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문자

그림문자

[ pictograph ]

요약 문자 발생 초기에 속하는 것으로 상형(象形)문자보다 유치한 단계의 문자.

사물의 형태를 본떠 만든 상형문자가 인류의 가장 오래된 문자이지만 그림문자는 상형문자 앞단계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대상을 나타내는 도형, 또는 몇 개의 결합에 의하여 하나의 관념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그림에 의한 전달은 북아메리카의 인디언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어, 동물의 껍질 ·뼈 ·뿔, 나무조각, 바위 등에 조각하거나 그려졌다. 이 밖에도 그림문자는 세계 각지의 선사시대 유물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인디언 사이에서 붉게 칠한 인체는 상처 입은 사람을 표시하고, 목이 없는 인간은 송장을 뜻하였다. 싸움이나 수렵 등으로 원정하였을 때의 일수(日數)는 태양의 그림을 그 일수만큼 그려서 표시하였다. 또 어떤 부족의 경우에는 빛깔로 중요한 요소를 나타냈는데 백색은 평화, 흑색은 죽음, 적색은 승리, 청색은 패배 등을 표시하였다. 동물의 그림이 인간의 그림 위에 그려졌을 경우에는 그 사람의 이름을 나타냈다. 북아메리카의 인디언은 어느 정도 양식화된 그림에 용건이나 주문(呪文)을 썼지만, 그것은 기억의 도움이 되는 데 불과하였다.

이 그림문자를 더욱 발전시킨 민족이 같은 인디언에 속하는 멕시코계의 아스텍족(族)이었다. 그들은 에스파냐 사람이 16세기 멕시코에 왔을 무렵, 한창 그림문자를 중심으로 하는 아스텍 문자를 사용하여, 접고 개는 식의 서적에 역사와 공물(貢物)의 기록, 시가(詩歌) 등을 기입하고 있었다. 아스텍 문자의 표현방법은 북아메리카의 경우와 같지만, 추상적인 것을 표현하기 위하여 표의문자(表意文字), 또는 지명과 인명을 표기하기 위한 음절문자(音節文字)라고 불리는 것까지 만들어냈다. 1~9까지의 수는 둥근 점점(點點)으로 표시하였고, 20은 깃발, 400은 새털, 8,000은 자루[袋]의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지명을 쓰는 방법은, 예컨대 ‘물 긷는 자리’라는 지명이면 항아리와 물을 그림으로 그려 표시하였는가 하면, ‘뱀의 산’이면 뱀과 산을 배합한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추상적 존재인 신(神)은 도해화한 태양의 그림 절반으로 표현하였다. ‘신의 토지’라는 지명은 이러한 신의 기호와 토지의 기호로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