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학파

빈학파

[ Wiener Kreis ]

요약 빈대학교 철학교수였던 M.슐리크를 중심으로 1920년대부터 1930년대에 걸쳐 활동한 논리실증주의(論理實證主義) 경향의 철학자·과학자 그룹.

종래의 사변적(思辨的)인 철학에 반기를 들고 철학을 과학과 같이 객관적인 학문으로 만들려고 한 점, B.러셀이나 L.비트겐슈타인, E.마흐의 영향을 받은 점이 이 멤버의 공통된 특색이다.

1928년 이들을 중심으로 '마흐협회'가 설립되어 공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 이어 1929년 8월에는 이른바 '빈학단'의 결성을 선언하였다. 그러나 하나의 체계적인 이데올로기를 중심으로 한 파벌적인 그룹이 아니었기 때문에 학파주의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학파(Schule)라 하지 않고 학단(Kreis)이라 하였다. 따라서 철학의 구체적인 문제해결에서는 멤버 사이에 의견의 불일치도 많았다. 그러면서도 경험론의 방향에 서서, 동시에 논리나 수학의 선천적인 성격을 인정하고, 이 선천성을 언어규약설(言語規約說)의 입장에서 설명하려고 한 점은 어느 멤버나 같았다고 할 수 있다.

1936년 슐리크가 학생에게 암살당하고, 이어 오스트리아가 나치 독일에 병합되어 탄압에 의해 멤버들이 뿔뿔이 외국으로 망명하자 학단이 붕괴되었다. 그러나 분석철학(分析哲學)의 가장 유력한 전신(前身)으로서 논리실증주의 사상을 발생시킨 점에서 이 학단의 사상사에서의 지위는 높이 평가된다. R.카르나프, F.파이글, P.프랑크, A.J.에어, W.콰인 등 현대 미국이나 영국의 대철학자 중에는 전에 이 학단의 멤버였거나 학단의 강력한 영향을 받아 그 사상이 형성된 사람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