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 기술자입니다. 답변 드릴게요.
1. 파인소프트(변성전분)
파인소프트는 기본적으로 밀, 옥수수. 타피오카 등에서 얻어지는 '전분(녹말)'을 화학적인 처리를 거쳐서 만든, '하이드록시프로필 전분'을 베이스로 만든 것입니다. 여기에다가 약간의 분말설탕, 그리고 제품에 따라 약간의 탈지분유를 첨가해서 만든 제품이죠.
따라서 '파인소프트' 제품은 제품에 따라 약간의 배합 차이만 있을 뿐, 구성성분은 사실상 같습니다. 굳이 나누자면 변성전분 함량 기준으로 파인소프트 202가 하이드록시프로필전분 함량이 88%, 설탕분말 12%, 탈지분유 0%로 변성전분 함량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파인소프트 T(변성전분 함량 86%), 제일 아래가 파인소프트 C(변성전분 함량 83%) 입니다.
여튼, 파인소프트는 말씀하신대로 '쫄깃한 식감'을 내기 위해서, 또 '식은 후에도 굳지 않게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만, 일반적인 빵배합에 섞어서 쓰면 표면이 지나치게 딱딱해지는 등의 문제가 있어 일반적인 빵에는 잘 사용되지 않습니다. 주로 깨찰빵이나 깨찰도너츠, 요즘 유행하는 감자빵 등 '파인소프트를 위해 만들어진 전용 배합'에서만 사용되죠. 그 외에는 찹쌀떡(모찌) 등을 공장에서 대량제조하는 경우, '식어도 굳지 않게 하기 위해서(전문용어로 노화를 방지하는 증점제 역할로)' 사용합니다.
여담으로, 변성전분은 '변성', 즉 성질을 변화시키는 방법에 따라 여러가지 다양한 자체적 특성을 지니게 되고, 따라서 그 종류도 여러가지입니다. 그 중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바로 '초산전분'으로, 컵라면의 면발에 사용됩니다. 초산전분은 일반적인 전분에 비해 낮은 온도에서 호화되는(익는) 특징이 있어서, 라면을 끓여서 가열하지 않고 뜨거운 물만 부어도 면발이 익는(호화되는) 겁니다.
2. 가루설탕.
우리는 '슈가 파우더'라고 부르지만 영어권에서는 주로 '아이싱 슈가'라고 부릅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아이싱'이라는 것도, 우리나라 제과업계에서는 케이크 시트에 크림을 발라서 반들반들하게 코팅하는 걸 말하지만, 서양에서는 우리는 '프로스팅'이라고 말하는, 가루설탕을 녹여서 만든 걸쭉한 페이스트를 도넛 등에 발라서 굳힌 걸 말하죠. 간단히 말해, 던킨 도너츠에서 도넛을 구매하면 색을 입힌 알록달록한 페이스트가 겉면에 발라져 있는데, 그게 바로 '프로스팅 슈가' 입니다.
각설하고, 분당, 슈가 파우더, 데코스노우 이 3가지를 가르는 기준은 바로 '전분'의 함량 차이입니다.
기본적으로 슈가파우거(아이싱 슈가)란 분당(초미립분당)을 말하는 것으로, 아주 미세하게 먼지처럼 가루낸 입자가 작은 설탕입니다. 그런데 설탕 자체도 습기에 약하지만, 이것은 워낙 미세하게 가루를 낸 탓에 습기에 엄청나게 민감합니다. 따라서 보관 및 사용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여기에다가 일정량의 전분을 섞어서 '습기를 전분이 빨아들이도록 하여' 분당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죠.
이때, 분당(초미립분당)에 전분을 전혀 섞지 않으면 분당, 전분 함량을 50% 이하(일반적으로는 5%내외)로 섞어주면 그게 슈가 파우더, 전분 함량이 50% 이상일 경우에는 '데코 스노우'로 구분합니다. 사용 시에는 전분과 초미립분당은 같은 목적으로 사용하고, 데코스노우의 경우에는 글자 그대로 게이크 데코레이션이나 다쿠와즈 등, '눈이내린듯한 질감'을 표현하는 목적으로만 사용되죠.
대표적으로 생크림 케이크 데코레이션에 분당을 사용하는 경우, 전체적으로 뿌려서 '눈이 내린듯한' 질감을 표현하는데 습기에 약한 슈가파우더는 금새 녹아서 사라지지만, 전분 함량이 높은 데코스노우는 전분이 일차적으로 습기를 빨아들이므로 시간이 지나도 처음 뿌린 상태 그대로를 유지하며 잘 남아있습니다. 또 다쿠와즈나 붓세 등, 베이킹 시에 분당을 뿌려서 장식하는 제품들의 경우 데코스노우를 사용하면 생 전분은 가열해도 원래의 흰색이 유지되기 때문에, 녹지 않고 장식한 하얀 색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죠.
이렇게 '전분 함량' 및 '사용목적'에 따라서, 분당 / 슈가파우더 / 데코스노우가 구분됩니다.
궁금증이 풀리셨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