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오 1세

요약 교회학자이자 590년에 선출된 교황. 이탈리아에서 로마의 시장을 역임하였고 뛰어난 학덕으로 교황으로서 교회의 독립성을 확고하게 하였다.

그레고리오 1세는 로마의 부유한 집안에서 출행하였다. 아버지는 로마 원로원 의원이었으며 그는 어린시절 귀족계층의 고급교육을 받았다. 그레고리오는 행정적인 능력이 탁월하여 로마 시장(572~573)을 역임하였다. 575년 부친이 사망하자 저택을 수도원으로 개원하여 수도생활을 시작하였다. 이후 로마 ·시칠리아 등 7개소에 사재를 털어 수도원을 설립하고 스스로 수도사가 되었다. 하지만 교황 펠라지오 2세의 부름을 받고 수도 생활을 그만두었으며 교황의 사절로 동로마 콘스탄티노플에 장기간 체재하였다. 그레고리오는 이곳에서 많은 사람과 교류하였고 외교와 정치적 경험을 축적하였다. 586년 로마로 돌아왔으며 590년 교황 펠라지오 2세가 사망하자 교황이 되었다. 당시로는 최초로 수도사 출신의 교황이 되었으며 유래없이 만장일치로 선출되었다. 그레고리오 1세는 높은 학식을 겸비하여 암브로시오, 예로니모, 아우구스티노와 함께 위대한 4명의 교회학자로 칭송받는다. 

그레고리오 1세는 탁월한 정치력으로 이탈리아에서 로마 교회의 독립성을 확고하게 하였다. 동로마 비잔틴제국과의 관계는 595년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가 전교회의 총대주교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였고 그는 '종들의 종'이라는 매우 겸손하고 소박한 명칭을 사용하였다. 또한 그림과 형상(形象)은 일반인을 교회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칙령을 발표하여 교회에 성상과 성화가 만들어지도록 하였다.
또한 정치적으로는 이탈리아를 침입하는 랑고바르드족(族)과의 관계를 조정하여 평화적인 관계를 모색하였고 이교도인 그들을 가톨릭 신앙으로 개종하는 등 외교 역량도 돋보였다. 성직의 매매를 금하고 복음화사업 ·사회사업을 장려하였으며, 특히 빈민 ·난민 ·포로 ·노예를 보호하하면서, 로마 ·시칠리아 등의 교황령(敎皇領)을 확보, 교황권을 확장하였다. 게르만 민족의 중요성을 인정하여 멀리 앵글로색슨에게까지 전도하고, 특히 프랑크족(族)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였다.

《욥기》와 복음서를 비롯하여 많은 성서해설과 서간문 ·사목지침서 등의 저술을 통하여 종교 ·문학 방면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 밖에도 성가집 《그레고리오성가(聖歌)집》를 편찬하게 하여 교회음악 발전에도 이바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