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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1만 명 중 경쟁채용 1%뿐… 민노총 "배수진 치고 관철"
곽창렬 기자
입력 2018.10.26 03:20
"경쟁에 의한 공개 채용이 원칙" 정부의 가이드라인 안 지켜 떨어져도 자회사 정규직 보장
1만 명에 가까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확정한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경쟁 채용' 비율이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공정 채용이 보다 요구되는 업무는 경쟁 방식에 의한 채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공개·경쟁 채용을 권장하는 정부 지침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민노총이 인천공항 비정규직 근로자와 가진 현장 간담회 자료를 보면 민노총과 인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경쟁 채용 방식을 답변확정하기로 합의한 인원은 150여 명이다. 이는 인천공항공사와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 예정인 인원(9785명)의 1.5%에 불과하다. 98.5%는 간단한 면접과 서류 심사 등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경쟁 채용 대상인 비정규직 직원의 보직은 보안 검색이나 보안 경비, 공항 주변 야생동물 퇴치, 소방 등이다. 문제는 이 경쟁 채용조차 일반 구직자들에게 제대로 응시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민노총이 말하는 경쟁 채용은 우선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들끼리 경쟁을 벌인 후 여기서 불합격한 비정규직 직원들이 일반 응모자와 공개 채용을 치르는 방식이다. 이 경우도 기존 비정규직이 일정 수준의 가산점을 받기 때문에 일반 응모자는 불리하다. 만약 여기서도 떨어지면 인천공항공사가 설립하는 자회사에 해당 직원을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탈락은 없는 셈이다. 민노총은 "모회사(본사)에 면접 탈락 시에도 자회사로 전환 채용을 보장했으며, 사실상 탈락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노총은 설명 자료에서 "사측은 정규직 직원 반발을 이유로 '공개경쟁 채용'을 끝까지 주장했으나 지부(민노총)는 합의 결렬의 배수진을 치고 반대해 결국 관리직 이상에 대해서만 경쟁 채용하기로 합의했다"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한 촛불 민심과 정권 교체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민노총과 인천공항공사가 합의한 이 같은 전환 방식은 질 좋은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층의 기회를 박탈했다는 점에서 비판받는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측은 "정규직화할 정확한 인원(퍼센트)이나 규모, 세부 방식 등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