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한의사협회- 상담한의사 정진형 입니다.
잠 못드는 증상이 오래 되었고 고통이 크다면 우선 수면제를 처방 받으시면서 치료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치료는 수면제에 취해 자는 것과는 달리 편안하게 잠들고 일어나서의 행오버도 적기 때문에, 평소 한의 치료가 잘 맞으시다면 불면증을 진료과목으로 하고 있는 한의원에 가셔서 치료 받으셔도 좋습니다.
일상생활 관리로 불면증을 관리하고자 할 때 의학계에서는 '수면위생을 지도하고 이를 지킨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 수면 위생과 관련된 공인된 정보들은 어떻게 보면 이미 질문자분께서 시도해 본 것일 수 있고 해서 조금 살을 붙여서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1. 빛과 어둠
아침에는 충분히 햇볕을 쐬어야 하고, 밤에는 충분히 어두운 공간에서 잠을 청해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스마트폰 화면을 보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화면, 전등은 뇌를 일깨우는데 충분한 빛이 아닙니다. 반대로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 화면을 보지 않습니다. night mode를 해도 충분치 않습니다. 잠자리에서 인공적인 조명을 눈에 쐬는 것은 체내의 수면 시계를 교란시키고, 몸의 피로물질 분해시키는 과정을 늦추기 때문에 피하세요. (양초나 달빛은 괜찮습니다.)
해가 떠 있는 아침 시간에는 항상 밖에 나가서 햇볕을 쐽니다. 태양이 뜨는 동쪽 하늘을 쳐다 보는게 좋지만, 태양을 응시하지는 않습니다. 안경, 콘택트 랜즈를 쓰는 것은 괜찮으나, 선글래스는 피합니다. 적어도 5분 이상은 보셔야 합니다.
아침에 햇볕을 쐬는 것은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 시켜 체내의 수면시계를 리셋 시키고, 피로물질인 아데노신의 찌꺼기를 씻어내도록 대사에 작용하면서 피로감으로 잠이 오는 기전을 다시 회복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밤에 어둠에 놓이게 되면 수면을 돕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어 잠에 들게 합니다.
이와 더불어 해가 질 때, 서쪽 하늘을 바라보면서 석양이 지는 것을 보는 것도 잠 드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것은 우리 몸에 현재 시간(곧 자야하는 시간)에 대한 감각을 일깨워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침 햇볕의 파장과 석양이 질 때의 햇볕의 파장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눈에서 감각할 때의 변화도 각각 다릅니다.)
2. 체온 조절
낮 동안에는 체온이 올라가 있는 상태이며, 밤에는 심부의 열이 밖으로 배출되면서 체온이 내려갑니다. 이것이 정상적인 사이클이지만, 낮 동안에 중심부 체온이 내려가 있거나, 밤에 심부의 열 배출이 잘 되지 않게 되면 이 모두 수면에 방해 요인이 됩니다. 실제 임상에서 자는 중간에 잘 깨는 분들의 경우 그 당시 답답함, 몸의 열감, 냉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체온 조절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한방치료가 도움이 많이 됩니다.)
아침에 중심부 체온을 올릴 수 있도록 운동을 하거나, 찬물 샤워를 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찬물 샤워는 기호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원치 않으시면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몸에 열기가 돌 수 있도록 산책, 조깅, 줄넘기, 가벼운 맨손 체조 같은 운동이 좋습니다.
