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력
[ world calendar , 世界曆 ]
- 요약
현재 사용되는 그레고리력은 계절은 맞으나, 불규칙한 한 달 길이, 윤일 등 여러 불편함이 있어서 이를 줄이기 위해 구상된 새로운 역법이 세계력이다. 월의 대소를 조정하고, 역일과 요일을 결합하였으며 매월 근로일수를 균일하게 하였으나, 많은 나라의 반대에 부딪혀 실용되지 못하였다.
그레고리력은 율리우스력을 계절에 맞도록 고친 것이지만, 그 자체에도 다음과 같은 결함이 있다. ① 한 달의 길이가 28일부터 31일까지 불규칙하게 되어 있고, 또 7·8월이 연달아 크며, ② 역일(曆日)과 요일이 매년 달라서 불편하고, ③ 연초(年初)가 천문학적으로 의미가 없으며, ④ 평년이 7년이나 계속되는 수가 있어 1력년(曆年)의 길이가 고르지 않고, ⑤ 윤일(閏日)을 연말에 두지 않고 2월 말에 두었으며, ⑥ 영어권의 9월(September) 이후의 월 이름이 실제와 부합되지 않고, ⑦ 1력년은 365.2425일이지만 1태양년은 365.242196일이므로 그 차인 0.000304일, 즉 26초가 너무 크다는 것 등이다.
그레고리력이 계절에 맞는 역이라고는 하지만, 앞에서 든 바와 같은 결함이 있어 다소나마 이것을 시정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제시되었다. 그 중에서 실용화되었던 것으로는 프랑스의 공화력(共和曆)이 있다. 공화력은 한 달 30일의 12개월과 연말에 부가되는 5∼6일을 더하여 1력년으로 하고, 10일마다 공휴일을 두자는 것이었으나 프랑스에서조차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13년 만인 1806년에 폐지되었다. 그러나 개력(改曆) 문제는 전세계로 퍼져나가 1901년에는 세계 공통의 새로운 역법을 제정하려는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그 결과 출현한 것이, 1903년 독일의 지하르트가 제안하고, 1930년대에 미국의 E.아켈리스가 보급에 전력을 기울인 세계력이다.
세계력은 1년을 3개월씩 4계(四季)로 묶어 총 12개월로 되어 있는데, 각 계는 13주(91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각 계의 첫 달은 31일로, 나머지 달은 모두 30일로 하고, 각 계의 첫날은 언제나 일요일로 시작하게 하였다. 나머지 1일은 12월 30일 다음날에 연말세계휴일(年末世界休日)로 하여 12월에 속하게 하고, 윤년에는 6월 30일 다음에 하루를 더 두어 6월에 속하는 부토요일(副土曜日)로서 국제휴일로 하게 되어 있다.
이로써 세계력은 월의 대소를 조정하였고, 역일과 요일을 결합시켰으며, 매월의 근로일수를 균일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연초의 문제는 너무나 큰 문제이므로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고, 요일의 변경은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지지를 받지 못하였다. 세계력은 1954년 7월 국제연합경제사회이사회의 결의로 60개 회원국에 대해 찬반 여부가 문의되었는데 반대국이 상당히 많았으므로, 1956년 4월 이사회에서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결정되었다. 반대측의 최대 이유는 주제도(週制度) 파괴에 대한 불만이었으며, 그 밖에 세계적인 개력(改曆) 운동에 대한 각국의 의욕부진도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20세기 초부터 약 50년간 꾸준히 시도되던 세계력은 이제 흘러간 과학사(科學史)의 한 부분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한국에서는 1945년 이래 수년 동안 당시 중앙관상대의 역서에서 세계력을 계몽·선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