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극

국민연극

[ 國民演劇 ]

요약 민족의식 또는 국민의식을 강조하고 표현하는 연극.

18세기 독일에서 시작되었다. 근대국가의 성립과 더불어 국민의식의 자각이 높아진 결과 국민연극이라는 연극이념이 생겨났다. 연극이란 집단생활을 기반으로 그 집단생활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공통된 생활감정 ·의식의 표현으로 생겨난 것이며 여기에 강한 국민의식이 주입될 때 국민연극의 이념이 생겨난다. 국민이 자신이 속한 국가를 세계의 한 구성원으로 생각하고 있는 한 국민연극은 세계연극의 이상과 양립하여 세계연극 속에 안정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민족의식이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국민연극은 배타적이고 국수적인 것이 되어 세계연극의 이념과 대립하게 된다.

18세기 독일은 선진국 프랑스나 영국의 뒤를 따라 근대국가로 전진하기 시작하였으며 J.C.고트셰트와 G.E.레싱에 의하여 국민연극 운동이 추진되었다. 레싱의 《함부르크 연극론》(1768)에는 맹목적인 외국숭배의 배제와 함께 독자적인 문화창조를 지향한 비판정신이 흐른다. 함부르크에서 1767년 최초로 국민극장이 설립된 데 이어 빈 ·마인하임 ·뮌헨 ·베를린 등의 도시에서도 국민연극을 위한 노력이 경주되었다. 특히 빈의 부르크극장을 중심으로 한 활동은 주목할 만하였다. 국민연극의 이념은 국가권력에 의한 국민의식 통일을 위한 수단으로도 이용될 수 있다. 나치스 독일이 행한 ‘팅 슈피일’이란 일종의 제전극(祭典劇)이 그 좋은 예이다. 일본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 중 국민의 전의앙양(戰意昻揚)을 위하여 국민연극을 계획, 상연하게 하였다. 당시 일제 지배하에 있던 한국 연극인들은 일제의 강압에 의해 일제의 국민연극에 호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국민연극》이라는 잡지가 창간되었고, 국민연극의 이론수립과 실천을 표방하여 1941년 극단 현대극장이 결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