밤 늦게 고강도 운동을 하시는 것은 피하셔야 합니다. 고강도 운동은 아데노신의 축적을 촉진시켜 잠에 들게 하기도 하지만, 밤에 휴식을 위해 자연스럽게 식고 있는 몸을 다시 데워서 잠 드는 시간을 좀 더 미루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몸이 피로한데도 잠 못드는 경우 운동을 더 해서 피로감을 증가시키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반대로 저녁시간에 짧은 시간(10-20분) 사우나를 하거나 온욕을 하는 것은 체표 온도를 올리지만, 심부 체열을 배출시켜 중심부 체온을 낮추는 작용을 하기에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커피를 좋아하신다면, 아주 이른 아침에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은 피하시고, 일어난 이후 1시간 반이나 2시간 후에 드시는 것은 괜찮습니다. 카페인은 우리 몸을 예열 시키는데 도움이 되지만, 우리 몸의 피로물질인 아데노신을 제거하는 수용체에 붙어 아데노신 제거를 방해하기 때문에, 밤 동안 미처 제거하지 못한 아데노신을 청소할 수 있도록 시간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불면증이 있다면 오후에 커피 섭취는 절대 피하셔야 합니다. (초콜렛, 에너지 드링크 등등 포함)
잠자리 방안의 온도는 낮게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수면 양말을 신거나 이불이나 옷을 많이 껴입거나 하는 등 야간에 열 배출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들은 줄이는 것이 좋으나, 이는 사람들마다의 체질, 기호에 따라 반응이 다르기에 잠자리 온도, 이불이나 잠옷, 양말신기 등을 조절하는게 도움이 된다 안된다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3. 음식
음식을 먹게 되면 우리 몸의 대사가 촉진되면서 인체 내 생체 시계에 영향을 끼칩니다.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은 낮 동안 깨어 있는 것을 촉진시키며, 밤에 잠들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밤 늦게 식사를 하는 것은 수면을 방해합니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잠이 잘 드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보들이 있지만 사람들 마다 효과를 보는 것에 대하여 이견이 있기에 여기 답변에서는 꼭 짚어서 말씀드리지는 못합니다. 적어도, 소화가 잘 안되는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이 잠을 잘 자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만 말씀드릴께요.
술은 잠이 들게 하는 효과가 있지만, 수면의 질을 낮추고 다음날의 수면에는 방해 요소로 작용 합니다. 따라서 술을 통해서 수면을 조절하는 것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항상 금기시 됩니다.
4. 낮잠
점심시간에 30분 가량 낮잠을 자는 것은 괜찮지만, 오후시간부터는 침대에서 잠을 청하는 것은 밤에 잠드는 것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5. 수면과 관련된 보조제
인터넷에서는 다양한 수면 보조제, 영양제를 언급하고 있지만
영양제, 보조제는 위에 언급한 요소들을 조절한 이후에 고려 해야하는 가장 후 순위 요소입니다.
우선 이것을 아셔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항목이 수면에 도움이 되는 보조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 트레온산 마그네슘
마그네슘 이온을 트레오닉산과 결합시킨 형태의 마그네슘 보충제입니다.
스트레스, 불안 완화, 기억력 향상, 수면의 질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아피제닌
아피제닌은과일, 채소, 허브인 카모마일 차에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를 가진 플라보노이드 성분입니다. (플라보노이드라는 것은 식물의 색에 관여하는 성분으로 인체에 특정 약리, 기능을 보이는 물질입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준을 감소시켜 불안과 안정, 수면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테아닌
녹차 등에서 발견되는 아미노산입니다.
긴장 완화, 집중력 향상 등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잠에 들기 위해 이러한 품목을 꼭 먹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수면제, 수면과 관련된 한약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 외에도 멜라토닌, 이노시톨이 약, 영양제의 형태로 구할 수 있는 품목입니다.
* 멜라토닌
한국에서는 멜라토닌의 전구체인 트립토판을 보충제로 구매할 수 있지만, 멜라토닌 보충제의 경우 구매가 불가합니다, 병원에서 처방을 받거나 약국의 OTC 약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 이노시톨
음식이나 몸에서 발견되는 당류입니다.
주로, 세포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서 산모들의 영양제로 쓰이고 있지만
수면과 관련되는 신경전달물질 수용체의 밀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도 합니다.
6. Body scan, Yoga nidra, NDSR
자기 전에 침대에 몸을 뉘인 후
몸을 천천히 관조하는 방식의 명상을 하는 것은 잠 드는데 도움이 됩니다.
(혹은, 적어도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여기에서는 자세하게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윗 내용은 다음 팟케스트 내용을 정리하고 살을 붙인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2aWYjSA1J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