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투라미술

마투라미술

요약 BC 3세기∼AD 12세기 무렵 인도의 마투라지방을 중심으로 융성했던 종교미술.
원어명 Mathurā art

인도 북부에 위치한 옛 도시 마투라를 중심으로 기원 전 2세기~기원 후 12세기 무렵 융성했던 미술을 말한다. 불교미술이 주를 이루며, 그 외에도 자이나교민간신앙의 영향을 받은 미술이 전개되었다. 고대 쿠샨왕조굽타왕조 시기 황금기를 이룩했으며, 후대 불교미술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쿠샨왕조와 굽타 시대(1~6세기경)에 이르는 고대 시기 활발한 조형활동이 이루어졌으나 중세부터 쇠퇴했고, 6세기 이후에는 계속되는 이교도의 침입에 의해 수많은 불교 사원을 비롯한 다수의 종교적 건물은 파괴되어 소실되었다. 하지만 이 지역을 여행했던 구법승(求法僧)이 남긴 기록 등과 같은 자료를 통해 그 화려했던 면모를 예측해볼 수 있다. 현존하는 유물 중에는 불상이 가장 많으며, 불교 외에도 자이나 교나 민간신앙의 영향을 받은 조각이 다수 발견된다. 또한 카니슈카왕 등의 초상 조각, 재가신도의 상, 부인상 등 다양한 소재의 조각상이 남아있다.

주요 특징

마투라 미술의 주를 이루는 것은 조각, 특히 석조(石彫)로, 대부분이 근교 시크리산의 황반(黃斑) 적색 사암(砂岩)을 사용하고 있다. 이 연분홍색 석재는 마투라에서 제작된 불상을 확인하는 주요 특징이다. 동시대 성행했던 간다라미술이 그레코로만미술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마투라 미술은 인도 고유 전통에 기초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는 야차(夜叉 , yaksha와 yakṣī) 상 등에서 나타나는 강건한 육체미와 관능적인 신체 표현으로, 다소 거칠지만 양감있고 박진감을 지닌 조형성을 보여준다.

배경과 전개 양상

마투라는 동서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해 고대부터 인도 정치와 경제, 종교의 중심지로 기능하였으며, 그 영향은 쿠샨왕조와 굽타왕조의 전성기로까지 이어졌다. 마투라 미술은 이 두 시기 전성기를 누렸으나, 점차 유형화되며 그 활력을 잃었고, 6세기 초 이교도의 침입 등을 경험하며 민족의 침입 등을 경험하며 쇠퇴했다.

초기의 마투라 미술은 주로 지모신(地母柛)이나 부인의 상(像)을 표현한 소형의 테라코타를 중심으로 한다. 이러한 소박하고 유치한 소상은 주로 민간에서 제작되던 것으로, 이후 인도 전통적인 조형으로 계승되었다. 석조도 일찍부터 시작되어, 근교 파르캄(Parkham)에서 발견된 약사(薬師)상은 민간에서 자연발생한 초기 석조의 대표작이다.

기원전 2세기~기원전 1세기경에는 스투파 의 조영도 시작되었는데, 단편적이지만 불탑 주위에 세워진 난순(欄楯)에 건장하고 풍부한 육체미가 강조되어 관능적으로 표현된 남녀군상이나 여신상의 부조 등이 남아 있다.

마투라 미술은 불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은 쿠샨왕조 시기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특히 2세기 초 불상의 형식이 발생하며 불교미술의 성행을 이끌었는데, 그 양식은 비슷한 시기 불상이 제작되기 시작한 인도 북서부의 간다라 지역의 것과는 차별되었다. 간다라의 양식이 그리스와 로마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반면, 마투라의 불상 양식은 인도 고유의 민간 전통에 기초하여 다소 거칠고 기교 없는 절제된 형식과 양감, 역동성 등이 강조된 조형성을 특색으로 한다. 이렇게 각기 다른 특징을 보이며 발현한 마투라와 간다라의 불상은 이후에는 두 지역 간 교류를 통해 상호 영향을 받으며 발전한다. 한편 비슷한 시기 활발히 제작된 조사(祖師)상이나 봉헌판 등의 자이나교의 미술에서도 마투라의 불교미술과 유사한 양식이 나타난다.

사르나트, 산치 등 상대적으로 먼 지역에서도 연분홍색 석재가 특징인 마투라 조각이 출토될 정도로 인도 북부와 중부의 넓은 지역에 걸쳐 그 영향력을 확장하던 마투라의 미술은 쿠샨 시대 후기에는 점차 유형화되며 생기를 잃었지만, 굽타왕조에 들어서 다시 활력을 찾게 된다. 인도 고전문화의 최전성기라고도 여겨지는 이 시기, 마투라 조각은 세련된 조법과 새로운 조형규범에 근거해 높은 수준의 양식적 완성을 성취했으며, 대표적인 예로는 원숙한 기법으로 표현된 기품과 위엄이 특징인 자말푸르(Jamalpur) 출토의 불입상(佛立像) 있다. 그러나 3세기 중기 이후에는 굽타왕조의 쇠퇴와 함께 마투라 지역의 미술도 유형화해갔고, 점차 쇠퇴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