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남북문제

[ North-South problems , 南北問題 ]

요약 주로 북반구에 위치한 선진공업국과, 적도 및 남반구에 위치한 저개발국가 사이의 발전 및 소득격차에서 생기는 국제정치 ·경제의 구조적 문제.

남북문제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1959년 영국 로이드은행 총재 O.프랑크스라고 한다. 그 뜻하는 바는, 제2차 세계대전 후 14년이 지난 시점(1959)에서 세계 동향을 볼 때, 세계의 중심문제는 자본주의 국가군(國家群)과 사회주의 국가군의 대립을 가리키는 동서문제가 아니라, 북쪽의 선진공업국과 남쪽의 저개발국가들과의 경제적 격차를 문제로 하는 남북문제에 있다는 것이다. 대전 후, 한때 유럽 각국의 식민지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나라가 잇달아 독립하고, ‘아프리카의 해’라고 일컬어졌던 1960년에는 아프리카 대륙의 2/3 이상의 나라들이 독립을 획득함으로써, 전후(戰後)의 식민지 독립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에 남북문제가 대두되었다는 것은 전후세계(戰後世界)의 커다란 조류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1964년에 비동맹제국의 제의에 따라 제네바에서 제1차 회의가 열림으로써 유엔의 상설기구로 된 국제연합무역개발회의(UNCTAD)는 이런 흐름을 국제정치의 무대에서 뚜렷이 인식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상과 같은 세계정세 속에서 남북문제라는 말이 일종의 유행어로서 세계에 퍼지기는 했지만, 이 말이 엄밀한 학문적 내용규정(內容規定)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남북문제라는 말이 직접 가리키는 것은, 첫째로 북쪽의 선진공업국과 남쪽의 빈곤한 저개발국가들과의 사이에서 볼 수 있는 현저한 경제적 격차를 말한다. 이런 격차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그리고 남쪽의 저개발국들이 독립한 후에도 전혀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경과할수록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전후, 이러한 저개발국들의 국제무대에서의 발언권이 강화됨으로써 유럽 자본주의 제국이나 사회주의 제국도, 이들을 무시한 채 세계전략을 세울 수는 없게 되었다.

그러나 저개발국들의 국제정치에서의 발언권이 증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는 정반대로 남북의 경제적 격차가 증가일로에 있다는 데에 남북문제의 진정한 문제점이 있다. 왜냐하면, 제2차 세계대전 후 처음으로 남북경제의 격차가 크게 문제된 것은, 남반구에 위치한 여러 나라가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의지로써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경제적 후진성을 깨닫고, 그 경제적 후진성이 지난날의 유럽 제국의 식민지 지배가 어떤 형태로든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주장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남쪽의 여러 나라는 전후에 획득한 정치적 독립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도 경제적 개발을 추진하여 경제적 자립의 기반을 조속히 다져야 할 절박한 필요성에 직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