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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주의) 30대 모쏠남 소개팅 어플 후기

작성자 익명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24-08-19 03:00 댓글 1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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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같은 모솔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쓰는 글입니다(능력자들은 뒤로가기 누르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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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만으로 29이네요

3개월 전에 소개팅을 했었는데

무참히 박살났습니다. (과거글 있음)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더군요.

나솔 모쏠특집 보면서 엄청 웃었는데 알고 봤더니 그게 제 모습이었습니다.

그래도 한동안 운동하면서 (근육맨 아닙니다)

정신을 다 잡았습니다.

3개월동안 일-운동-집 생활만 했습니다 ㅋㅋㅋ

그런데 어느 순간 외로움이 물밀듯이 쏟아지더군요

그래서 용기내어 어플로 소개팅을 하기로 했습니다 ㅋㅋ

프*에서 하는 다대다 로테이션 소개팅이었습니다.

날씨는 어느 덧 소개팅의 계절인 봄을 지나 무더운 여름이건만 소개팅 어플은 엄청났습니다.

남녀 만남을 주선하는 모임이 이렇게 많았다니

모솔한테는 큰 충격이었죠.

제 2의 베이비붐 세대를 탄생시킬 수 있는 저력이 잠재되어 있는 곳이었습니다.

로테이션 소개팅 장소는 서울이었습니다.

남자는 신분증+명함, 여자는 신분증만 검사합니다(?)

그 후 몇 번 테이블로 가라고 호스트분께서 말씀해주시더군요 저는 5호 테이블로 배정받아 이 순간만큼은 남자 5호였습니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저랑 다른 남성분 한 분 이렇게 두 명만 있는 겁니다 (나중에 보니 너무 일찍 도착함)

속으로 " 이거 소개팅 파토나는거 아니야?" 하고 현타올무렵, 시작하기 5분 전이 되니 안 보이던 사람들이 우르르 몰러오더군요.

로테이션 소개팅이 무려 18 대 18 이었는데(남녀) 엄청 많았습니다 ㄷㄷ....

그렇게 자리에 착석하게 되면 제일 먼저,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프로필 카드"와 신상 정보를 적을 수 있는 "쪽지"를 볼 수 있습니다.

프로필 카드는 성명 나이 취미 관심사 엠비티아이 등등

적어야 되고, 쪽지는 3~4장은 맘에 드는 사람에게 주기 위해 본인의 신상정보를 적고 접습니다.

그리고 맘에 안드는 사람에게 줄 빈 쪽지도 여러장 접습니다.

그 후 호스트분이 작은 종을 땡하고 울리면 앞에 있는 여성분과 15분 정도 얘기를 나눠야 합니다

15분이 되면 호스트분이 다시 종을 땡 하고 울립니다

이때 서로 상대방에게 쪽지를 줘야됩니다.

마음에 들면 연락처가 기재된 쪽지를,

마음에 들면 연락처가 기재되지 않은 빈 쪽지를...

설명이 길었는데,

저는 남자 5호다보니 첫 스타트가 여성 5호분이셨습니다.

나이는 27, 의료계에 일하시고 계시는 분이셨고 웃는 모습이 시원시원하고 예뻤습니다.

늦게 오셨는데 후다닥 쪽지접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물어보니 경험자 분이시더군요.

그 모습을 보니 순간 어플로 사람 만나는 거에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깨질 각오하고 온 것 최대한 재미있게, 떨지 않고 여성분이랑 대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취미란에 "운동"이 적혀져 있길래 가볍게 운동 얘길 꺼냈는데 본인은 운동을 하진 않고 관심만 있다고 했습니다.(그럴거면 취미에 운동을 왜 적어?)

분위기가 이상해지길래 일단 패스... 그래서 유튜브, 여행 얘길 꺼냈습니다.

유튜브 여행 소재는 역시 불변의 진리더군요.

여성분이 관심이 많으셨는지 말이 많아지셨고 저도 어느 새 여성분의 대화에 집중하게 되더군요

이제 막 편해졌다 싶을 때, 종이 울리는데 참 기분이 묘하더군요...

그렇게 저는 쪽지를 주고 다음분에게 넘어갔습니다.

남성분들도 마찬가지지만 여성분들 직업이 다채롭습니다.

생소한 부분이 많아서 재밌어요(추천 꾹!)

의료계부터 회계팀, 교육업 종사자(교사,선생님),

여성 직업 끝판왕, 승무원도 있었습니다(이 분이 왜 여기있지?)

여성분들과 대화를 마치니 3시간이 지나있었습니다.

7로테이션 7명째 돌 때부터 남녀 모두들 지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동태눈깔 ON...

마무리를 하니 봉투 안에 받은 쪽지가 빵빵하더군요.

마감 시간이 되니 호스트분께서 여성분들 먼저 퇴실시키고 그 다음에 남성분들을 퇴실시켰습니다. (아 맞다 후기를 꼭 써야지만 퇴실할 수 있습니다...)

남성들을 보니 모두 저처럼 지친 것 같았습니다.

동시에 봉투 안에 어떤 여성분의 연락처가 있을지 두근두근되더군요...

결과는?

2표.

18명 중의 2표라니... 여러분 나랑 재미있게 대화했잖어 ㅠㅠ

한 분은 승무원이셨고 한 분은 간호사셨습니다.

아니 승무원이 날 왜 줘? 게다가 25살인데? 여신인데?

25살 여성 승무원분은 남성분들 사이에 알게 모르게 동요를 일으키셨던 분입니다.

그분은 이것저것 안해본 것이 없었고 호기심이 대단했고 웃음도 많았고 경험하는 것을 되게 중요시하는...

아무튼 저랑은 다른 세상에 사는 분이셨습니다.

반대로 간호사분은 솔직하고 털털한 시원시원하고 이쁘신 분이셨습니다.

저는 솔직히 간호사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렇게 일단 집에 가서 쉰 후에 연락하자 생각하고 출발하는데 띠리링.

문자가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아까 대화하던 여성 몇 호인데요..."

????

뭐야 왠 여성분이지?

그리고 나는 쪽지 줬는데 넌 나한테 쪽지 안 줬잖아,

갑자기 별의별 생각이 들더군요.

글이 길어서 2편에 이어가겠습니다...


익명 profile_image 작성여부

오.. 로테 소개팅이라니 2편 기다립니당

익명 profile_image 작성여부

재밌네요 ㅋㅋ 무슨 어플인가요?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