 제1기 국민의회(國民議會, National Assembly)에서 의장석을 기준으로 왼쪽에 비특권계급인 제3신분을 대표하는 공화파가 앉았던 것에 비해 오른쪽에 왕당파가 주로 앉았던 데서 유래되었다. 이후 국민공회(國民公會, Convention nationale)에서도 왼쪽에 급진파인 자코뱅당(Jacobins)이, 오른쪽에 온건파인 지롱드당(Girondins)이 앉으면서 우익(우파)과 좌익(좌파)은 각각 보수적 안정과 급진적 변혁을 지향하는 정치사상이나 세력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변화보다는 안정, 분배와 복지보다는 성장과 경쟁, 평등보다는 자유를 강조하는 경향을 지닌 정치사상이나 정치세력을 가리키지만, 좌우의 구분은 판단 기준에 따라 변화하므로 실제 그 의미는 조건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예컨대 동일한 개인주의적인 자유주의 정치사상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하는 사회에서는 우익으로 분류되지만, 국가주의를 비판하며 개인의 인권을 옹호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하는 사회에서는 좌익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동일한 정치사상이나 정치세력 내부에서도 다시 좌우의 구분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예컨대 일반적으로 좌익 정치세력으로 분류되는 사회주의 정당 내부에서도 급진파와 온건파를 다시 좌파와 우파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익(우파)과 좌익(좌파)는 진보와 보수와 마찬가지로 그 구별이 명확히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상황과 조건에 따라 의미가 변화하여 쓰이는 상대적 개념이며, 중도우파, 극우파 등으로 더욱 세분화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우익 정치사상은 국가주의나 민족주의, 가부장주의의 특징을 지니며, 현대에서는 반공주의와 개발주의, 시장주의의 경향을 강하게 나타낸다. 20세기 초반에 나타난 독일의 나치즘, 이탈리아의 파시즘, 일본의 군국주의는 1917년 러시아에서 일어난 사회주의혁명에 대한 반작용으로 생겨난 대표적인 우익 정치운동이었다. 전후에도 프랑스의 '드골주의', 이탈리아의 네오파시즘운동, 독일의 네오나치당운동 등으로 우익 정치운동의 영향은 지속되고 있으며, 인종주의와 국수주의의 성향을 띤 스킨헤드 등의 극우 정치세력의 폭력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냉전 체제의 해체를 전후로 해서는 ‘신보수주의(neo-conservatism)’가 우익을 대표하는 정치사상으로 등장했는데,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세계에 확산한다는 명분 아래 힘의 논리를 중시하고 자유무역과 경쟁의 원리를 강조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한국 사회에서도 역사적·사회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각 정치세력의 사상적 기준과 이해 관계에 따라 ‘우익(우파)’의 개념은 다른 의미로 쓰여왔다. 초기에는 민족주의가 우익 정치사상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나타났지만, 해방 이후에는 반공주의와 개발주의 이데올로기가 더욱 지배적인 경향으로 자리를 잡았다. 군사정권 시대에는 대립된 모든 정치사상과 세력, 집단운동을 좌익으로 분류하며 탄압했기 때문에 국가로부터 독립된 우익 정치운동은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았으며, 민족주의조차 국가 기관의 영향에서 벗어나면 좌익으로 내몰리기 일쑤였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정치사상의 분화가 뚜렷해지면서 우익 사회운동과 시민운동이 출현하기 시작하였고, 2000년대에는 전통적인 우익과 구분된다는 의미에서 ‘뉴라이트(New Right)’라고 부르는 운동과 세력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