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

모방

[ imitation , 模倣 ]

요약 다른 개인이나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에 자극되어 그와 닮은 행동을 하는 과정(H.C.워랜의 견해), 또는 타인의 존재에서 지각된 행동양식을 적극적으로 재현하는 일(H.피에롱의 견해).

그러나 그 구체적 내용은 매우 다양해서, 다른 개체의 행동을 보고 이와 닮은 행동을 무의식적 ·반사적으로 반복하는 경우에서부터 더욱 복잡한 행동과 사상적 내용을 의식적 ·자성적(自省的)인 방법으로 흉내내는 경우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가지가 포함된다.

모방의 문제에 대한 관심은 처음에 사회행동 중에서 볼 수 있는 현저한 유사성을 이해하고 설명하려고 하는 데에서 출발하였다. 아동사회화과정 ·집단규범에의 동조 ·문화의 전달 등 어느 것이나 그 기저에는 어떤 형태로든 모방의 경향이 있어서 이를 전제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모방의 개념과 메커니즘에서는 학자에 따라 그 해석과 견해에 큰 차이를 보였다.

W.바조트는 ‘눈 앞에 있는 것을 모방하려는 것은 인성(人性)의 가장 강한 부분의 하나이다. 어떤 우연적 우월성에 근거하여 모델이 제시되면, 그것에 매료되어 사람들은 그 틀에 얽매이게 되어 버린다’고 하였다.

‘사회는 모방이다’라고 한 G.타르드는 모방의 법칙으로서 ① 사회의 상층(上層)에서 하층으로 하강한다(모방의 흐름). ② 널리 공간적으로 전파한다. ③ 먼저 그 사회의 내부에서 시작되어 외부로 향한다는 것을 들고 있으며, 주로 ①에 의해 유행을, ②에 의해 유언(流言)을, ③에 의해 문화의 존속을 설명하려고 하였다. 그는 모방의 과정 그 자체를 어떤 모델을 만났을 경우에 사람들 마음 속에 형성되는, 일종의 심상(心像)의 지배하에 일어나는 최면상태에 가까운 것이라 생각하였다.

볼드윈은 모방을 아동 정신발달의 열쇠라고 생각하였으며, 모방과정을 다음 3단계로 구별하였다. ① 투영적 단계(投影的段階:projective stage):아동은 모델의 인상(印象)을 사진 건판과 같이 그대로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 ② 주관적 단계(主觀的段階:subjective stage):아동은 모델이 되는 대상의 움직임 ·긴장 ·태도 등의 두드러진 동적 특징을 지각하고 모방한다. 발달초기의 운동성 모방(motor mimicry)은 이 단계를 특징짓는다. ③ 투사적 단계(投射的段階:ejective stage):아동이 모델을 이해하게 되고, 스스로 다른 사람과 같은 방법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것, 타인이 어떤 감정을 가지는가 등을 인식하면서 모방을 한다. 이 단계는 후에 타자이해(他者理解)로의 통로가 된다. 이 최후 단계에서의 사회적 행동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G.H.미드에 의해 재인식되었다.

C.H.쿨리는 관념운동설(觀念運動說:ideo-motor theory)에 따라 모방을 설명하려 하였다. 동작에서 관념 그 자체는 동작에의 동기가 되며, 모든 관념은 동작으로서 표출된다. 또한 다른 개체의 동작에서 얻어진 관념도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행동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모방을 본능적 ·생득적(生得的)인 경향이라고 믿는 사고방식은 비판받게 되었고, 이에 대한 설명은 조건반사의 특성 중에서 얻어지는 것으로 보았다. 예를 들면, E.B.홀트가 말한 ‘메아리의 원리(echo principle)’는 그 일례이다. 그는 “타인의 동작방식이 그 동작을 여러 가지로 해보고 있는 그때에 아동의 감각기관을 자극하면, 아동은 타인의 방식에 공명(共鳴:echo back)하는 것을 학습하게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러한 단순하고 기계적인 설명은 사라지고, 행동주의적 견해를 가지는 사람들마저도 도구적 조건의 부여와 강화에 의해 모방을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즉, 모방은 그것이 어떤 보수와 만족을 가져오는 경우에 한에서 학습된다.

N.E.밀러와 J.달라드는 모방을 ① 동일행동(same behavior), ② 대응의존행동(matched-dependent behavior), ③ 카피 행동(copying)의 세 경우로 나누었다. ①은 2명이 표지판을 보고 같은 버스에 타는 경우처럼, 같은 계기에 의해 독립적으로 자극되어 같은 반응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학습은 모방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③은 타인의 행동을 본떠서 자신의 행동방법을 학습하는 경우인데, 이 경우에는 학습자가 자기와 남의 행동의 같고 다른 점을 판별하는 규준을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 ②는 리더와 모델이 되는 개체의 지식과 행동방법에 의존하여 따름으로써 적응해가는 경우의 모방으로서, 모방자 자신은 반드시 그 반응이 적응적이라는 이유를 알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모방행동은 사회생활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밀러 등은 아동과 동물을 이용하여 이런 모방행동의 학습과정을 실험적으로 연구하였다.

한편, 켈러, S.E.애쉬 등의 형태심리학자는 모방행동의 학습이, 자극과 반응과의 결부, 예컨대 그로써 보수를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해석에 전적으로 동조하지는 않았다. 특히, 인간과 유인원(類人猿)의 모방행동의 관찰로 알 수 있듯이, 모델이 받아들여져 모방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당면목표를 획득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것, 즉 당면한 사태의 수단 ·목적 관계가 미리 파악되어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정신분석파(精神分析派)에서는 감정적인 기초에 입각한 모방을 강조한다. 특히, 동일화(identification)의 메커니즘을 중요시하고, 아동이 사회화과정에서 보이는 여러 모방행동은 모델이 되는 개체와의 동일화에서 이루어지는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개인으로서 특별한 정서적 중요성을 가지지 않은 상대는 감정이입(感情移入)에 의해 이해되는 데 그치나, 정서적 결합이 높은 상대는 오히려 동일화과정을 통해서 이해되고 받아들여져 모방행동을 유발한다고 생각하였다. 이와 같이, 모방현상 그 자체가 다면적이고 강조점도 학자마다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이 현상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견해가 확립되지 못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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