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방법론

경제학방법론

[ methodology of economics , 經濟學方法論 ]

요약 논리적인 방법에 의하여 경제학의 이론을 전개하는 방법론.

경험과학(經驗科學)의 이론을 특징짓는 것은 이른바 가설(假說) ·연역(演繹)의 방법이다. 경제학의 방법론도 가설 ·연역적 방법론의 전개라 할 수 있다. 우선 이론의 전제가 되는 기초적인 가설이 설정된다. 그리고 이들 가설들부터 연역적으로 몇 가지의 명제가 도출되면 끝으로 이 도출된 명제를 경험적으로 검증한다.

K.포퍼는, “실증이 되면 그 이론은 검증을 통과한 셈이 된다. 즉, 그 이론을 버릴 이유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증(反證)이 된다면 문제의 명제뿐만 아니라, 그 명제를 논리적으로 파생시킨 이론도 반증된 셈이 된다”라고 하였다. 이같이 가설 ·연역적 방법은 위의 3가지 단계, 즉 기본적인 가설의 설정, 연역의 단계, 경험적 검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면 경제학에서는 이 방법이 어떻게 채택되어 왔는가. 고전파의 방법론을 대표하는 J.S.밀이나 J.E.케언스도, J.로크나 D.흄의 경험주의적 전통하에서 물리학을 표본으로 삼는 경제학의 방법론을 생각하여 기본적으로 가설 ·연역적 방법을 구사하였다. 특히, 밀의 과학적 방법론은 유명한데, 가설 ·연역적 방법의 제1단계인 기본적 가설 발견의 문맥과 제3단계의 이론 정당화의 문맥의 어느 쪽에도 귀납적(歸納的) 논증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영국에 있어서 그 후의 방법론은 특히 D.리카도의 연역적인 경제학을 계기로 연역적 방법과 역사적 방법의 대립으로 나타났는데, W.배저트, A.토인비 등은 연역적인 경제학에 관해서 기본적인 여러 가설이 명시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고, 가설의 현실성의 검토나 연역된 귀결의 경험적 검증이 결여된 점을 비판하는 한편, 경제사의 연구로부터 경제진보의 일반법칙을 도출하려는 역사적 방법의 위험성도 경고하고, 경제사의 지식은 연역적 방법의 귀결을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 두 방법은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는 온건한 주장을 하였다. 이른바 ‘방법논쟁’이 격화된 것은 1880년대의 독일에서이다. 그 당시 G.슈몰러를 대표자로 하는 신역사학파는 경제학계를 지배하고 있었는데, 슈몰러는 과거 및 현재의 여러 가지 사실과 사회제도에 관한 방대한 기술적 연구로부터 도출된 최종 결과만이 참다운 이론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경제현상의 모든 측면, 즉 역사적으로 나타난 인간행동의 동기 전체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며, 고전학파 경제학이 경제현상을 고립화시켜 분석하는 방법에, 또한 역사적 과정의 전체를 한두 개의 요인으로 환원해서 역사법칙이나 경제 ·사회의 발전단계를 운운하는 것에도 반대하였다. 이 같은 슈몰러의 생각은 자연히 경제이론을 경시(輕視)하거나 적대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게 되었다. 오스트리아의 C.멩거는 이에 항거, 사회과학에서의 이론의 중요성을 입증하기 위하여 《사회과학, 특히 경제학의 방법에 관한 연구》(1883)를 간행하였다. 멩거는 사회전체의 구조를 개별부분부터 재구성하는 것이 이론의 기능이라고 생각하였다. 이른바 방법론적 개인주의의 제창이며, 오늘날의 미시분석(微視分析)이 이에 해당된다. 멩거는 역사나 제도의 중요성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이론의 과제와 역사학적 과제 간의 성질의 차이를 강조하고 양자의 방법의 혼동을 피하려 했던 것이다. 이 구별이 H.리케르트나 M.베버와 그 후의 연구에 영향을 끼친 것은 물론이다. 멩거의 저서에 대한 슈몰러의 혹독한 서평이 두 사람 간의 방법논쟁의 불씨가 되었다. 논쟁의 내용은 감정적 요소가 적지 않았으나, 사회과학의 논리적 기초를 해명하는 데 기여한 바가 있다.

19세기 말까지의 방법론을 다룬 책으로는 케인스의 아버지 J.N.케인스의 《정치경제학의 범위와 방법》(1890)이 주목된다. 그는 가설 ·연역적 방법을 정확히 파악하여 이를 기초로 중요한 방법론자들의 논점을 명확히 확인하였다. 그러나 가설 ·연역적 방법을 중핵으로 하는 과학적 이론의 논리적 성질이 명시되려면 새로운 논리학에 의거한 과학철학의 발전이 필요하였다. G.프레게의 연구(1879)에서 비롯되는 새 논리학을 중요한 지주로 하는 논리실증주의가 과학철학이다. 이는 양 대전 사이에 오스트리아의 빈을 중심으로 전개된 철학운동으로, 이것이 1930년대 이후의 경제학 방법론에 끼친 영향은 컸다. 30년대 이후의 경제학에서의 수학의 적극적 이용은 가설 ·연역적 방법의 제2단계를 충실히 하게 되었는데, 이는 그 같은 방법론의 뒷받침에 의한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