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람회

미술전람회

[ art exhibition , 美術展覽會 ]

요약 미술작품을 일정한 기간, 정해진 장소에서 전시 ·공개하여 관람하게 하는 전람회.

넓은 의미에서는 고대로부터 근세에 이르는 왕후·귀족·호상(豪商) 등 개인 수장품 공개나, 미술관·박물관에서의 소장품 전시 또는 미술품의 매매까지도 포함시켜서 생각할 수 있다. 좁은 의미로는, ① 관전(官展)이나 미술단체의 정기전처럼 일정한 조직·단체를 주최자로 하는 것, ② 부정기(不定期)의 개인전 또는 그룹전, ③ 상설 전시 이외에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의해서 개최되는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열리는 주제전람회(theme exhibition), ④ 특정한 교육·문화기관에 의하여 교육효과나 계몽을 목적으로 국내외를 순회하는 순회전 등을 말한다.

정기전에서도 공모(公募)의 유심사(有審査)와 무심사(無審査) 및 초대전 또는 이를 병용하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면 외국측 출품만은 초대고, 국내측 출품은 심사를 거치게 하는 것 등이 있다. 또한 2년에 한 번 열리는 비엔날레, 3년에 한 번 열리는 트리엔날레, 4년에 한 번 열리는 카트리엔날레 등의 구별이 있다.

회장(會場)으로는 미술관·박물관·화랑·학교·극장·클럽·백화점·상점 기타의 공공기관 건조물 등이 이용되며, 일정한 회기(會期)를 통하여 미술교육 기능을 수행한다. 그 중에서도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의 주제전람회는 일반의 관심을 크게 모아 교육재료로서도 주목된다.

전람회 주제의 기준으로는 나라별·시대별·유파별·부문별 및 이것의 대조·비교가 있고, 또한 작가의 회고전·유작전·초대전 등이 있다. 그러나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단독의 소장품만으로는 부족하므로, 다른 곳에서 빌려서 보충하는 경우도 있어 이것을 차입전람회(借入展覽會)라 부른다.

미술전람회의 시초는 1540년 안트베르펜의 회화취급소, 1640∼1664년 위트레흐트길드 주최 전람회에서 비롯한다. 1650년 헤이그의 길드가 주최한 미술전람회 형식은 18세기 초까지 남아 있었다. 그러나 길드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형식의 속박에서는 벗어나려고 하였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프랑스에서는 1767년에 J.B.콜베르가 파리의 왕립 회화 조각 아카데미 창립 19주년 기념으로 길드와 별개의 미술전람회를 개최하였다. 그 후에도 1769년과 1771년에 계속해서 미술전람회를 개최하였다.

루이 15세(재위 1715∼1774) 때 루브르궁전의 살롱에서 정기적인 미술전람회가 개최되면서부터, 그것을 지금까지도 살롱이라 부른다. 영국에서는 런던의 미술가협회가 1760년에 전람회를 개최한 것이 처음이다. 이것은 후에 로열 아카데미에 계승되어, 1769년 이후 매년 전람회가 개최되었다. 독일에서는 1787년 D.N. 호도비에키가 베를린 아카데미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것이 처음이며, 1790년 이래 같은 회장에서 매년 국내 및 국외 작가의 전람회를 개최하였다.

한국의 미술전람회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귀족의 저택이나 서당에서 명가(名家)의 서화를 완상(玩賞)하는 모임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근대적 의미에서의 본격적인 미술전람회는 1915년 고희동(高羲東)이 도쿄[東京]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돌아와 개인전람회를 연 것이 효시다. 1918년에 창설된 서화협회가 1912년 제1회 서화협회전을 개최한 것은 한국에서의 단체미술전람회의 효시라 하겠다. 이 전람회는 일제의 탄압으로 해산되던 1939년까지 19회전을 가졌다. 1922년 조선총독부가 문화정책의 일환으로 시작한 조선미술전람회(약칭 鮮展)는 1945년 일제가 패망할 때까지 23회전을 개최하였다.

1945년 8·15광복 후의 한국 화단은 광복의 감격과 정치적 혼란, 그리고 6·25전쟁으로 이어지는 격동기를 거쳤다. 국전(國展), 즉 대한민국미술전람회는 정부가 수립되면서 1949년에 창설되어, 1981년 30회전을 마지막으로 폐지되었다. 그동안 동양화·서예·서양화·조각·공예·사진·건축 등 분야에 걸쳐 한국의 대표적인 화단의 등용문 구실을 하였다.

이어서 1982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주관하는 대한민국미술대전이 뒤를 이어 실시되었고, 이 전람회는 1986년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가 주관하게 되었다. 그리고 6·25전쟁 이후 1950년대 말부터 재야그룹이 새로운 실험적 활동을 전개하였고, 국제전 참가는 한국미술의 세계로의 발돋움이었다. 또한 관전(官展)인 국전에 대해 조선일보사 초대미술전, 대한민국 국민미술전과 한국미술대상전 등이 있었다. 또한 동아미술제·중앙미술대상전 등이 민전(民展)의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다.

이 밖에도 디자인 진흥을 위한 전람회로서 대한민국 상공미술전람회가 있다. 1993년에는 샤갈전, 휘트니 비엔날레 서울전, 로댕과 클로덴전 등의 비중있는 외국작품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1995년에는 제1회 광주 비엔날레가 개최되어 국내외의 미술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