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 rain ]
- 요약
대기 중의 수증기의 지름 0.2mm 이상의 물방울이 되어 지상으로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약 10만 개의 구름방울이 뭉쳐야 1개의 빗방울이 되는데 이렇게 많은 양의 구름방울이 모이는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빙정설과 병합설로 설명한다. 이 경우는 강우의 물리적인 설명이지만 기상학적인 조건에 의한 강우도 있다.
비가 되는 과정
크기가 0.2mm라는 것은 이슬비(drizzle)의 가장 작은 크기를 나타낸 것으로, 이보다 더 작은 구름방울인 경우 150m 정도만 낙하해도 증발되어 사라져버리므로 빗방울이 될 수 없다. 일기도상에 비를 표시할 때는 운량(雲量)을 표시하는 지점 옆 국제식 기호로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빗방울의 지름은 구름방울의 100배 이상, 1개의 빗방울은 10만 개의 구름방울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많은 양의 구름방울이 수분에서 수십분 이내에 어떻게 병합(倂合)되어 큰 빗방울이 되는가에 대해서는 현재 빙정설(氷晶說)과 병합설의 두 가지 과정이 생각된다. 빙정우는 -40℃ 정도까지 냉각된 구름꼭대기 부근에 생긴 빙정이 빙정과 물방울이 공존하고 있는 층을 떨어져 내려오게 되면 포화수증기압의 차이로 물방울은 증발하고 빙정은 승화에 의하여 성장된다. 이 빙정은 떨어지면서 구름방울과 붙어서 눈조각이 되는데, 더 아래층으로 떨어져 내려와서 0℃ 이상의 기층에 들어오면 녹아서 큰 빗방울이 된다.
이 과정을 T.H.P.베르예론이 발표하였기 때문에 빙정설에 의한 비를 베르예론형 비라고도 하며, 지역적으로는 고위도지방, 계절적으로는 겨울비에 이 형이 많다. 병합설은 열대지방처럼 구름꼭대기의 온도가 0℃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도 구름 속에 보통 구름방울보다 큰 해수로부터의 염분(1∼10μm)을 핵으로 한 물방울이 존재하고 이 물방울이 작은 구름방울을 병합하여 빗방울로 성장되어가는 과정을 가리킨다. 이 과정을 연구한 사람은 우드콕과 I.랭뮤어이며, 구름 꼭대기의 온도가 0℃ 이상이어도 비가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따뜻한 비(warm rain)라고도 한다. 영국의 B.J.메이슨이 이 과정을 요약하여 자연 비의 메커니즘을 설명하였다.
이상은 구름으로부터 비가 내리는 물리적인 설명이지만, 기상학적인 조건에 의한 강우에는 다음의 경우가 있다.
⑴ 대류성 비:여름철에 전형적으로 볼 수 있다. 대기는 하층으로부터 가열되거나 상층에 찬 기류가 흘러들어오면 성층(成層)이 불안정해져서 위아래의 대류를 일으키는데, 적운(積雲) 단계에서는 좀처럼 비가 내리지 않으며, 구름꼭대기가 -20 ℃ 정도로 되어 빙정이 생길 수 있게 되면 구름 밑부분으로부터 강한 비가 내린다.
⑵ 지형성 비:습윤한 공기가 산허리를 따라 상승하면 단열팽창에 의하여 냉각되어 구름이 형성되고 이 구름으로부터 비가 내리게 된다. 이 경우 우량은 산꼭대기 근처보다 중턱 약간 윗부분에 가장 많다.
⑶ 전선성 비:온난전선이나 한랭전선 등의 전선면(前線面)에 따라 기류가 상승할 경우에 내리는 비이다. 온난전선일 때는 강우역이 넓어 거의 300km에 달하고, 한랭전선일 때는 70∼100km로 비교적 좁다.
⑷ 수렴성 비:태풍이나 저기압의 중심으로 주위의 기류가 수렴되어 오면, 중심 부근에서는 강한 상승기류가 생겨서 많은 비가 내린다. 태풍이 한반도 부근을 통과할 때 남한 전체에 내리는 우량은 약 68억 t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